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바람이 몹시도 불었던 날 우리 가족은 가을 산행을 떠났습니다. 이번 산행의 목적지는 사량도입니다. 사량도는 산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이미 명산으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해발 400미터 고지의 높지 않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으며, 산행의 재미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곳, 무엇보다 산을 오르면서 동서남북 사방으로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바다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사량도 옥녀봉의 경우 100대 명산에 그 이름이 빠지지 않고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계획된 산행은 삼천포항에서 사량도 내지항으로 가는 배편을 이용해서 내지항의 금북계를 시작으로 지리산(397미터), 달바위(400미터), 가마봉(303미터), 옥녀봉(281미터)을 끝으로 금평항으로 하산하는 종주구간입니다.
이번 산행은 10월 초에 아이들과 고성 공룡박물관을 다녀왔을 때 아이들이 유람선을 보고 타고 싶다고 얘기를 해서 아이들에게 배를 타고 갈매기들에게 먹이를 주는 재미도 즐기면서 가족 산행의 목적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원래는 10월 15일 둘째 주 일요일에 산행을 계획했으나 당일 비로 인해 계획을 뒤로 미루고 결국은 10월 22일 셋째 주 일요일에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문제는 이번에도 풍랑주의보로 인해 산행을 미뤄야 하는 상황까지 갔으나 이후 주말에 다른 일정들이 잡혀 있어서 풍랑주의보에도 불구하고 계획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참고로, 날씨로 인해 사량도 산행을 접고 다녀온 곳이 하동 악양 평사리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평사리와 여행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과부터 말하면 아주 즐거운 산행이었고, 만족스러운 산행이었습니다. 딱 한 가지만 제외하고는 다 좋았습니다. 사량도 종주 구간에서는 발걸음을 내딛는 곳마다 아름다운 경치였고, 혼자 보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많습니다. 그 좋은 풍경을 드론으로 촬영하여 사진과 영상으로 담고자 등에는 드론 가방을 가슴에는 산행 배낭을 메고 힘든 산행을 했으나 결국 드론은 바람으로 인해 띄우지 못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아침 첫 배편(7시)을 이용해서 사량도 내지항에 7시 40분 도착, 8시에 금북계를 시작으로 산행을 시작하여 중간에 드론을 날리는 시간을 고려하여 1시쯤 금평항에 도착, 총 5시간에 걸쳐서 종주를 마치고, 오후 4시 배편으로 돌아오는 계획이었습니다. 금평항으로 하산해서 4시 배를 이용해서 돌아오기까지는 사량 대교를 건너 사량도(하도)를 구경하고 주변의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도 먹을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날씨 때문에 드론을 날리지 못했고, 또 풍랑주의보로 인해 마지막 배편이 없어진다고 해운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터라 오후 늦게 바람으로 인해 날씨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어 오후 2시 10분 배를 이용해서 삼천포로 되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이번 산행은 좋았습니다. 사실 사량도 종주구간은 아름답기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종주구간 대부분이 기암절벽으로 되어 있는 구간이 많아서 각종 사고가 많았고 추락으로 인한 사망 사고 소식도 가끔씩 전해 들었습니다. 저도 사량도 옥녀봉에 마지막으로 올랐던 것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훌쩍 넘었고, 무엇보다 이번 산행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 산행이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아이들에게 당부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위험하다고 느끼거나 스스로 겁을 먹을 경우 우회로를 이용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녀석들 대견합니다. 단 한 번도 우회로를 이용하지 않고 위험한 벼랑 구간과 철계단 구간을 무사히 통과를 했습니다. 쉬운 산행이 아니었음에도 가족이 함께 했기에 기쁨이 두 배가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인 10월 8일에도 추락 사고가 있었네요.
2017년 10월 22일 일요일 사량도 산행
일요일 이른 아침 새벽 5시 50분에 미리 맞춰둔 알람 소리를 듣고 기상,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드론 가방과 등산 배낭을 꾸렸습니다. 아내와 두 아이를 깨우고 6시 20분쯤에 집을 나섰습니다. 삼천포 사량도 선착장에서 사량도 내지항으로 향하는 첫 배가 7시에 있기에 일찍 움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주에 이어서 2주 연속으로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았을 텐데 아이들이 잘 일어나서 고마웠습니다.
삼천포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관광버스로 산행을 나온 일행들이 많았습니다. 카페리호에 관광버스 2대와 개인 차량으로 볼 때 이번에도 역시 사량도를 찾은 이들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가족 산행이라 탑승 기록을 작성하고 티켓을 왕복으로 발행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내지항에 도착 후 금평항으로 하산 복귀는 금평항에서 일신호를 타고 수협 옆에 있는 삼천포항으로 복귀할 계획이었으나 날씨 때문에 복귀하는 배편까지 정하고 가라고 하네요. 그래서 4시에 복귀하는 배편까지 같이 발행했습니다. 삼천포에서 사량도까지 배편 운임은 어른은 5,000원, 아이들은 2,500원입니다. 4인 가족 왕복 기준 3만 원입니다.
이미 삼천포에서 유람선을 이용해 보았고, 사량도 가는 배편을 이용했기에 새우깡을 미리 구입해서 배에 올랐습니다. 참고로 3층 선장실 옆에서 새우깡을 판매를 합니다. 한 봉지에 2,000원입니다. 삼천포항에서 사량도 내지항으로 가는 시간은 40분 정도 소요됩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새우깡을 갈매기들에게 던지는 재미를 누리고 있었고, 아내를 새우깡을 낚아채는 갈매기의 사진을 담을 것이라 노력을 합니다. 결국은 실패를 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유람선에서 갈매기가 내 손에 있는 새우깡을 낚아 채는 것을 보여줬기에 아내도 아이들도 시도를 했는데 주변에 우리 말고도 새우깡을 던져 주는 이들이 많아서 갈매기들이 사람 손에 있는 새우깡에 시선을 두지 않네요.
잠시 즐기는 사이에 배는 내지항에 도착했습니다. 관광버스로 온 일행들은 대항 또는 금평항으로 이동을 하네요. 아마 반대쪽에서 종주를 하거나 아니면 대항에서 옥녀봉까지만 오를 생각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내지항에서 걸어서 금북계로 향했습니다. 이 코스는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네요.
저도 이 코스는 처음이라 처음 등산로 입구를 찾지 못해서 20분 정도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스마트폰 카카오 맵을 띄우고 등산로 입구를 찾아서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출발 시각이 예정보다 20분 정도 늦었습니다. 사량도는 가장 높은 봉우리가 400미터로 높지 않지만 해수면에서 산행을 시작하기에 그리 녹녹지 않습니다. 그리고 종주를 위해서는 어느 구간을 이용하더라도 처음 첫 봉우리에 오르기까지는 급경사 구간을 계속 올라야 합니다.
저는 드론 가방을 등에 메고 아내는 등산 배낭을 등에 메고 산행을 시작했는데 아내와 아이들이 많이 쳐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해발 250미터 정도 봉우리에서 잠깐 휴식을 가지며 마트에서 구입한 삼각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제 시작인데 여기서 보는 삼천포항과 삼천포대교의 풍경 그리고 내려다보는 내지항의 풍경도 아름다웠습니다. 문제는 봉우리에 오르기 시작하면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혹, 종주구간 중 벼랑 구간을 지날 때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는 길 밖에 없습니다. 아내가 힘들어해서 이때부터 등에는 드론 가방을 가슴에는 등산 배낭을 메고 걸었습니다.
아내는 우리 밖에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걱정을 했으나 조금 더 나아가니 돈지에서 종주구간을 산행하는 이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정표가 있는 위치는 위의 산행지도에서 C 위치입니다. 이제 우리 말고 다른 이들도 함께 거닐기 시작하니 아내의 걱정도 사라지고 산행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사량도 지리산(지리망산)에 올랐습니다. 산행을 시작한 금북계에서 지리산까지는 2.4 Km 구간입니다. 위 사진에서 내려다 보이는 항구가 돈지항입니다. 사량도를 종주하는 또 다른 코스 중 하나입니다. 이날에도 내지에서 종주구간 산행을 시작한 것은 우리 가족 밖에 없었고, 돈지에서 올라오는 분들은 단체 산행이 있어서 꽤 있었습니다.
사량도 지리산에서 가족 사진을 찍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서 계속 거닙니다. 지금부터는 내리막 코스이고 그나마 사량도 종주구간에서는 제일 편하게 거닐 수 있는 구간입니다. 지리산에서 약 1.1 Km 정도 거닐어 내려가면 또 다른 이정표를 만나게 됩니다. 이곳에서 옥동(성자암) 쪽에서 올라오신 분들을 만났습니다.
다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오른쪽 끝 4시 시점 뒷쪽이 내지항입니다. 그곳에서 능선을 따라 쭉 돌아서 이곳까지 올라왔습니다. 내지항에서 오르는 종주구간은 삼천포대교, 삼천포항, 고성 상족암과 공룡박물관 등의 하이면 일대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능선구간에서는 사면의 바다를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사량도에서 가장 높은 달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부터는 위험하고 사고도 많이 발생하는 구간의 시작이라 특별히 아이들에게 당부를 합니다. 혹 조금이라도 겁나면 우회구간을 돌아가자고 했는데 도전을 하겠다고 합니다. 아내는 먼저 달바위로 가서 경치를 즐기고 있고 저는 뒤에서 아이들을 따라 갔습니다.
드디어 달바위에 도착을 했습니다. 해발 400 미터입니다. 사량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죠. 이곳에서 내려다 보는 4면의 경치는 정말 보지 않고는 그 아름다움을 논할 수 없습니다.
달바위에서 내려오면 이정표가 보입니다. 반대쪽에서 산행하는 분들을 위해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곳에도 달바위로 오르는 구간이 위험구간이라는 안내와 함께 우회로에 대한 안내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달바위에서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경사가 급하고 암벽구간이지만 사량도의 암벽구간 대부분 돌들이 작은 주상절기처럼 뾰족뾰족 튀어 나와서 천천히 조심해서 발을 딛고 손으로 잡고 움직이면 충분히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습니다.
발바위에서 내려와서 가마봉을 향해 가는 구간입니다. 지금부터는 경치를 즐기면서 천천히 거닐 수 있습니다. 이제 멀리 사량대교도 보이기 시작하고 출렁다리(구름다리)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출렁다리를 보더니 힘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이 대항해수욕장입니다. 아내와 저의 추억이 있는 곳이죠. 연애시절 이곳에서 캠핑을 했었는데 새벽에 소나기가 내려서 급하게 철수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래전 기억이지만 아직도 생생합니다.
다시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가마봉을 거쳐서 옥녀봉에 오를 것이냐 아니면 우회도로를 이용할 것인가? 이 구간이 그 유명한 철계단이 있는 코스입니다. 이번에도 아이들은 직진입니다. 직진해야 가마봉에 오를 수 있습니다.
드디어 가마봉에 올랐습니다. 우리는 지리산, 달바위, 가마봉을 찍고 이제 옥녀봉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잠깐 쉬었다가 옥녀봉으로 향했습니다.
이제 출렁다리와 사량대교가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이들이 출렁다리를 보고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흥분할 때가 아닙니다. 이유는...
우리 앞에는 수직암벽을 가로지르는 철계단이라는 난 코스가 남아 있습니다. 계단이라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혹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이 구간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정말 수직으로 세워진 계단입니다. 이날 우리 두 아이들은 다른 관광객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았지만 부모인 우리를 야단치는 것 같아서...
철계단을 내려오면 중간에 아이스크림과 막걸리는 판매하는 아저씨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고 준비해간 김밥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아이스크림은 바닐라맛 바인데 가격은 2,000원입니다. 어떻게 운반을 했냐고 물으니 헬리콥터로 운반을 했다고 하네요. 아니라고 하기에는 길이 너무 험하고 사실이라고 했을 때는 수익성이 나올지 의심스럽네요.
점심을 먹은 후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옥녀봉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깁니다. 출렁다리 앞에서 가바봉을 되돌아 보니 조금 전 내려왔던 철계단이 보입니다. 헐... 이곳에서 보니 더 아찔합니다.
드디어 출렁다리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기대했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풍랑경보가 내려졌고, 좁은 두 봉우리 협곡 사이로 다리가 놓여져서 바람은 더욱 더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가족이 이곳을 지날 때 다른 산행팀과 겹치지 않아서 충분히 주변 경치를 즐기고 사진도 남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옥녀봉만 남았습니다. 아래 사진의 11시 방향에 보이는 우뚝 솓은 봉우리가 옥녀봉입니다.
옥녀봉을 향하여 가는 도중 암벽 위 그 틈으로 뿌리를 내리고 홀로 외로이 자라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보여서 사진으로 남겨 보았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소중한 존재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 마다 이 소나무를 보고 느끼는 감정은 비슷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사량도의 마지막 목적지인 옥녀봉에 올랐습니다. 이제 금평항으로 내려가는 것만 남았습니다.
이제 이 구간만 내려가면 위험한 구간은 끝이 납니다. 이곳은 달바위 아래에 비하면 양호한 편입니다.
오늘의 종착지인 금평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소나무가 꽉 들어차 있어서 삼림욕을 즐기면서 거닐었습니다.
금평항에 도착하니 오후 1시입니다. 8시에 내지 금북계에서 산행을 시작해서 금평항까지 내려오기까지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금평항 여객터미널 주변에는 식당도 많고 편의점도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얼음컵과 음료를 구입해서 마신 후 내지항으로 가기 위한 마을버스에 올랐습니다. 버스는 1:40분에 여객터미널 옆에서 출발을 하고, 운임은 어른 기준 900원입니다. 아이들은 별도로 운임을 받지 않네요. 그리고 교통카드 됩니다. 편하네요.
이날 마을버스는 우리 가족만 이용을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내가 특별히 준비한 버스라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마침 일신해운에서 연락이 왔네요. 이날 풍랑주의보로 인해 오후 늦은 시각의 배편이 결항이 된다고 조금 일찍 서둘러 2시 10분 배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3:40분 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운항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금평항에서 내지항까지는 마을 버스로 15분 정도 소요됩니다. 일요일 아침 일찍 하루를 시작한 덕분에 하루를 알차게 보내게 되네요. 삼천포로 넘어와서 중앙시장에서 장을 보고 집으로 복귀 후 바로 목욕탕으로 향했습니다. 이날 사량도 산행으로 우리 가족은 또 하나의 즐거운 추억을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