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nd stage of Life

왕자와 공주가 된 아이들

하나모자란천사 2017. 7. 9. 06:18

<육남매>란 드라마가 있었다. 1960년대의 가난과 사회적 혼돈의 힘든 세월 속에서 여섯 남매가 울고 부대끼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였다. 중년이 된 부모는 아련하게 생각나는 그리운 옛 추억에 잠겼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드라마를 보던 아이가 엄마에게 "엄마! 그때는 동네 아이들이 한집에 모두 모여 살았어?"하고 물어서 웃음바다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마 방학 캠프의 합숙소처럼 여러 집 아이들이 다 모여 사는 걸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요즘의 아이들이 보기에는 방학 때 캠프에 가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었으니 의아하게 생각했을 법도 하다.




그때는 아이들이 많기도 했지만 왜 유독 육남매가 많았을까? 부모가 양손으로 잡을 수 있는 아이가 4명, 아버지 지게에 하나 태우고 어머니 등에 갓난이를 업으면 모두 여섯이다. 양손에 잡고, 업고 지고 갈 수 있기에 좋은 숫자가 6명이라고 한다. 물론 농담이다. 아단 이렇게 육남매는 1960년대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모습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1965년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6명이었다. 합계 출산율이란 인구통계에서 쓰는 전문용어로 가임 연령(15세~49세)의 여성 사람이 평균적으로 낳는 아이수를 말한다. 즉 한 가정에 아이들이 보통 6명이 있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2015년에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1.24명이다. 1.24명이란 10집 가운데 8집이 한 명, 2집이 두 명 낳는다는 뜻이다. 또 10쌍의 부부 20명이 아이들 12명만 낳는다는 뜻이다. 40여 년 만에 6명에서 1.2명으로 급격하게 즐어든 것이다. 


이렇게 여섯 형제자매가 엉켜 자라던 부모 세대와 한 명인 자녀 세대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아이들이 여섯 있을 때는 '아이들을 키운다'는 표현보다 '아이들이 자란다'는 표현이 더 적절했다. 부모는 그 많은 아이들을 챙겨 먹이는 일조차도 벅차서 일일이 다 살펴주지 못했다.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어울리며 먹고 자고 놀았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의 가정에 아이가 하나뿐이다. 엄마와 아빠의 손 네 개가 한 아이를 보살피고 있다. 아이고 뭐라고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부모가 먼저 보고 알아서 불편할 일을 척척 해결해준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이에게는 직속 부하가 최대 6명까지 생긴다. 부모와 조부모 그리고 외조부모까지 아이가 손끝으로 부릴 수 있는 직속 부하가 된다. 이들은 아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또는 아이가 미처 요구하기도 전에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왕자와 공주로 모신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학교나 학원 심지어는 직장일까지 부모가 해결해주기도 한다.


집 안에서 왕자나 공주처럼 대접을 받던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자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가 사회 병리현상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학교는 집처럼 나만 특별히 대접을 해주는 곳이 아니다. 교에서도 왕자와 공주 행세를 하려는 아이들이나 가정과 다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놀림이나 폭력의 대상이 되었다. 이것은 지금 우리의 청년 실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아예 취직을 포기하고 나이 들어서도 부모 품 안에서 사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문제는 아이들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이 부담해야 할 고령 사회의 부담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다. 이들이 사회의 주역으로 등장하게 될 때 사오정, 오륙도의 부모 세대는 모두 경제활동의 현장에서 한 발 물러서게 될 것이다. 이제 부양과 보호의 입장이 바뀌는 것이다. 왕자와 공주가 되어 보호받는 데에만 익숙해진 이 세대들이 평균수명이 90세까지 늘어난 부모 세대를 30여 년 가까이나 부양해야 한다.


그뿐 아니다. 고령화의 진행으로 이 아이들은 조부모와 외조부모 세대의 부양까지 떠맡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옛날에는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부모 세대의 2명을 부양하였는데 이제는 1명의 아이가 6명의 부모 또는 조부모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지금의 아이들은 장차 큰 부담을 지게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하나같이 왕자나 공주다. 과연 앞으로 20~30년 후 자식 세대와 부모 또는 조부모 세대 간에는 어떤 갈들이 일어날 것이며 어떤 해결책이 있을 수 있을까? 모두 진진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다.



 통계청 2015년 출생 통계





일요일 아침이다. 어제 일찍 잠든 덕분에 오늘은 4시쯤 잠에서 깨었다. 습한 날씨 때문이었을까? 몸이 끈적끈적하다. 샤워를 하고 싶은데 너무 이른 새벽이라 이웃집과 깊은 잠에 빠진 가족들의 수면에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은퇴 후 30년을 준비하라'를 읽었다. 오늘은 이 내용을 꼭 소개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미래의 나의 얘기이자 머지않아 나에게 닥칠 현실이기 때문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아이들을 탓할 게 못된다. 현실이 그렇기에 부모가 먼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올바른 자녀교육을 시켜야 한다.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생각해야 한다. 앞으로는 한 주에 두 번 '밥상머리교육'을 잘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저 아이들이 올바른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그리고 저 아이들에게 나의 노후를 책임지라고 나를 내 던지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