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예순여덟 번째 책입니다.
우리는 1984년으로 돌아왔다, 아오마메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한다. 이곳은 이미 그 1Q84년이 아니다. 원래의 1984년의 세계다. 나도 돌아왔다. 일상으로 돌아왔다. 이제는 조금 여유를 가지고 다른 책이랑 교차로 책을 읽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1Q84 3권을 모두 읽었다. 오래 걸렸다. 그러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제는 조금씩 장편소설 읽기에 도전을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치에 대해 그것으로 폄하하기에는 아쉽다. '노르웨이의 숲' 이후로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소설을 계속해서 읽고 있다. 가능하다면 올해 그의 소설의 모두 읽고 싶다.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가끔 힘들거나 이건 현실이 아니었으면 하는 상황을 만날 때가 있다. 이전에는 그런 상황을 맞으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달라질 것은 없다. 다만 가끔 하늘을 올려다보다 혹, 하늘에 두 개의 달이 떠 있는 건 아닌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1Q84년의 세계가 아닌지 상상을 하게 될 것 같다.
소설을 읽는 목적이 무엇일까? 지금까지 소설이 아닌 자기계발서 위주로 책을 읽다 보니 책을 읽고 난 후 이 책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었을까를 생각한다. 그런데 소설을 통해서 꼭 뭔가를 얻어야 할까?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그만 아닌가? 그래도 책에서 꼭 뭔가를 남기고자 한다면 인생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찰나의 순간에 바뀌는 운명.
여기서 몇 가지 '만일'이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른다. 만일 다마루가 이야기를 조금 더 짧게 끝냈더라면, 만일 아오마메가 그 뒤 뭔가 생각에 잠겨 코코아를 끓이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미끄럼틀 위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덴고의 모습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리고 곧장 방을 뛰쳐나가 이십 년 만의 해후에 성공했을 것이다.
동시에, 만일 그렇게 되었다면 덴고를 감시하던 우시카와는 그것이 아오마메라는 걸 곧바로 알아차렸을 것이고, 아오마메의 은신처를 파악하여 즉각 '선구'의 이인조에게 연락했을 것이다.
짧은 찰나의 순간에 운명이 뒤 극과 극으로 뒤 바뀔 수 있다면 가능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극히 짧은 그 찰나의 순간에 올바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매번 그런 상황을 계산적으로 판단을 내려야 한다면 그 인생은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자신이 아닌 신의 힘을 빌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게 해 달라고, 나에게는 항상 좋은 선택과 좋은 상황이 주어지기를.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은 그렇게 한 방향으로만 흘러간다. 그런데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리는 것이 아니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에서도 다수의 세상이 존재할 수 있을까? 최근에 TV 드라마를 통해서 그런 상황을 자주 본다. 가장 최근에는 주말에 보고 있는 OCN의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가 그렇고, 종영된 프로그램으로는 작년에 방영된 OCN의 '터널' 그랬다. 좀 더 이전으로 가면 2016년에 방영된 tvN의 '시그널'도 그랬다.
이런 드라마의 상황이 어쩌면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의 소설 '1Q84'에서 설명한 페러렐 월드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실제로 시간이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통상적으로 지금까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타임머신으로 과거로 이동할 경우 자신의 어린 모습의 자신을 직접 만나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는 그 상황이 만들어진다.
물론 이 소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과거와 미래로의 시간적 이동이 아닌 동시대에 또 다른 시간의 흐름을 가진 세상이 있다는 것이고, 우연한 계기를 통해 그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어 벌어지는 사건이다. 나의 부족한 표현력으로 더 이상 설명을 하는 것은 무리다. 읽어보라. 후회하지 않을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