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nd stage of Life

늘그막에 즐기는 모험, 해외 은퇴 이민

하나모자란천사 2017. 8. 8. 19:09

노후생활을 반드시 한국에서 보낼 필요는 없다. 주거비와 생활비가 비싼 데다 공기도 좋지 않은 한국에서 아득바득 살기보다, 생활환경이 좋은 해외로 나가 노후를 보내는 것도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 이른바 '해외 은퇴 이민'이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별로 하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에게 있어 해외 은퇴 이민은 늘그막에 모험을 즐기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요즘 해외 은퇴 이민 지역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곳은, 1억~2억 원의 재산을 가지고도 노후생활이 가능한 동남아 지역이다.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이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피지와 뉴질랜드, 호주 등 남태평양 영어권 국가들도 관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네팔과 몽고 등 오지로 떠나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기고 있다.





은퇴 이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자 하나투어, 롯데관광 등 국내 여행사들은 150만~200만 원의 비용으로 동남아 국가들을 6~7일간에 걸쳐 답사해보는 관광 상품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다. 동남아 국가들도 한국인 은퇴 이민자들을 맞이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 등 일부 국가들은 자국 은행에 2만~3만 달러 예치하면 1~10년짜리 '은퇴 비자'를 내준다.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해외로 떠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셈이다.


동남아 은퇴 이민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월 200만 원이면 경치가 아름다운 '지상낙원'에서 편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물가가 매우 싸 2~3만 원만 주면 매일 골프를 칠 수 있고, 바다낚시 등 희귀한 취미생활도 할 수 있고, 해산물과 열대과일 등 좋은 음식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가가 비싼 뉴질랜드와 후주 등 영어권 국가 들에서는 이런 생활이 불가능하지만, 태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에서는 실제로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알려진 해외 은퇴 이민 생활은 실제보다 상당히 과장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동남아 은퇴 이민을 시작한 일본에선 이미 은퇴 이민 바람이 사그라지고 있다. 동남아가 그렇게 지상낙원이라면 일본 사람들이 계속해서 떼를 지어 몰려갔을 터인데 그렇지가 않다. 해외에서 산다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우선 생활비 문제가 그렇다. 월 200만 원이면 동남아에서 넉넉한 중산층 정도의 생활을 할 수 있을 뿐, 한국에서 느끼는 상류층 생활을 하기는 힘들다. 신문 광고에 나오는 '황제 같은 생활'을 하려면 월 400만 원은 써야 한다. 또 영어나 현지어를 능통하게 하지 못하면 한국인들끼리 모여 살 수밖에 없다. 이런 생활은 한국에서 사는 것이나 별 차이가 없다.


친구나 가들들이 멀리 있는 탓에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 아무리 매일 골프를 치고,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친구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은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은퇴 이민을 간 많은 사람들이 일을 가지고 싶어 하나, 나이가 많고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에게 일을 주는 회사는 없다. 이 때문에 집에서 TV를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끼느를 맞춰 식사를 하고, 밤이 되면 자는 무료한 생활을 하는 은퇴자들이 많다.


해외 은퇴생활도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한국에서 벌어놓은 돈만 쓰고 돌아오는 결과가 되기 쉽다. 은퇴 이민을 갈 때는 적어도 ① 은퇴 이민 목적, ② 거주 지역의 언어와 문화,  ③ 예상 거주기간, ④ 예상 거주비용, ⑤ 거주할 주택, ⑥ 함께 할 동행자 등 여섯 가지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결정을 해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