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스물여섯 번째 책입니다.
또 한 권의 사진과 관련된 책을 읽었다. 윤광준 작가의 책이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읽고 윤광준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 읽은 책의 제목은 '잘 찍은 사진 한 장'이란 책이다. 내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사진과 관련된 책이다. 그러나 그의 책은 특별함이 있다. 잘 찍은 사진 한 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사진을 잘 찍는 테크닉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오히려 사진과 관련된 작가만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단순히 사진을 잘 찍기 위한 테크닉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아닌 다른 책이 찾아서 읽어야 한다. 그러나 책의 부제에서와 같이 내 생에 최고의 사진을 찍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나에게 묻지 말고 이 책을 읽어 보라. 아직 내가 사진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할 수 있는 수준이 못 된다. 중학교 시절 서클 활동 시간에 카메라를 만졌다. 이후 조금 니콘 바디의 SLR(필름 카메라)를 만지다가 나의 관심사가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이동하면서 카메라는 내 기억에서 잊혔다. 그냥 뚝딱이로 웹에 올릴 사진이면 충분했다. 패션도 철따라 유행이 바뀌고 때로는 복고풍이 유행을 하듯, 내게도 그런 변화가 찾아왔다. 작년 자아에 대해 고민을 하고 나를 찾고자 노력하면서 사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유는 몰랐다. 그런데 그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았다.
책에 이런 내용이 있다. '생명이 담긴 알'이란 부분의 초입이다.
허겁지겁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정작 해보고 싶은 일은 뒤로 밀려 있다. 평소의 열망을 감추고 살았다는 탄식이 남의 경우만은 아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혹은 자기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생길 때쯤 사진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아껴두었던 비자금을 헐거나 신용카드를 긁어서 쓸 만한 카메라를 한 대 사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된다. 사진이라면 쉽게 자신의 표현 욕구를 해결해줄지 모른다는 믿음 때문이다.
내가 그러했다. 나를 알고 싶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무엇을 할 때 기쁨을 느끼는지 궁금했다. 이렇게 글로 표현하는 것 외에 나의 심리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을 했고, 그 해답으로 사진을 선택한 것이다.
책을 읽다가 알게 된 사실은 유명한 사진작가 중 다수가 그러하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진을 전공해서 작가의 길을 걷게 된 사람도 있지만 각자 다른 분야의 삶을 살다가 중년이 되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자각으로 사진을 뒤늦게 시작한 작가들도 많다고 한다. 그럼 나도 아직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기에 늦지 않았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아도 될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전문적인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내 심경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글만 쓰는 것보다 사진을 곁들일 수 있다면 좀 더 풍부하게 표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것이 내가 사진을 배우고 멋진 사진을 찍고 싶은 이유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작가가 남긴 문장 중 나의 뇌리에 꽂힌 글들을 담아 본다.
사진 찍을 기회는 두 번 찾아오지 않는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모두는 황제의 권능을 누린다.
디지털카메라가 주는 가장 큰 선물은 "주인님 마음대로하세요"다.
싫증 내지 말고 지치지 말며 꾸준히 10년 정도 유지하는 '지속의 힘'만 갖추면 그만이다.
스토아 철학자들은 좋은 것의 세 요소를 재미, 감동, 쓸모로 설명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다면 좋은 사진을 많이 보는 일을 가장 먼저 하라.
좋은 사진을 많이 보게 되면 앞으로의 선택과 방향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사진 전문 잡지는 빠른 시간에 포괄적 지식을 쌓게 해준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습득하는 지식의 대부분은 전문 잡지를 통해 얻게 된다.
책을 읽지 않는 도서광, 음악을 듣지 않는 음악광이 있는가?
사진광이 되려면 사진부터 많이 보아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좋은 사진을 찍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먼저고 카메라가 다음이란 순서만 잊지 않으면 된다.
천체의 일부였을 뿐인 사물들은 프레임 안에서 비로소 우뚝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카메라의 진정한 매력은 파인더가 세상을 다시 조립하는 능력에 있다.
사진가는 남들이 못 보던 부분을 본다.
사진은 나만의 무엇인가를 끝없이 발견하는 일이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 주는 시간대는 따로 있다.
사진(Photography)의 원뜻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다.
빛을 파악하지 않고 좋은 사진을 찍을 방법은 없다.
같은 기기를 사용해서 결과가 다르다면 이는 전적으로 사용자의 문제다.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가 DSLR보다 더 멋진 사진을 만들어내는 것이 현실이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카메라를 구사하는 자신의 역량이다.
사진 촬영은 사진을 찍을 대상에게 다가서는 일이다.
관념이 아닌 실제, 현실의 세계를 담아내는 것이 사진이다.
사진을 찍는 일은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적극적 행동에서 힘이 실린다.
사진은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을 위한 과정이다.
한 장의 사진이라도 마음에 들도록 노력해라.
기록은 모든 과정을 다 담을 필요가 없다.
순간의 의미와 인상적 내용이 소중함은 더 말할 나위 없다.
사진의 가치는 항상 시간이 흐르면 커진다.
인간은 꽃을 보고 렌즈는 주변의 모든 것들도 함께 본다.
사진은 찍는 이가 본 것을 정확히 옮겨야 비로소 완결된다.
말로 옮기면 장황해지는 내용이 한 컷의 사진으로 간결해진다.
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온갖 것을 다 담아 하나도 인상적인 부분이 없는 사진은 쓰레기다.
사진 한 장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없다.
자신이 본 것 것, 느낀 것을 압축해 하나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성공한다.
창조적 삶을 쉽게 이끌어주는 게 사진이다.
사진 찍기의 가장 큰 매력은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는 능력이다.
세상의 모든 예술은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내는 일이다.
값비싼 고급 카메라가 형편없는 사진을 만들어낸다면 그 도구는 최악의 선택이다.
작은 카메라의 매력은 인간의 삶을 근접해서 담아내는 능력이다.
인간의 삶보다 재미있는 사진 거리가 있던가?
때로는 사람의 뒷모습이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우를 본다.
빛은 진리의 상징이기도 하다.
빛이 있어 어둠과 밝음을 구분하고, 선과 악이 분명해진다.
화창한 날씨라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의 자동 노출 기능은 무조건 믿어라.
정작 사진이 직업인 사람들은 빠르고 정확한 자동 노출 기능을 즐겨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