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책 52권 읽기 예순일곱 번째 책입니다.
10여 년 전쯤에 대한민국은 재테크 열풍이 불었습니다. TV 프로그램에도 경제비타민과 같은 재테크를 위한 지식 프로그램이 많았고 예능 프로그램도 재테크와 연관된 내용으로 진행되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방송의 영향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펀드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은행의 예금에서 무조건적으로 펀드로 갈아타는 현상까지 발생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금융 시장이 흔들리면서 펀드 투자했던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입었고, 이로 인해 다수는 펀드는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당시에 손실을 보고 가지고 있던 펀드 몇 개는 큰 손실 없이 환매를 했지만 노후를 위한 연금은 10년이 넘게 지금까지는 쭉 연금펀드로 납입을 하고 있습니다. 이후 손실을 보는 기간도 있었지만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수익률은 15%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장기 투자를 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펀드의 장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당시 펀드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고 생각하여 이 책을 선택하고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잘 알지 못했던 중국, 인도, 브라질 펀드는 모두 정리하고 주가연계 펀드인 연금펀드만 남기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펀드에 대해 깊이 있는 부분까지 다루고 있어서 일부 내용은 일반인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펀드를 이용한 투자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 맥락을 집기에는 충분한 책이라 생각을 합니다.
책을 읽은 후 공유하고 싶은 마지막 부분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올립니다.
투자 목표를 설정하고 자산별 투자 비중을 정한 후 좋은 펀드를 골라 투자해서 잘 관리하면 모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걸까? 모든 운동에 올바른 자세가 중요하듯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도 자세가 중요하다. 특히 노후 준비라는 장기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입장에서 바람직한 투자 자세를 체득하지 못한다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성공적인 장기 투자를 위한 5 계명
1. 아는 것이 돈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펀드는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하고, 유가증권은 복합적인 경제 현상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심지어 복잡한 금융공학이 접목된 펀드들도 있다. 아는 만큼 수익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 지식이 없으면 펀드 투자에 실패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경기와 주가의 상관성, 과거 주식 시장의 패턴 등 기본적인 지식 습득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공부하는 길은 도처에 깔려 있다. 인터넷만 열어도 각종 강연이 수록된 동영상이 널려 있고 백화점에서 실시하는 공짜 강연도 많다. 금융시장에 대한 지식의 깊이와 폭을 심화하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투자할 펀드나 이미 투자한 펀드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펀드 수수료가 싼 지, 성과가 좋았던 펀드는 어떤 것인지를 사전에 살펴봐야 한다. 투자한 펀드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펀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실천할 수도 없다.
2. 모르면 투자하지 말라
잘 모르면 투자해서도 안 된다. 몇 년 전 이런 ELS펀드가 있었다. '매 6개월마다 3년간 종합주가지수가 기준일보다 ±10% 이내면 연 7%, 10% 초과 20% 이내에서 상승 또는 하락할 경우 연 9% 지급'이라는 조건이었다. ±20%를 벗어나면 초과분의 1.74배의 손실을 본다는 추가 조건이 깨알 같은 글씨로 씌어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추가 조건을 제대로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 펀드는 만기인 3년 뒤 95%의 손실, 즉 100만 원을 투자했다면 5만 원만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준 채 상환됐다. 사실 이 펀드의 구조를 이해한 투자자가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판단한 후 투자하고 시장 상황이 맞아떨어졌다면 상당히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가 펀드의 구조를 이해할 수준도, 시장을 예측할 수준도 못 된다는 것이다. 금융업은 신뢰를 파는 업이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투자자가 투자할 상품의 가능성과 위험을 적극적으로 파악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런 펀드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투자의 지평은 아는 만큼 넓어진다. 자신의 지식수준에 견주어 이해할 수 없는 상품이라면 근처에도 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3. 빚 내 투자하지 말라
빚을 내 펀드 투자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빚은 만기가 있으나 투자에는 만기가 없기 때문이다. 만일 1년 만기 자금을 빌려 주식펀드에 투자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그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채무 상환 만기가 다가온다면 어느 누가 조바심이 나지 않겠는가? 조바심을 넘어 빚을 갚기 위해 중도 환매를 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주식시장의 사이클은 아무리 고점에 투자했더라도 3년 이상 참을 수 있다면 큰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역사를 보여준다. 그러면 만기를 3년 이상으로 해서 돈을 빌린 다음 주식펀드에 투자하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런 경우도 문제가 있다. 통상 차입금에 의한 투자는 심리적으로 손실에 대한 인내력을 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추가 손실을 우려해 중도에 환매함으로써 만회의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만들 소지가 크기에 이마저도 피하는 게 좋다. 이는 다른 목적으로 빌린 돈이 많은 상태에서 위험자산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기어이 빚을 내 투자한다면 고정수입으로 이자 부담을 견뎌낼 수 있는 자금 규모라야 하고, 만기는 5년 이상인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4. 단기 투자하자 말라
사실 펀드 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시장을 예측해 단기 투자하는 경우일 것이다. 이런 경우는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고 여긴 채 앞으로 수익률이 가장 좋은 것 같은 펀드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투자 지식과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일수록 시장 움직임과 펀드 선택이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을 갖는다. 또 이런 투자자는 터무니없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6개월에 50% 수익을 목표로 하는 식이다. 이런 투자가 한두 번 은 성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은퇴 후 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의 기간은 10년을 넘는다. 그 장구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예측이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최초의 단기 예측 투자에 성공한 투자자는 오히려 큰돈을 읽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조그만 성공에 도취돼 빚을 내거나 전 재산을 걸고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투자의 올바른 투자법은 단기 예측보다 자산별 적정 기대수익률을 갖고 적절한 분산 투자를 통해 각 자산의 평균 수익률을 추구하는 것이다. 시장을 예측할 수 있었다면 투자 이론에 해박한 학자들은 모두 부자가 돼 있을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장은 결코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5. 시장을 신뢰하라
투자에 나서면서 자본시장의 붕괴를 가정해서는 곤란하다. 자본시장이 파괴된다면 그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투자고 뭐고 기본생활조차 할 수 없는 상태가 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인상으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을 때는 누구나 펀드 투자 중단을 생각할 것이다. 지난 1997년 외환 위기와 그 후 세계 자본시장의 회복 국면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전 세계를 강타한 개도국의 외환 위기로 개도국 평균 주가 지수가 97년 하반 이후 1년여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IMF 구제금융을 받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주택 가격은 물론 종합주가지수가 700포인트 대에서 300포인트를 밑도는 아찔한 결험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경제는 복원력을 발휘했고 주식시장도 채 2년이 안 돼 직전 고점을 회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