2018년 책 100권 읽기 예순네 번째 책입니다.
일요일 새벽 러시아 월드컵 멕시코와의 2차전 경기를 보고 난 후 잠이 오질 않았다. 축구가 뭣이라고 패배한 것이 분해서 잠이 오질 않다니. 좋게 생각하자면 나만의 방식으로 애국심에 대한 표출이다. 억지로 잠을 청하고 싶지 않아서 책을 읽었다. 덕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1Q84' BOOK2를 다 읽었다. 일요일 아침이건만, 조금 늦잠을 자도 되건만, 평소와 같은 시간에 잠에서 깨었다. 아직 아내와 아이들이 취침 중이라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어제 도서관에서 빌린 책 중에서 아침에 완독 할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선택했다. 제목이 '이상한 도서관'이다.
책은 활자도 크고, 삽화도 있어서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현실 세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엉뚱한 상상을 소재로 하기에 아이들이 읽기에도 어려울 것 같지 않았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아이들에게 한 번 읽어보라고 권했다. 과연 아이들이 읽을 것인지 궁금하다. 소설의 내용은 어느 곳에나 있는 시립도서관이 배경이 된다. 아마도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시립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가면서 실제로 이런 엉뚱한 상상을 했을 것이라 생각을 했고, 그 상상이 이 소설을 쓰게 만들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는 2005년에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14년에 번역본으로 출간이 되었다. 무라키미 하루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니 국내 출간은 대부분 문학사상을 통해 그의 책이 출간이 되고 있고 '양윤옥'이라는 번역가를 통해서 책이 번역되고 있다. 번역서는 작가의 의도를 잘 반영해서 어떻게 번역이 되는가에 따라서도 책의 인기가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측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는 양윤옥이라는 번역가에 대해 꽤나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소설의 얘기는 이렇다. 한 소년이 도서관을 찾게 된다. 갑자기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세금 정책이 궁금했고, 그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위해 도서관에 책을 빌리러 갔는데 마침 그날 도서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평소와 다른 도서관, 안내 데스크에 있는 도서관 사서가 지하 107호로 가라고 했다. 평소에 도서관에 그런 곳이 있었는지 몰랐다. 그곳에 갔더니 철문이 있고, 철문이 열리자 한 노인이 나왔다. 분위기가 무서워 그냥 나오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오스만튀루크 제국의 세금 징수와 관련된 책을 얘기하니 노인이 3권의 책을 찾아서 나왔다. 문제는 외부로 대여 불가능한 목록이다. 별도의 열람실에서 책을 읽고 가라고 한다. 영감을 열람실로 들어갔다. 열람실에서 양의 모습을 한 사내를 만난다. 그곳은 열람실이 아니라 감옥 같은 곳이다. 그래도 때에 맞춰 식사가 제공이 된다. 영감은 책을 다 읽으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지만 소년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책을 다 읽고 소년에게 지식이 쌓이면 노인이 그의 뇌액을 빨아먹는다는 얘기를 전해 듣는다. 소년은 양의 모습을 한 사내와 함께 탈옥을 계획하지만 실패한다.
좀 엉뚱한 책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아이들의 엉뚱한 면을 이야기로 구성한 것 같다. 어쩌면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 씨는 아직도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 순수한 사고를 가졌을 수도 있다. 이러한 것 때문에 아이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책에 이런 표현이 있다. 노인이 사람의 뇌액을 빨아먹는데, 일반인의 뇌액이 아닌 지식이 있는 사람의 뇌를 맛있다고 하는 표현이다. 어쩌면 작가는 책을 읽으면 지식과 지혜가 생겨서 좋다는 것을 이렇게 엉뚱한 상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었을까? 그냥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