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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8 -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 100

하나모자란천사 2018. 11. 20. 15:00

 2018년 책 100권 읽기 백 스물두 번째 책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만져본 것이 중학교 시절이다. 당시 학교에서 클럽 활동이란 것이 있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 외에 취미 활동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각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가입해서 배우는 활동을 말한다. 요즘 아이들과 비교하자면 방과 후 학습과 비슷한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제대로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형식적인 활동이었다. 가끔 교육청으로부터 감사가 있을 경우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기도 했다. 그때 자의 반, 타의 반 사진반에 가입해서 카메라를 만지게 되었다. 그때가 1980년대 중반이다. 당시 내가 처음으로 만진 카메라라 니콘의 FM2 모델이었다. 이후 나의 관심은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옮겨갔고, 다시 카메라를 만지게 된 것은 디지털카메라가 세상에 나오고 난 이후였다.




다시 카메라에 관심을 둔 것은 군대를 다녀온 후 웹 개발자로서 웹사이트를 설계하고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업을 기획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전문적인 사진은 필요가 없었다. 업무적으로 디지털 사진이 필요했고, 당시는 인터넷 속도가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콤팩트 카메라만으로도 충분했다. 처음 내가 사용했던 디지털카메라는 코닥의 제품이었고, 이후 캐논 익서스 시리즈를 사용했었다.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아이폰이 만들어 내는 사진의 퀄리티가 콤팩트 카메라의 사진 수준까지 올라와서 카메라는 나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랬던 내가 다시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하게 말하면 카메라가 아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진은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사진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을 만들어 내는 카메라도 관심을 갖게 된다. 전문적인 사진작가라면 이 책의 제목에서와 같이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카메라가 있을 것 같다. 나 역시도 사진을 배우고 있는 입장이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카메라보다 더 좋은 카메라에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책에서 소개된 죽기 전에 곡 한 번 써 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를 모두 다 사용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물질적인 능력도 안 된다. 직업으로 사진을 하던 취미로 사진을 하던 예나 지금이나 사진은 꽤 많은 지출을 요구한다. 그래서 나는 카메라보다는 사진의 본질에 더 관심을 두려고 애써고 있다.



카메라가 사진을 외형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작가의 의식이나 사고는 사진의 본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설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책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나 역시 초보이기에 그 본질보다는 외형에 관심이 간다. 책에서 소개된 대부분의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이다. 이제 와서 내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필름 카메라를 제외하면 이 책에서 소개된 카메라 중 디지털카메라는 충분히 사용해 볼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나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진 필름 카메라는 세월이 흘러도 가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대량 생산체제에서 만들어져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책에서 소개된 카메라보다는 앞으로 출시될 카메라에 더 관심을 둘 것 같다. 지금은 갖고 싶은 카메라가 있다면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에서 휴대가 편하고 스냅샷을 찍기에 좋은 소니의 RX1R2 정도다. 그런데 가격이 어마 무시하다. 현시점에서 에누리 최저가 기준으로 350만 원을 상회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죽기 전에 꼭 한 번 써보고 싶은 최고의 카메라인 것 같다. 



책은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은 35mm 필름 카메라의 시작을 열였던 레인지 파인더 카메라에 대한 부분이다. 레인지 파인더 형식의 카메라는 독일에서 시작되었고, 라이카가 독보적이다. 대부분 라이카 카메라가 소개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는 카메라 산업의 최고 권위는 독일이 가지고 있었으나 이후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다. 다음 챕터에서 소개된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SLR)의 경우도 독일에서 개발된 기술이었으나 일본의 니콘과 캐논에서 꽃을 피웠다. 그리고 그 지위는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세 번째 챕터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힘든 중형·대형 카메라에 대한 부분이고, 네 번째 챕터는 콤팩트 카메라에 대한 설명이다. 이 책은 가볍게 읽으면 되는 책이다. 시대를 따라 명품 반열에 오른 카메라를 보면서 카메라 기술의 발전과 변천사를 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