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202 - 사진 읽는 CEO, 한 장의 사진에서 배우는 통찰의 기술

하나모자란천사 2018. 8. 12. 06:40

 2018년 책 100권 읽기 여든일곱 번째 책입니다.


입추가 지나고 제법 시원해졌다. 이제는 새벽 무렵 창을 넘어오는 바람에서 시원함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몸에서 열기가 쏟아져 나와 그 열기를 주체할 수 없어 잠에서 깨었다. 찬물로 열기를 쫒아내기보다는 책을 읽으며 그 열기를 잊으려 했다. 열기는 컨트롤할 수 있었으나 끈적함을 참기가 힘들었다. 욕조에 물을 받고 반신욕을 했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책을 읽었다. 이내 잠이 들었다. 다시 잠을 깨고 개운한 상태로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사진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평소 내가 즐겨 읽었던 자기계발서 한 권을 읽는 느낌이다.




최근에 읽은 사진과 관련된 책은 출간된 지 10년 정도 되었다. 사진에 있어 10년이라면 꽤 오랜 시간이다. 사진이라는 기계에 최신 IT 기술과 영상을 처리하는 기술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에 있어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적인 요소가 아니다. 그럼 사진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제는 너무 많이 들은 이야기이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다. '폰카'라고 문제가 되겠는가> 어떤 도구를 쓰느냐는 전적으로 쓰는 자의 몫이다. 그러나 최종 결과물로 제시되는 것은 결국 콘텐츠다.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 이를 사진으로 비교하면 찍는 사람의 생각과 판단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프로 사진가들 사이에는 불문율이 하나 있다. 어떤 카메라로 찍었는가를 묻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가운 머리와 따듯한 마음이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지, 그것을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다. 똑같은 것을 보면서도 남들과 다른 것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려 있어야 한다. 아름다운 여인의 몸이다. 누드다. 그런데 누드라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여인의 풍만한 가슴이나 잘록한 허리는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남자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모두 다 가리고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진에 시선이 오래 남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사진을 찍은 작가는 나이가 50을 넘기고 이 사진을 남겼다고 한다. 그가 어떻게 이 사진을 남길 수 있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된다.



나의 장점이라면 무엇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그러나 꼭 내 세우고 싶다면 열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맥아더 장군과 레이건 대통령이 애송해서 유명해진 시가 있다. 사무엘 울만의 '80년 세월의 꼭대기에서'라는 시집이다. 이 시집에 담겨 있는 긴 시 중에 '청춘'이라고 시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 구절이 좋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아이러니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름에 갇혀질 때

20세라도 인간은 늙는다.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은 청춘으로 남는다.


나는 그렇게 청춘으로 남고 싶다. 나는 그렇게 내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항상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그 과정에서 사진은 마지막까지 놓지 않고 싶다. 바로 위 사진과 같이 일상의 소소한 흔적을 통해 누군가에게 작은 웃음이라도 던지고 싶다. 복잡한 세상을 사느라 힘든 당신에게 내 사진이 작은 웃음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선행이 아니겠는가.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열정, 2부는 상상력, 3부는 기본에 대한 이야기다. 좋은 사진을 위해서는 우선 열정이 있어야 한다. 열정이라면 나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상상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상상력 하면 아이들을 떠 올린다.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지만 자라면서 어른들에 의해 그 상상력이 차단이 되어진다. 다시 잠자고 있던 상상력을 일깨워야 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한다. 노력하고 있으니 나쁘지 않다.


마지막이 기본기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아직은 혼자의 힘으로 조금씩 나아가자. 나중에 정말 혼자의 힘으로 나아가기 힘들다고 생각이 들 때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도록 하자. 나에게는 아직 읽어야 할 책들이 많지 않은가. 잊지 말자. 최근에 사진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이제 누군가 왜 사진을 배우냐고, 어떤 사진을 찍고 싶냐고 묻는다면 '내 사진으로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들고 싶다'라는 말을 하자. 목표가 뚜렷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제 목표가 설정되었으니 나아가는 것만 남았다.


어디서 사진을 찍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어디에서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무얼 찍느냐는 것이다. 나는 사진이 일이 아니라 일을 하는 가운데 틈틈이 사진을 찍으면 된다. 웃음을 줄 수 있는 상황은 어디에서라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만 아직은 내가 잘 볼 수 없을 뿐. 이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 사회에 대한 이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얻어질 수 없다. 세상을 보는 눈을 먼저 익히자. 위 사진은 1941년 캐나다 의회에서 연설한 직후 찍힌 윈스턴 처칠의 모습으로 유섭 카슈라를 작가가 세상에 알리는 사진이 되었다. 왜일까? 중요한 일화가 있다. 그 정도는 비밀로 남겨 두어야 혹, 궁금해서 이 책을 읽는 이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