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서른다섯 번째 책입니다.
주말 오후 카페에서 백석의 시를 읽었습니다. 태어나서 누군가의 시집을 완독 한 것은 처음입니다. 시집을 완독 했다는 표현은 어색합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시집은 곁에 두고 마음이 이끌릴 때마다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백석의 시집을 읽을 때도 그렇게 읽었습니다. 원래 책은 한 권을 잡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습니다. 그런데 백석의 시집은 그렇게 읽지 않았습니다. 나름 감성이 풍부하다고 느껴질 때나 센티멘털하다고 생각될 때에 그의 시를 읽었습니다. 어제는 조금 다른 상황이었습니다. 머리가 아팠습니다. 고질병입니다. 아지트인 카페에 들러 카푸치노를 시키고, 부드러운 거품에 시나몬을 듬뿍 올려서 그 향을 맡으며 두통이 사라지기를 기대했습니다. 백석의 시를 읽는 동안 두통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이것이 나의 두통을 없애는 처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집을 읽었으니 나도 시인의 흉내를 내 봅니다. 산문처럼 나름 운율을 넣어서 글을 적어 봅니다. 역시나 엉망입니다. 백석의 시를 읽고 그 순간의 감정을 페이스북에 글로 남긴 것입니다.
백석의 시집 사슴을 읽었다.
오래 걸렸다.
다른 느낌이다.
사실 읽었다고 해서 내려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의 모든 시가 다 끌리는 것은 아니다.
오전에 읽은 책에서 이런 문장이 있었다.
우리는 글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깨닫고
배움을 얻는 다고 생각을 하지만 아니다.
우리가 배움을 얻는 과정은 사실은 경험한 것을
글로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때문에 경험이 중요하다.
많은 경험이 중요하다.
백석의 시도 그렇다.
그의 시를 읽으며 끌리는 시는
난과 자야를 볼 수 있는 시들이다.
내가 그런 시에 특별히 더 끌리는 것은
백석의 사랑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름에는 백석의 다른 이야기를 배우고
다시 그의 시를 읽어보려 한다.
그때는 다른 시들이 나를 이끌어 주겠지.
병이다.
고질병이다.
좀 편안하게 휴일을 보내면 어때서...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났다.
아침부터 책을 읽었고,
날씨가 좋아서
이른 아침에 초양도로 가서 드론을 띄웠다.
오전에는 사천시청 앞 노을광장에 들렀다.
나머지 한 팩으로 와룡문화제를 찍었다.
아이와 아내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들어갔다.
외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기다리면서 마저 책을 읽었다.
오늘도 한 권을 책을 읽었다.
잠시 침대에 엎드렸다.
잠이 몰려왔다.
그대로 잠에 빠졌다.
머리가 아파온다.
병이다.
고질병이다.
휴일에 편하게 낮잠을 푹 자면 머리가 아프다.
커피가 생각난다.
아지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늘 같은 날은 늘 마시던 아메리카노 대신
카푸치노를 마신다.
계피향이 좋다.
우유 거품이 머리를 맑게 해 줄 것 같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백석의 시를 마저 읽는다.
이 시로 나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었다.
사람은 익숙한 길로만 가려고 한다.
나도 그랬다.
늘 읽기 편한 책만 읽었다.
그렇게 나의 독서는 편향적이었다.
이 시로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중이다.
아직도 어렵다.
여전히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아이가 걸음을 배우듯
한 걸음씩 천천히 걸음을 내딛고 있다.
넘어지고 까이면서 익숙해질 것이다.
세상 사는 것이 원래 그런 것이다.
이제 처음으로 한 권의 시집을 완독하고 마치 내가 시인이 된 것 마냥 흉내를 내었다. 부끄럽다. 뭐 어떤가? 그렇게 첫 발을 내디딘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자꾸 하면 된다. 언젠간 나도 자신 있게 그리고 당당하게 백석의 시집이 출발선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
이제 또 다른 누군가의 시집을 읽는 것을 도전해 보려고 한다. 누굴까? 누가 좋을까? 이왕이면 백석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하는 윤동주의 시집을 읽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