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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 사진도 예술입니까?, 홍상현

하나모자란천사 2019. 8. 2. 01:00

 2019년 책 100권 읽기 쉰두 번째 책입니다


삼천포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다. 이 책도 사진과 관련된 책이다. 이 책은 어떻게 대여하게 되었을까? 도서관에서 사진과 관련된 책을 고르고 있던 중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아마도 진동선 작가의 책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진동선 작가가 이 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없다. 다만 사진의 예술적 가치에 대해 진동선 작가의 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이 책의 제목이 나의 시선을 끌었는지 모른다. '사진도 예술입니까?' 궁금했다. 참 이 책이 나의 시선을 끌게 된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대부분의 사진 책들은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지면의 절반 이상을 사진으로 채우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사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진이 거의 없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보았던 사진은 겨우 몇 장이 전부였다.





아쉽게도 이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책을 시작하기에 앞서 일러두기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은 저자의 박사 학위 논문 ‘추상적 다큐멘터리 사진의 기능성에 대하여’의 이론 연구 부분을 단행본 형식으로 수정·보완한 것이다. 쉬울 것 같지는 않다. 그럼에도 궁금했다. 논문에서 발췌한 내용이라고 했다. 석사 과정을 밟으며 나름 논문을 좀 읽었지만 내가 전공한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의 내용은 다르다. 쉽지 않겠지만 일단 읽어 나갔다.


이 책은 기술과 예술, 그리고 사진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사진이 등장하기 전에는 그림이 예술적인 기능 이외에 사실에 대한 기록물이라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진의 등장 이후에 그 지위를 넘길 수밖에 없었다. 그럼 예술은? 사진은 어떻게 발전할까?


조형예술로서의 사진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인쇄 공장에서의 과정과 많은 부분 유사하지만 그것은 결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쇄물과는 같지 않다. 이유는 사진 조형에 있어서는 ‘사진가‘라는 조형틀과 ‘사진기’라는 두 개의 조형틀의 조합에 의해 결과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사진 발명 초기에 보다 효율적인 기록과 복제가 가능한 기계장치인 사진이 등장했기 때문에 회화와 판화는 일부의 영역을 사진에게 내어 주어야만 했다. 왜냐하면 사진은 그들보다 뛰어난 모사 기능을 가진 투명한 도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진은 회화와 판화로부터 모사와 기록, 그리고 복제 등의 기능만을 양도받았을 뿐 그 방법 자체를 대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진이 등장한 이후에도 회화와 판화의 불투명성은 사진이 대체할 수 없는 예술적 표현으로서의 특수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역할을 했다.


역시나 이 책은 끝까지 읽을 수 없었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을 잡고 있을 만큼 내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그 시간에 다른 책을 읽어야 했다. 그래서 과감히 이 책을 내려놓았다. 이 책에 대해 나쁘게 말하고 싶지는 않다. 아직 이 책을 이해하기에 사진에 대한 지적 수준이 낮아서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이 책을 읽게 될지 모른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그때는 즐겁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