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nd stage of Life

인생을 두 번 사는 이모작 인생

하나모자란천사 2017. 7. 17. 06:45

평균수명의 증가는 그동안 우리 인간들이 살아온 삶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학교를 졸업한 다음에 직장에 취직하여 정년퇴직할 때까지 계속 근무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머지 많아 평생 한 직장을 다니거나 하나의 직업을 가지고 평생을 사는 일은 찾아보기 힘들게 될 것이다.




평균수명 80~100세 시대에는 60세에 직장생활을 그만둔다고 해도, 앞으로 살 게 될 날이 무려 20~40년이나 더 남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리 은퇴 계획을 잘 짜서 사는 사람들은 앞으로 인생을 2개, 또는 3개로 쪼개 사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진국들에서는 오래전부터 '제2의 인생(Second Life)', '제2의 경력(Second Career)'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이 말은 지식사회(Knowledge Society)의 도래를 예언했던 피터 드러커 교수가 사용해서 유명해진 말이다. 한국에서는 이를 '이모작 인생'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농사를 일찍 서두른 농부는 1년에 논농사를 두 번 지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따온 표현이다.


이를 우리의 인생에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40~50세까지 한 번의 인생(제1의 인생)을 산 다음, 직업을 다른 것으로 바꾸어 죽을 때까지 또 한 번의 인생(제2의 인생)을 산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대학을 졸업한 후 제조업체에서 20~30년가량 일한 다음 직업을 바꿔 교사로 근무하거나 창업을 하여 사장으로 근무하는 것이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 평생 3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삼모작 인생'까지 살 수 있을 것이다. 이모작 인생, 삼모작 인생을 사는 것이 일반화되면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직업관은 앞으로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직업은 평생 하나만 갖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2~5개씩 얼마든지 가질 수 있다는 직업관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에는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을 능력의 증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모작 인생, 삼모작 인생을 사는 것은 수명이 증가한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도록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젊은 나이에 구조조정으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무려 20~30년 동안 그런 생활을 해야 한다. 이렇게 사는 것을 삶을 너무 지루하게 보내는 것이다. 좀이 쑤셔서라도 밖으로 나와 결국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젊은이들은 이미 이러한 사회 변화에 적응해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젊은 샐러리맨들의 근속연수는 6년 정도에 불과하다. 월급을 조금이라도 더 주고, 승진을 약속하는 기업이 있으면 즉각 보따리를 싼다. 요즘 취업 빙하기를 겪고 있는 젊은이들 가운데는 아르바이트, 파트타이머, 비정규직 등을 전전하여 벌써 3~5개의 일자리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좋은 방향이든 좋지 않은 방향이든, 고용시장의 환경변화가 이모작, 삼모작 인생의 확산을 유발하고 있는 셈이다.


80~100세 인생의 도래는 가족 구조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결혼을 평생 한 번 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앞으로 죽을 때까지 두세 번씩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인생 100년 시대에는 마음에 안 맞는 배우자와 평생을 산다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의 수명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혼율 또한 높아질 것이며, 그에 맞춰 새로운 짝을 만나려는 중년, 노년 남녀들의 연애사업 또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