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천명... 하늘의 뜻을 알았다. 근데 뭐지? 공허함만 늘었다. 불혹이 되었을 때 뒤늦게 책 읽기에 도전을 했다. 그때는 공허함을 책 읽기로 달랠 수 있었다. 지천명이 되었다. 하늘의 뜻은 알 수 없었고, 공허함만 늘었다. 공허함을 달래고 싶었다. 책 읽기도 사진도 이젠 소홀해지고 시들해졌다.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무엇으로 이 공허함을 달랠 수 있을까? 아직도 코로나 때문에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것도 불안하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생활도 이젠 익숙해졌다. 익숙해졌을 뿐이지 공허함을 달래는 방법을 깨달은 것은 아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체력이 많이 약해졌다. 나이를 먹은 탓일까? 생각해보면 운동도 거의 못했다. 그래도 예전에는 평일에는 매일 5 천보, 주말에는 만보 걷기를 했다. ..
토요일 점심은 혼밥을 즐긴다. 일부러 혼밥을 먹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혼밥을 즐기는 이들이 많다고 하지만 아직도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어색하다. 어중간하게 점심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어쩔 수 없이 혼자서 점심을 먹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사천읍시장 국수 골목에서 국수를 먹는다. 국수를 그만큼 좋아하고 혼자서 먹기에도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때를 놓친 토요일 점심으로 국수는 안성맞춤이다. 나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요일 혼자서 국수를 먹은 사진들이 많다. 그러나 가끔은 국수가 아닌 다른 것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국수도 좋아하지만 국밥 종류도 좋아한다. 소고기국밥, 돼지국밥은 기본이고 설렁탕, 도가니탕, 추어탕 등의 국밥도 좋아한다. 아이들도 아빠인 나의 식성을 닮아서 국밥을 좋아한다. 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려 한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셀러리맨이 그러하듯 나 또한 주중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 때문에 주말에는 최대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한다. 물론 사진과 드론을 취미 생활로 시작하면서 혼자서 밖으로 다니는 시간도 늘었다. 그러나 가능한 가족과 함께 다니려 한다. 고맙게도 이런 나를 이해하고 함께 다녀주고 있다. 어느 무더웠던 여름 주말 둘째 아이와 초전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아내는 큰 아이 이발을 시키고 합류한다고 했다. 점심은 최근 자주 이용하는 우동분(우리동네분식)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둘째 아이와 공원을 거닐다 먼저 우동분으로 향했다. 혹 손님이 많을까 봐 미리 주문을 하려고 했다. 헐... 그런데 영업을 하지 않는다. 원래 주말에는 영업..
국수를 좋아한다. 아마도 어머니의 식성을 닮아서 그런 것 같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는 종종 바지락 칼국수 또는 팥 칼국수를 끓여주었다. 국수를 먹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밀가루 반죽을 병으로 밀어서 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럼에도 국수를 자주 먹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국수를 싫어하셨기 때문이다. 식민지 시대 일본에서 장사를 하다가 해방 후 국내로 들어와서도 장사를 했던 외가는 부유했지만 아버지는 어렵게 자랐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쌀밥이 아닌 보리밥이나 밀가루를 많이 먹어서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싫어하셨다. 때문에 어머니는 당신과 우리를 위해 국수를 준비하고도 아버지를 위해서 따로 밥을 준비하곤 하셨다. 아버지로 인해서 국수를 자주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국수를 좋아했는지 모른다. 아무튼 그 때문..
요즘 방송을 보면 '혼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늘고 있다. 혼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방송인 전현무가 빠지지 않는다. 그는 비정상회담, 나 혼자 산다, 해투 4 등에서 대학시절부터 아웃 사이더로 혼자서 밥 먹는 것을 즐겼다는 얘기를 자주 했는데, 최근 방영된 JTBC의 '혼라이프 만족 프로젝트 - 혼족어플'에서는 요즘 시대를 반영하여 혼자 밥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8월 17일 저녁 시골 어머니댁에 들렀다 저녁을 먹으면서 잠깐 방송을 봤는데 아이돌 '슈쥬' 출신의 방송인 김희철이 대학 구내식당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혼밥에 도전하는 장면이 나온다. 요즘 시대가 혼밥이 일상화되었다지만 여전히 우리의 정서에 밥은 여럿이서 함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주류다. 게다가 일부 식당들은 혼자 오는 손님..
주말이면 가끔 시골 어머니댁에 들린다. 어머니댁이 가까이 있어 좋다. 성남에 있을 때는 명절이 아니면 어머니를 뵙기가 힘들었다. 벌써 사천에 정착한 것이 14년째다. 어쩌면 사천에 뿌리를 내리게 된 것도 어머니 때문이다. 늘 잔병이 많았던 어머니는 큰 수술만도 몇 차례 받았다. 어머니 당신께서도 지금까지 목숨을 붙이고 있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하실 정도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아니 그래서 고맙다. 어릴 적 에피소드가 있다. 내가 20살이 되고 군 입대를 앞두고 있을 무렵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 평생 병원 문턱 한 번을 넘지 않았던 아버지셨다. 그에 비해 어머니는 늘 병원 문턱을 넘나들었다. 걱정이 되셨던 아버지는 막내인 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만이라도 어머니께서 살거라라고 말을 자주 했다. 그렇게 말..
2019년 여름은 아직 여름 같지가 않다. 장마 시즌이라고 하는데 비는 내리지 않고 습한 날씨만 계속되고 있다. 7월의 하순 드디어 아이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일부 직장들도 이번 주부터 휴가가 시작되었다. 나의 휴가는 다음 주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주말 일부러 시간을 내어 시골 어머니댁을 다녀왔다. 마침 28일 일요일은 어머니가 계시는 진교에 5일장이 서는 날이기도 해서 아침 일찍 서둘러 진교로 향했다. 역시나 어머니도 장을 보러 나오셨다. 어머니를 만나서 장을 본 후 어머니댁으로 향했다. 아침은 장터에서 밥을 사 먹었다. 장에서 어머니를 만나서 종종 이용하는 곳이 있다. 그냥 가정집 백반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무것도 하는 것 없어도 시간은 잘 흘러간다. 카메라를 들고 잠깐 바닷가로 산책을 다녀온 ..
사람들마다 즐거움을 느끼는 기준은 다르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어렵다. 가치관에 따른 행복과 같은 어려운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오늘은 보편적이 기준에서 이야기할 것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준에서의 즐거움. 바로 맛있는 음식이다. 맛있는 음식을 대할 때면 즐겁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즐겁다는 것을 알기에 인기 블로그 순위나 인터넷 검색에도 맛집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 즐거움을 알기에 나도 새로운 맛집을 찾으려 노력한다. 새로운 맛집을 찾으면 충분히 만족할 때까지 그곳을 이용한다. 최근 들어 몇 차례 이곳을 찾았다. 여기 음식이 맛있다고 맛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요일 저녁 아내로부터 문자가 왔다. 수요일은 가능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다. 아빠와 함께 저녁을 ..
이번 주말에도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벌써 몇 주째입니다. 주중에는 날씨가 좋다가도 주말이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산책을 나갈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비가 내리면 뭘 해야 할지.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해서 집을 나섭니다. 마땅히 갈 곳이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오늘도 아지트로 향합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책도 읽고 글도 쓰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배가 고프면 사천읍시장으로 향합니다. 국수 한 그릇을 먹기 위함입니다. 국수를 좋아합니다. 오늘 찾은 곳은 사계절 국수가 맛있는 집 바로 사천촌국수입니다. 국수를 정말 좋아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니 그 이상 국수를 먹습니다. 먹어야 합니다. 처음 사천에 내려와서 자주 찾은 들렀던 곳은 이곳이 아닙니다. 제일국수라고 사..
5월 24일 결혼기념일이다. 잊을 수 없는 날이고 잊어서는 안 되는 날이다. 아내에게 미리 전화를 걸었다. 뭐 먹고 싶은 거 없냐고. 오늘만큼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아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었다. 아내의 선택은 장어다. 장어구이가 먹고 싶다고 했다. 생각해 보니 꽤 오래되었다. 처음 사천에 내려왔을 때는 실안으로 장어를 먹으러 종종 나왔다. 장어뿐만이 아니라 회를 먹으러도 자주 나왔다. 성남에 있을 때 자주 먹을 수 없었다. 그 동네는 해산물이 너무 비싸다. 이곳에서처럼 편하게 회를 먹기에는 부담스럽다. 회덮밥으로 입맛을 달래곤 했었다. 아무튼 아내가 먹고 싶은 것은 장어. 처음 사천에 내려와서 자주 방문했던 곳은 유자집이다. 다시 유자집을 가려고 하다가 함께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는 ..
올해도 맛집 탐방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로그를 통해서 새로운 맛집을 소개하지를 못했습니다 이제야 겨우 시간을 내어 맛집을 소개해 봅니다. 교동짬뽕은 제가 서울 출장을 갈 경우 종종 들리는 곳입니다. 매콤한 짬뽕을 좋아하기에 지역에도 교동짬뽕 프랜차이즈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사천에도 교동짬뽕 프랜차이즈가 오픈을 했습니다. 교동짬뽕을 좋아하는 이유는 불맛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교동짬뽕 외에도 불맛이 강한 짬뽕이 제법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생각하면 오픈 시기가 조금 늦었죠. 직장을 옮기고 출퇴근 동선이 바뀌었는데, 어느 날 퇴근길에 교동짬뽕 간판을 보았습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온 가족이 목욕 후 바로 이곳으로 짬뽕을 먹으러 왔습니다. 메뉴는 사진에..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거의 10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작년부터 두 아이들과 함께 천왕봉에 오르려고 생각했으나 기회가 되지 않았다. 작년 가을쯤에 둘째 아이와 천왕봉에 오르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나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계곡이 넘쳐서 입산이 통제되어 입구에서 되돌아 갔었다. 다시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리산 천왕봉을 종종 올랐다. 북한을 제외한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고, 천왕봉 표지석 뒤의 글귀 때문이기도 하다. 천왕봉 표지석의 뒤에는 '한국인의 기상이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표기되어 있다. 실제로 지리산의 민족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면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을 얻는 것 같다. 이번 ..
아내가 달라졌어요. 요즘 일찍 퇴근하고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내가 달려졌습니다. 예전보다 많이 밝아져서 보기 좋네요. 오늘은 큰 아이의 학원 선생님을 집으로 초대해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하네요. 덕분에 저도 저녁에 맛있는 봄나물 특집 집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아내의 표현을 빌리자면 집밥 백 선생이 아닌 집밥 박선행이라고 하네요. 기대를 했습니다. 역시나 기대 이상입니다. 아내의 음식에는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 도전하는 요리는 기가 막히게 맛있게 합니다. 문제는 두 번째입니다. 이상하게 두 번째는 처음과 같은 맛이 나질 않습니다. 이후로 몇 번의 시도 끝에 다시 맛있는 음식이 됩니다. 이상하죠? 아내도 동의를 하는 내용입니다. 나름 원인을 분석한 결과 처음에는 레시피에 의존하고 ..
퇴근이 가까운 시간 아내에게서 한 통의 문자가 왔다. 왠지 싸한 느낌이 있어서 회사 식당에서 저녁을 먹지 않았다. 함께한 시간 때문일까? 가끔 그런 싸한 느낌은 적중한다. 함께 저녁을 먹자며 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오징어 튀김이다. 냉이도 튀긴 모양이다. 특별히 바쁜 일이 없어서 정리를 하고 퇴근을 했다. 맞춰서 들어간다고 회신을 하지도 않았는데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멀리서도 서로 교감이 통하는 그런 날이다. 식탁을 살펴보았다. 역시나 푸성귀가 넘쳐난다. 나를 위한 식단이다. 고혈압 때문에 고기보다는 풀 위주로 식단을 챙긴다. 그렇다고 고기를 안 먹는 것은 아니다. 밖에서 충분히 고기를 많이 먹고 다니니 적어도 집에서만큼은 고기를 먹지 말라는 뜻이다. 집에서는 내가 없을 때 고기반찬을 먹는다. 기본 ..
잊고 있었다. 행복이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행복은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 가까운 곳에 있다. 생각하기 나름이다. 정작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행복은 뒷전이고 직장의 틀에 매여 살았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그렇게 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주변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내가 속했던 조직의 분위기가 그러했다. 핑계다. 분위기가 그렇고 상황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핑계일 뿐이다. 달라져야 하는 명분을 찾아야 한다. 얼마 전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의 시가 이슈가 되었다. 그 시를 보고 직장인 아빠들의 대부분은 씁쓸한 인생을 떠 올렸을 것이다. 어떤 내용이기에 그럴까? '아빠는 왜?'라는 시다. 엄마가 있어 좋다 나를 이뻐해 주어서 냉장고가 있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