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여든한 번째 책입니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사진 이야기라면 어떨까? 궁금했다. 시작은 실망스러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2006년에 출간되었다. 책의 도입부에는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었는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하물며 최고의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카메라와 관련된 부분이니 책에서 소개된 카메라나 카메라와 관련된 이야기가 실망스럽지 않다면 그게 이상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 책은 후반부로 가면서 더 좋았다. 후반부는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또 사진에 대한 기술적인 내용을 다루지도 않았다. 사진을 타이틀로 한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어 있다. 뭐라고 표현을 하면 좋을까. 사진에서 한 걸음 물러서 있다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작가와 같이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면서 취미로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좋은 사진을 많이 봐야 한다고 한다. 내가 사진과 관련된 책을 연속해서 보는 이유도 카메라를 다루는 기술적인 내용이나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목적도 있지만, 책을 통해서 좋은 사진을 많이 보고 눈으로 감을 익히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전업 사진가가 아닌 소설가가 찍은 사진은 어떨까? 이제 사진을 시작하는 나의 눈으로 보면 차이가 없다. 책에 소개된 사진들은 하나 같이 좋다. 책을 읽으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임동헌 작가, 지금은 소설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신문사 기자를 직업으로 가졌던 적이 있고, 필카 시절부터 오랫동안 사진을 찍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취미로 사진을 하는 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의 사진에는 내공이 보인다.
사진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사진을 취미로 또는 직업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사진을 대하는 마음이나 자세를 생각할 수 있는 책이다. 소설가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사진과 소설을 비교하면서 설명하는 부분들이 많다. 역시나 한 분야에 통달을 하게 되면 모든 것이 통하게 되는 그런 능력을 작가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런 능력을 가진 이들이 부럽다. 사진이 아니라 사진을 찍다는 다는 것, 그 행위에 대해 궁금하거나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