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날이자 이번 주 밥상머리 교육을 실시하는 날입니다. 오늘 정말 무더웠는데 아내가 더위 때문에 고생한 나를 위해 준비한 것일까요? 아니면 한 달 동안 고생했다고 준비한 음식일까요? 이유가 무엇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나에게 딱 필요한 음식이었습니다. 무엇일까요? 여름 하면 떠 오르는 음식입니다.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음식이죠. 오늘 아내가 준비한 음식은 무더위에 지친 피로를 날려 보낼 강력한 여름별미죠. 바로 콩국수와 우무를 넣은 콩물입니다.
주중에 아내가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오고 집으로 모시고 왔는데 어머니께서 직접 농사를 지은 콩을 가지고 오셨다고 하네요. 시골이 집이라 여름이면 늘 직접 콩을 삶아 콩국수와 시장에서 파는 우무로 콩물을 해 주셨는데 아들이 면을 좋아하는 것을 잘 아시는 어머니께서 재료를 챙겨 오셨다고 하네요.
콩국수를 직접 만들 보시면 알지만 요리를 하는 입장에서 콩을 불리고 여름 더운 날에 콩을 삶아 내고, 다시 식혀서 콩 껍질을 벗겨내고, 믹서기에 갈아내는 것이 보통 수고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그냥 시장에서 콩국수 한 그릇 사 먹는 것은 편하지만 집에서 직접 준비를 해서 먹는 콩국수 준비한 아내의 정성과 사랑이 느껴집니다.
콩국수를 먹은 후 후식은 콩물을 만들어 주네요. 역시나 마트에 파는 우무와는 차이가 있네요. 가느다란 결이 시장에서 채에 꾹 눌러 내린 것이란 것을 알 수 있네요.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 장터에 나갔다가 얻어먹었던 콩물... 그 달콤 짭짤한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장날이 되면 일부러 어머니를 따라나서기도 했지요.
옛 시절을 떠올리며 콩물을 한 사발을 마시다 보니 어머니 생각이 나네요. 이런 호사도 어머니가 계시니까 누릴 수 있는 것이겠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셔야 할 터인데... 저녁을 먹고 어머니께 전화를 드립니다. 그냥 건강하시라는 말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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