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283 -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1부 3권

하나모자란천사 2019. 3. 29. 16:20

 2019년 책 100권 읽기 서른한 번째 책입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이 소설을 읽는 속도가 느리다. 처음에는 하루에 한 권은 쉽게 읽을 줄 알았는데 하루에 한 권을 읽기가 어렵다. 5부작까지 다 읽기 위해서 소설의 인물들 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고, 구입한 책이 아니라 전자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라 반납이 되어야 하기에 본문의 내용에 메모를 남기거나 하이라이트를 하는 것이 의미기 없어서 직접 노트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정리하고 각 장별 주요한 내용을 기록하면서 소설을 읽다 보니 책을 읽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처음 욕심에는 5부작을 다 읽으려 했는데 아무래도 그것은 무리일 것 같다. 우선 1부작(5편으로 구성) 4권을 먼저 읽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1부 3권은 3편 종말과 발아와 4편 역병과 흉년으로 연결된다. 2권에서 서희의 아버지 최치수가 살해되고 살해에 가담한 김평산과 칠성이 죽게 된다. 종말이라는 제목은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발아라는 제목을 넣은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 박경리 작가가 살아 있다면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처음 이 소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과 종말을 생각하고 글을 쓴 것일까? 만약 내가 1부 3권을 읽은 직후 독서노트를 기록했다면 발아에 대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죽음으로 연결된 종말 그리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 그것이 발아일 것이라 생각한다.


귀녀를 짝사랑했던 강포수 그리고 살인에 가담했던 귀녀 또한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녀는 죄인의 신분이었지만 그녀의 몸속에 자라고 있는 강포수의 아이는 죄인이 아니었기에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그녀는 목숨을 연장할 수 있었다. 아이를 출산하고 그녀는 죽음을 맞는다. 그리고 그 아이는 강포수가 데리고 사라진다. 1부의 이후에 강포수의 흔적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2부에서 강포수와 귀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등장한다. 그래서 3편의 제목을 종말과 발아로 명명한 것이 아닐까 물론 나의 추측이다.


4편은 역병과 흉년이다. 소설의 배경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나의 고향도 하동이다. 멀지 않아서 가끔 들리는 곳이 평사리다. 시대적으로는 한 세기 딱 100년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그 한 세기 동안 너무도 많은 것이 바뀌었다. 책을 읽으며 참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나는 너무도 많은 것을 가졌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100년 전에 태어났다면 어떠했을까. 조금만 생각을 바꾸자. 더 많이 가지지 못해서 안달 낼 것이 아니라 충분히 아니 많이 가졌음에 감사할 줄 알자.


역병과 흉년이 찾아왔다. 역병과 흉년은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에는 재산이 많다고 하여 피할 수 없었다. 오늘날에는 그들보다 재산이 없어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윤씨부인이 죽었고, 최참판댁의 살림을 관리하던 김서방도 죽었다. 용이의 아내 강청댁도 죽었다. 서희에게는 버팀목이 사라졌다. 이 기회를 놓칠 조준구가 아니다. 악랄한 놈이다. 최참판댁의 재산을 통째로 먹으려 하는 놈이다. 소설 토지가 단순히 최참판댁의 이야기로 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참판을 중심으로 개화파, 수구파가 있었고, 그 사이에 자신의 이익과 재물을 위해 친일을 행적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어쩌면 최참판댁을 조선으로 보고 그 사이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로 보아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조준구가 더 미웠다. 조준구는 아내와 처인 홍씨까지 평사리로 데리고 내려온다. 다시 흉년이 찾아오고 서희가 곳간을 풀게 되면서 마을에 이상한 조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