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맛집을 소개하는 글을 오래간만에 작성합니다. 새로운 맛집을 찾아서 방문을 해야 글을 작성할 수 있는데 새로운 맛집을 찾아 나서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것보다 기존의 것에 더 애착을 갖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그저 나이가 드는 것이 씁쓸할 뿐입니다. 2018년 우리 동네 맛집으로 처음 소개할 곳은 '진국명가'라는 국밥집입니다. 이름 그대로 국물이 진국인 곳입니다. 이곳이 지난해 제가 주말이면 찾는 곳인 아지트 사천 '띠아모' 앞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제가 원래 국밥을 좋아합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저도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국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망설임도 없이 돼지국밥 한 그릇을 주문했습니다.
진국명가가 제 아지트 옆으로 옮긴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워낙 돼지국밥을 좋아해서 주변의 사람들이 이 집이 맛있다는 얘기를 했지만 기존에 이용하는 돼지국밥 집도 나쁘지 않아서 굳이 새로운 집을 찾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나의 아지트 앞으로 이전을 했습니다. 마치 내가 찾지 않는다고 나를 위해 아지트 앞으로는 옮긴 느낌입니다. 위의 사진도 아지트인 띠아모에서 커피를 마시며 찍은 사진입니다.
2017년도에 혼밥족이라는 키워드와 이 시대의 트렌드가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져서 이제 혼자서 밥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꼭 트렌드가 앞서는 서울이 아니더라도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저야 혼밥족이 아니더라도 작년에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통해서 굳이 남을 의식해서 삶을 살 필요는 없다. 나의 작은 행동을 타인들은 신경을 써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음식을 시키고 사진을 찍는 것도 이제는 어색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 생각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뿐입니다.
혼자 먹는 상차림이 간소하게 나왔습니다. 식당에서도 전혀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돼지국밥집에서 나오는 밑반찬 그대로 상차림이 나왔습니다. 특별히 김치는 김장김치 외에 겉절이가 따로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겉절이를 좋아해서 좋았습니다.
사진도 티 나게 겉절이를 먼저 찍었습니다. 보기에도 먹음직스럽죠?
김장김치도 깍두기도 적당하게 익었습니다. 뭐 보기에는 밑반찬을 너무 적게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통상 국밥을 먹을 때는 찬을 잘 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에 남기는 것보다는 부족하면 더 달라고 해서 버리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밑반찬을 더 시키지 않고 상차림을 깨끗하게 비우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돼지국밥이 나왔습니다. 위에 파를 많이 올려 주었네요. 밥을 국물에 말기 전 먼저 국물을 한 숟갈 떠서 간을 봅니다. 밑간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새우젓과 다대기장 그리고, 된장과 부추를 넣고 간을 맞춥니다. 돼지국밥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좀 있습니다. 그 냄새 때문에 돼지국밥을 먹지 않는 분들도 있죠? 저는 냄새를 줄이기 위해 국밥에 된장을 넣어 먹습니다.
처음 몇 숟갈을 먹을 때 왜 고기의 잡내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릇이 조금씩 비워지면서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집의 국물 맛이 다른 집과 약간 다르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뭐가 다를까? 시원한 맛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위 사진에서와 같이 콩나물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 모르겠네요. 암튼 다른 집에서 먹었던 국밥과는 다른 맛이었습니다.
이 집은 특유의 돼지고기 잡내를 잡는 데는 실패를 했지만 특별한 국물 맛으로 인해 잡내를 잊고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었습니다. 진국명가라는 이름 그대로 국물이 진국이라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식당인데도 카페처럼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네요.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할까요? 손님들이 눌러앉으면 어쩌려고 저러나? 아니면 손님이 많아서 내 주문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도록 손님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을 해야 하는가? 주인장의 뜻은 알 수 없지만 잠깐 기다리는 동안 인터넷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서 나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