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책 100권 읽기 마흔다섯 번째 책입니다
기억이 완전히 지워지기 전 독서노트를 남겨야 한다. 의무감은 아니지만 매일 단 몇 줄이라도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고 싶다. 가장 좋은 글감이 독서후기다. 계속해서 사진과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이번에는 이태훈의 '사진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일곱 번째 여행지로 '실크로드' 편이다. 말 그대로 비단길이어야 하는데 실크로드 상의 그 무엇이 비단길일까? 이 이름이 어떻게 붙여졌는지는 알고 있다. 동서양의 문물의 교역 과정에서 동양의 비단이 서양으로 전해진 길이라 하여 실크로드가 불리고 있다. 그런데 실크로드 상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삶도 그러할까? 물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여전히 그들은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표정에는 우리네 얼굴에서 볼 수 없는 행복이 보인다. 때문일까? 하루 세끼를 먹는 것도 힘들고, 죽기 전까지 일하는 삶을 가졌지만 장수를 누리고 있다.
물질만능주의를 지향하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뭔가 다른 깨달음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는 아직 모든 것을 내려놓을 자신이 없다.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세상을 더 많이 알아야 한다. 죽기까지 배움이 필요한 이유다. 문제는 깨달음의 끝이 죽음에 이르고 난 이후라면...
길은 사람의 발자국이 남긴 흔적이고, 길은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생활양식, 문화, 경제, 예술 등 다양한 문화의 자취이기도 하다. 길 위에는 사람의 희로애락이 스며 있고, 길 위에는 꿈과 희망이 놓여 있다. 그래서 길은 언제나 사람들의 동반자이자 인생의 위대한 스승이 되어준다. 남들이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도 의미가 있고, 남들이 걷지 않은 길을 걷는 것도 의미가 있다. 나는 어떠한 길을 걸을 것인가?
지금처럼 항공운송이 보편화되고, 해상운송로가 열리기 전 실크로드는 동양과 서양의 교역로였다. 이 길을 따라 상인들이 지나고, 종교인들이 지나고, 학자들도 지나갔다.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간 횟수만큼 많은 것들이 따라 동서로 전해졌다. 이 길로 인해서 동양과 서양의 문화, 정치, 경제의 발전이 이루어졌지만 실크로드에 놓인 마을들은 그렇지 못했다. 왜? 무엇 때문일까? 그럼에도 오늘날 그들의 모습과 문화에서 동양과 서양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었다. 난 가끔 궁금함을 느낀다. 왜 척박한 환경에서 태어나 그곳이 척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곳을 떠나지 않고 끝까지 그곳에서 살아가는 것일까? 꼭 실크로드가 아니라도 그렇다. 고향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