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오래 살게 되었다. 예전의 우리는 '더블(Double) 30', 즉 30년+20년의 인생을 살았다. 초반기의 30년은 부모의 보호 아래 자라고 교육받고 결혼해서 세상을 살아갈 준비를 했다. 그리고 후반부 30년은 자신이 부모에게 받았던 것처럼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르치며 보냈다. 이것이 서로 바퀴처럼 맞물려 굴러가며 세상이 유지됐다. 그런데 지금은 후반부의 30년을 마치고도 남는 수명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매년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생명표라는 것이 있다. 우리가 태어나서 얼마 동안이나 사는지를 확률적으로 나타내는 표다. 1960년 52.4세에 불과하던 우리의 평균수명은 2015년 84.7세로 늘어났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되리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보건의학의 발달과 풍족한 영양 덕분이다.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평균수명이 90세가 되리라는 예상이 턱없는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60세 이후의 인생을 여생이라고 불렀다. 이름 그대로 남아 있는 인생이라는 뜻이다. 세상을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제 남아 있는 생의 자투리라는 의미이다. 예전에는 그 말이 맞았다. 평균수명이 52.4세였으니 "살면 얼마나 더 살겠는가" 하는 말이 맞다. 그런데 그 남아 있는 생이 30년이나 되는 때가 온 것이다. 생의 1/3이나 되는 시간을 자투리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여생이 자투리에서 본격적인 생의 한 부분으로 부각되고 있다. '더블 30'에서 '트리플 30'으로 세상이 바뀐 것이다. 이제 여생은 '남은 생'이 아니라 아름다울 여(麗), 날 생(生), 즉 '아름다운 생'이라는 의미로 바뀌어야 한다.
누구나 노후를 아름답게 보내기를 원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호사는 아니다. 마지막 30년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을지 여부는 두 번째 30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즉 마지막 30년을 위해 얼마나 준비했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통계청 생명표 확인 방법
통계청 홈페이지(http://kostat.go.kr/portal/korea/kor_nw/2/1/index.board) 접속 후 아래의 방법대로 '통계청 > 새소식 > 보도자료 > 검색(생명표)'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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