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첫 번째 맞이한 일요일 아침 일요일 새벽이 되어서 잠이 들었지만 어김없이 6시가 되기 전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오늘은 온 가족 산행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가족들도 일찍 깨우려 했는데 둘째 녀석이 깨우기도 전에 일어나고 큰 아이는 일어나더니 안방 침대로 옮겨서 다시 잠을 자고 있네요. 조금 일찍 나서기 위해 일요일 아침은 제가 준비합니다. 메뉴는 구운 김에 갖 지은 밥입니다. 압력밥솥에 갖 지은 밥은 김에 돌돌 말아서 먹어도 아침 식사가 됩니다. 밥 짓는 소리에 아내도 잠에서 깨우 식구들은 가볍게 아침을 해결하고 8시쯤 와룡산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오늘은 남양동 군부대를 지나 도암재로부터 새섬봉으로 오르는 구간입니다. 이 구간은 돌 구간과 암벽으로 조성된 낭떠러지 구간이 많아서 아이들에게 특별히 당부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래간만에 이 코스를 이용해서 와룡산을 올랐는데 그 사이 산행을 시작하는 등산로 입구가 변경이 되었네요.
약불암을 돌아가는 길이 차단이 되고 개울 건너에 민재봉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있습니다. 바뀐 길로는 처음이었지만 중간에 편백(삼나무) 구간도 있어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도암재를 오르고 나니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늘 산행하기에는 너무 좋은 날씨입니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산에 다른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도암재로부터 새섬봉까지는 경사도 있고 길도 조금은 험한 편이라 아이들이 걱정이 되었으나 아이들은 걱정과 달리 잘 올랐습니다. 오히려 내가 문제였습니다. 드론 가방에 물과 간식까지 메고 올랐는데 등산화까지 말썽이었습니다. 최근에 가벼운 산행만 해서 운동화 또는 트레킹화를 신었는데, 오늘 경등산화를 꺼내어 신었는데 세상에나 고무가 삮아서 밑창이 분리가 되어버렸습니다. 때문에 돌 위에서는 그냥 미끄러져 버립니다. 그렇다고 중간에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한 발짝씩 조심해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제가 도암재 구간을 이용하면서 제일 좋아하는 암벽 구간입니다. 지금은 목책으로 길이 조성이 되어 있었지만 처음 사천에 내려와서 와룡산을 오를 때만 하더라도 이 구간을 밧줄을 타고 이용을 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맞은편 상사봉을 뒤로 삼천포 시내의 전경과 사량도와 남해까지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돌무더기 구간도 누군가의 수고로 돌무더기를 계단처럼 차곡차곡 쌓아 놓아 쉽게 이 구간을 올를 수 있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와룡산을 오를 때 백천재를 통해서 민재봉으로 오르는 구간을 이용했었는데 이유는 돌무더기 구간과 새섬봉의 바위 구간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이 구간이 계단처럼 정리가 되어 있어서 아이들도 쉽게 이 구간을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도암재에서 새섬봉에 오르는 경사구간을 다 지나 능선에서 뒤로 새섬봉을 바라보며 작은 아이 녀석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낭떠러지 앞에서도 촐싹대는 녀석을 보며 저는 간이 콩알만 해지는데 녀석은 아무렇지 않네요. 아무튼 끝까지 주의를 하라고 아이에게 당부를 합니다.
이번에는 청룡선원을 뒤로하고 아이와 사진을 찍어봅니다. 아내와 큰 아이는 먼저 올라가고 있어서 함께 사진을 남기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인데 조금 여유롭게 쉬어서 풍경을 즐기고 오르면 좋으련만 목적지인 새섬봉을 향해 계속 걸어가고 있네요.
그냥 주위를 둘러보니 모든 것이 풍경화를 보는 듯합니다. 와룡저수지(용두공원) 쪽을 내려다보니 다행스럽게 와룡지에 물이 가득합니다. 지난번 용두공원에 갔을 때 바싹 마른 와룡지를 보면서 걱정했는데 이제 다시 물로 가득한 것을 보니 그냥 내 맘이 풍요롭습니다. 내년 봄에는 올해처럼 가물지 않아야겠지만 그렇더라도 와룡지의 가득한 물을 보니 그나마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제 일어서서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새섬봉을 올려다보았습니다. 12시 방향으로 우뚝 솟은 봉우리가 바로 새섬봉이고 그 뒤로 1시 방향이 민재봉입니다. 새섬봉에서 민재봉까지 능선 구간도 대략 1.6Km 거리여서 오늘은 새섬봉에 오른 후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도암재에서 왼쪽 등산화 밑창이 분리가 되더니 이번에는 오른쪽 등산화 밑창까지 분리가 되어 버리네요. 지금부터는 암석 구간인데 정말 걱정입니다. 한 걸음씩 조심스럽게 가족들을 뒤따라 거닐었습니다. 그냥 트레킹화를 신고 왔으면 이런 고생을 안 했을 텐데 오늘 완전히 사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등산화를 꺼낼 때 아내가 그냥 트레킹화를 신고가라고 말을 했는데 그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으나 이미 소용없는 일입니다.
드디어 목적지인 새섬봉에 오른 후 가족사진을 남깁니다. 오늘따라 저는 계속 눈을 감고 있습니다. 셀카봉이 있으니 가족사진에 나도 빠지지 않아서 좋네요. 큰 아이가 가족이 함께한 행상에 항상 아빠는 없다고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아빠도 함께 했다는 것을 남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둘째 민서의 새섬봉에서의 독사진입니다.
큰 아이 준서의 독사진입니다.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잠깐 쉬면서 부족한 수분도 공급하고, 준비해 간 간식(각자 자유시간 1개와, 마늘빵 한 조각)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이제는 산에 오를 때 최소한의 먹거리만 가져옵니다. 그냥 산을 오르고 풍경을 즐기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산하기 전에 오늘 산행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드론을 준비합니다. 다행스럽게도 날씨도 좋고, 지구자기장도 높지 않아서 드론을 띄우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요즘 DJI 드론이 펌웨어 업데이트 이후 오작동으로 인한 추락도 많고, 또 높은 산이라 갑자기 돌풍이 불어서 조금 걱정이 됩니다. 처음 드론을 준비하고 하늘로 띄우려고 할 때에 바위 아래쪽에서 상승 기류가 있어 띄우지 못하고 조금 더 기다린 후에야 드론을 띄울 수 있었습니다.
우선은 액션캠으로 담은 사진들을 먼저 남겼습니다. 영상은 컷 편집 후 다시 정리해서 올릴 예정입니다. 참 결국은 등산화 때문에 내려올 때 사고가 있었습니다. 심하게 다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입니다. 암벽 위에서 미끄러져 한 바퀴를 굴렀는데 등에 드론 가방이 있어서 더 구르지 않고 멈출 수 있었습니다. 팔과 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는데 오늘은 하산 후 목욕탕과 사우나에서 피로를 풀었는데 내일은 타박상으로 인한 통증이 있을 것 같습니다. 산행할 때 등산화를 미리 점검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 등산화가 거의 20년이 다 된 것 같네요. 다치고 나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후회합니다. 그렇지만 오늘 산행은 다친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