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우리 동네 사천 맛집 (17) 진주순두부

하나모자란천사 2018. 7. 13. 12:10

살면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본 적이 있다. 나는 과연 미래의 행복을 위해 살 것인가? 아니면 현재의 행복을 위해 살 것인가? 나의 대답은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그 대답에 맞춰 행동하고 있을까?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단순하고 쉽게 내리는 답변인가? 그렇지 않은가? 둘 다 중요하다. 문제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두 가지 모두를 누린다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가진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가진 자라고 해서 이 모두를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다 가진 자라야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맞다. 중요한 것은 처음 내가 말한 가진 자는 물질적인 풍요를 가진 자를 말하는 것이고, 두 번째 내가 말한 가진 자는 정신적인 풍요를 가진 자를 말한다. 결국 행복의 기준은 자아에 있다. 스스로가 정신적인 풍요를 누리지 못할 경우 행복은 너무나 먼 곳에 있다. 나는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고자 노력한다. 자주 언급하는 '소확행'이다.




식도락은 아니지만 맛집을 즐겨 찾는 것을 좋아한다. 예전에는 정말 그랬다. 그렇다고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다만 아이들이 어려서 외식하는 것이 어려워 한동안은 맛집을 찾아다니지 못했다. 이제 아이들과 함께 다닐 수도 있고 아내와 단 둘이서만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 때문에 주변에서 어느 집 음식이 맛있더라라는 얘기를 들으면 기억해 두었다가 시간을 내어 방문한다.


가끔은 인터넷을 통해 맛집을 검색해서 가고 싶은 집은 잊지 않도록 아이폰의 미리 알림(To-do List)에 등록을 해 놓는다. 아이폰의 미리 알림은 친절하다. 시간을 맞춰 놓고 설정이 가능하고, 특정 지역 등록도 가능하다. 생각도 못했는데 맛집 근처를 지나게 되면 등록된 알림이 GPS를 기반으로 근처를 지날 때 알려 준다. 그래야 그 집을 지나치지 않고 들릴 수 있다. 세상은 참 편리해졌다. 사람도 스마트해져야 한다.



이 집은 지인이 다녀오고 나서 괜찮더라고 추천한 집이다. 일단 내가 살고 있는 동강아뜨리에 아파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차를 타고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그래서 미루고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수요일 외근을 다녀와서 저녁때를 놓쳤다. 퇴근 후 집에서 저녁을 먹어야 하는 상황인데,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직 저녁을 먹지 않았다고 했다. 문제는 아직 저녁 준비도 안 되었다고 했다. 날도 더운데 불 앞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아내도 힘들겠다 싶어 외식을 권했다. 최근에 주말에 빠지지 않고 외식을 해서 외식비가 과다 지출이 되어 아내가 외식을 줄이자고 했지만, 피하기 힘든 유혹이다.



멀지 않은 곳이고, 가격도 부담이 안 되기 때문에 결국 아내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가족이 함께 외식을 하기로 했다. 바로 이곳이다. 



주인장인 할머니가 1968년도부터 진주에서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은 진주에서 이곳 사천 선진리성 아래 바닷가 마을로 옮겨서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은 할머니를 대를 이어 아들인 사장님이 운영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할머니가 식당에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음식은 할머니가 준비하고 서빙을 아들인 사장님이 하고 있다. 순두부 4개를 시켰다. 이어 위의 찬들이 나오고 곧 큰 그릇에 쌀밥이 담겨 나오고 그 위에 참기름이 뿌려져 있다.



이곳에 오기 전 블로그 검색을 통해 이곳 순두부를 맛있는 먹는 법을 미리 익히고 갔다. 양푼에 밥이 담겨 나오고 참기름이 뿌려져 나오는 것은 나물과 함께 순두부를 비벼 먹으라는 것이다. 이곳 순부부를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잠시 후 순두부가 나왔다. 다른 곳에 비해 약간 다르다. 먼저는 밥에 고추장을 넣고 찬으로 나온 반찬을 넣고 그 위에 순두부를 올려서 쓱쓱 잘 비빈다. 그리고 맛있게 먹으면 된다.




순두부 양은 충분하기에 비빔밥과 함께 순두부 국물을 먹으면 된다. 이곳 순두부는 고추장보다는 된장이 더 많이 들어가 간 것 같다. 새우도 들어가 있고, 버섯도 함께 들어가 있다.



비빔밤과 순두부는 좋았다. 그런데 밑반찬으로 나온 찬들이 대체적으로 간이 조금 세다. 아무래도 비벼서 먹는 것에 맞춰져서 그런가 보다. 우리 집은 나의 고혈압으로 인해 저염식을 먹는다. 아내가 조금은 걱정이다. 일반 식당에 비하면 간이 보통의 수준이라 생각한다. 단, 밑반찬으로 나온 제육볶음에는 좀 다른 향신료가 들어간 것 같다. 아내도 나도 제육볶음을 딱히 끌리지 않았다. 



순두부와 비빔밥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추천할만했다. 맛있게 먹었기에 깨끗이 그릇을 비웠다.



가격은 일반 식당의 한 끼 식사 수준이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해가 늬엇늬엇 저물어 가고 있었다. 사천만에도 노을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식당에서 야구 중계를 보고 있고, 아내와 나는 해변을 거닐었다.



식당을 빠져나오면 주변에 카페도 3곳이 있다. 평일이라 카페에 사람들은 많지 않다. 지금은 해변에 길 확장 공사와 수변 공원을 조성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빨리 공사가 끝나고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다.



조금 일찍 나온다면 선진리성 둘레를 따라 산책 후 이곳에서 사천만의 노을을 즐기고 출출함이 느껴질 때 이곳에서 석양을 보면서 저녁을 먹으면 딱일 것 같다. 맛과 함께 멋도 먹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좋았다. 음식도 좋았지만 아내와 둘이서 해변을 거니는 시간이 더 좋았다. 깔끔한 순두부가 생각난다면 이곳 추천한다. 다만 사람에 따라 호불호는 달리 할 것 같다. 원래 입 맛은 개인적인 것이니 최종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