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Photo Essay 13

진교 시장 골목에서 30년전 기억을 떠 올리다

10월의 마지막 일요일 아침이다. 아내와 막내는 양산 처가에 갔다. 큰 아이와 둘은 아침 일찍 어머니댁으로 향했다. 고향집에 도착 후 아이를 내려놓고 어머니와 진교 시장으로 향했다. 10월 28일은 진교에 5일장이 서는 날이다. 진교는 3일, 8일에 장이 열린다. 어머니는 굴을 팔기 위해 시장 골목으로 향했고, 나는 인근에 주차 후 주변을 거닐었다. 천천히 주변을 거닐다 보니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내가 이곳에서 중학교를 다닐 때 있었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시간이 흘렀지만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들을 보니 그 시절의 기억들이 하나, 둘 떠 올랐다. 처음 내 시선을 빼앗은 것은 목욕탕이다. 해원탕이라는 목욕탕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처음 대중목욕탕은..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10) 사진을 책으로 배웠어요

사진을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 내 주변에는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나는 다른 누군가에게 사진을 배울만한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고 있는가? 그보다 다른 누군가에게 사진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은 있는가? 이런저런 조건을 따지다 보니 쉬운 방법으로 사진을 배울 수 있지 않았다. 그래도 사진을 배워야 한다. 방법은 독학이다. 스스로 배우는 수밖에 없다. 독학으로 배워 나가는 것이 두렵지 않다. 게다가 언제까지 배워야 한다는 기한도 없다. 천천히 배워도 된다. 그래서 책을 통해 사진을 배워 나가기로 했다. 올해는 나의 독서 목표 중 사진과 관련된 책이 많을 것이다. 그 생각대로 사진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매년 100권의 독서를 목표로 정하는데 올해는 벌써 그 목표를..

Adobe Creative Cloud 포토그래피 플랜 가입 및 Lightroom CC 설치하기

사진을 공부하고 있다. 어렵다. 쉽지 않다. 혹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찍히는 것이 뭐가 어렵냐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사진을 배우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통해서 사진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사진이 어렵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는 사진을 잘 찍는 것에 집중했다. 책도 사진을 잘 찍는 요령과 관련된 책을 골라 읽었다. 이제는 기본적인 이론은 다른 이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진이 잘 걸려들지 않는다. 왜일까? 최근에 유튜브 영상을 통해 좋은 사진은 3가지 축에 대해 보았다. 하나는 지금까지 집중했던 사진을 잘 찍기 위한 기술적인 부분이다. 다른 하나는 사진을 찍은 후 보정과 관련된 기술이다. 마지막은 사진과 관련된 내면적인 요소이다. 사진에서 드러내..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9) - 캔디드 포토 & 숄더 샷 프레임

주말 오후 비가 내리고 있다. 카메라를 들고 정처 없이 떠나고 싶지만 날씨 때문에 힘들다. 카페에서 책을 읽기로 했다. 조용히 책을 읽기에는 카페만큼 좋은 곳이 없다. 아직 사진에 대해 아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진과 관련된 책을 계속해서 읽고 있다. 나에게는 즐거움이다. 책을 통해 새로운 것을 하나씩 익히고 시간이 허락할 때 책에서 본 것을 하나씩 찍어 보면서 사진을 익히고 있다. 때문에 속도가 늦다. 늦어도 괜찮다. 나에 성격상 오히려 천천히 배우는 게 나을 수 있다. 금방 남들처럼 사진을 찍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수준에 도달하면 아마도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카페에 앉아 새로운 책을 읽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사진과 관련된 책이다. '여행이 즐거워지는..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8) - 기다림

저 거미는 모든 준비를 다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림이다. 천천히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기다린다면 언젠가는 때가 올 것이다. 나는 아직 저 거미와 같이 준비도 끝나지 않았다. 상태를 놓고 보자면 저 거미보다도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 조급함을 가지고 뭔가 결실을 얻고자 생각하고 있다면 욕심이다. 아직 난 멀었다. 조금 더 준비를 해야 한다. 지금보다 더 열심히 책을 읽어야 하고, 세상을 좀 더 깊이 있게 바라보아야 하고, 보이는 만큼 자꾸 찍고 또 찍어서 갈고닦아야 한다.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난 뒤에도 저 거미와 같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기회는 오랜 기다림 뒤에 온다는 것을 저 거미를 통해 배우자. 사진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제법 많은 책을..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7) - 기회 포착

인생이 다 그렇다. 어디 인생만 그러하랴. 저 물총새의 삶도 그렇다. 그것도 매일 반복적이다. 주말 아침 산책을 나섰다. 썰물 때 갯벌에서 먹이를 찾아 이곳에 머물렀을 녀석들이다. 그런데 밀물이 시작되었고, 이제 만조에 가깝다. 먹이를 구할 갯벌은 바다가 다 삼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녀석들은 아직도 그 자리를 맴돌고 있다. 바다를 떠나 뭍으로 나와 쉬어도 되련만 나오지 않는다. 다시 썰물이 되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녀석들은 여전히 지나간 시간에 미련을 두고 있다. 조금이라도 갯벌에 가까이 남고 싶은 모양이다. 이제 저들에게서도 자리싸움이 시작되었다. 먼저 자리를 차지고 있는 녀석들이 승리자다. 오늘의 기회 포착은 백로들 무리다. 그나마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6) -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찍는 것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만고의 진리는 사진에도 통한다. 경험과 학습, 지식 없이는 볼 수 없는 세계가 있고, 표현이 불가능한 세계가 있다. 그래서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은 무엇보다 많이 보고,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찍는 것이다. 사진 표현은 각종 경험으로부터 태어난 총체적인 관념의 힘이다. “사진에서는 천재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말이 있다. 사진이 다른 예술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은 현실, 삶으로부터 나온다. 경험에 의존한 예술이고, 학습과 지식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다. 아이들도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다. 하지만 찍는 것 이상은 표현하지 못한다. 오히려 나이 들어서 사진을 시작한 사람이 더 빨리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 2018/08/25 - 내가 사진을 ..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5) - 다급했던 순간

오늘도 한 권의 책을 통해서 사진을 배우고, 일상에서 사진을 남기며 사진을 익히고 있다. 사진을 조금 찍어보거나 이론을 알게 되면 기술서에서 말하는 지침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예술적 관점에서 생각하게 된다. 어느 정도 사진을 찍다 보면 초첨이 맞지 않는 사진도 멋질 수 있고, 어떨 때는 초점이 안 맞아서 더 멋진 사진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라 기술서의 이론대로 찍으면 오히려 더 발전이 없고 틀에 박힌 습관 때문에 고생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렇듯 사진은 내공이 점점 깊어질수록 기술서의 이론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초점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럼에도 유독 초첨의 문제가 가장 먼저 장애 요소로 나타나는 것은 눈과 렌즈의 혼동 때문이다. 초점 ..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4) - 또 다른 나

마지막 부류에 대한 설명만 남았다. 결국 사진에 감성을 담아야 하는데, 그 감성은 사진을 찍는 그 순간에 다 담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쯤 되면 카메라뿐만이 아니라 다른 도구들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을 찍었을 때 그 감성을 다 담지 못했다면 후보정을 통해서라도 완성을 해야 한다. 넘치면 덜어낼 수 있어야 하고, 부족하면 더할 수 있어야 한다. 포토샵이나 라이트룸을 통해 사진을 완성하는 과정이다. 아직 여기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더 미룰 수 없다. 여기까지가 내가 사진을 배워가는 과정이다. 반년이 지났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사진을 배워보자고 생각했고, 지금까지 혼자서 사진을 배워가고 있다. 아직은 미숙함 그 자체다. 나에게는 시간이 많다. 천천히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사진을 배워 나..

내가 사진을 배워 나가는 과정 (3) - 애정 어린 눈길

뭐가 문제일까? 왜 나는 작가들과 같은 사진을 찍을 수 없을까? 고민에 빠진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아니 내 사진에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감성이다. 마음의 눈으로 세상과 피사체를 볼 수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서양 미술사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조금 새로운 책을 찾게 된다. 세 번째 부류의 책을 찾는다. 사진과 글을 함께 담은 사진 에세이다. 아직 사진만 보고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에 좋은 사진과 그 사진을 담은 작가의 마음과 생각을 함께 기록한 책들을 읽게 된다. 이 단계가 지금 나의 상태이다. 최근에 나는 거의 이런 부류의 책을 읽고 있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보인다. 책을 통해 만나는 사진가의 대부분은 독서광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는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