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ple Life

미니멀 라이프 실천 후 달라진 것들...

하나모자란천사 2017. 6. 11. 18:19

일요일이다. 오늘은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서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있는 중이다. 오늘은 사람을 만나는 약속이 있지 않아서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되었다. 중간에 고민도 했다. 아이들이 문제다. 아니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에 익숙지 못한 내가 문제다. 극복해야 하는 과정이다. 아니 숙제다. 이런 시간들이 나에게는 필요하다. 지금은 오후 5시를 향하고 있다. 침대에 엎드려 전자책으로 프랜신 제이의 '단순함의 즐거움'을 마저 읽고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미니멀 라이프와 관련된 책들을 총 정리한 것 같아서 좋다. 책을 읽다 보니 책에 있는 내용들 중 대부분은 이미 행동으로 옮기로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기분이 더 좋다. 이제는 이 생활을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잠시 책 읽는 것을 내려두고 오늘 아침 눈을 뜬 후 나의 하루를 되돌아보았다. 분명 미니멀 라이프를 시행하기 전과는 달라진 하루다. 많은 것들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느낌을 혼자만 간직하고 싶지가 않아서 글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일요일이지만 습관적으로 5시 30분에 잠에서 깨었다. 간단히 세수와 양치를 하고 책을 읽었다. 오늘은 논어 3편 팔일을 읽었다. 입이 텁텁하다는 느낌 때문에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녹차 한잔을 마시고 논어와 관련된 블로그 포스팅을 하나 올렸다. 아침 7시 30분이다. 일요일 아침 이 시간에는 '영상앨범 산'을 본다. 이유는 이전에 올린 포스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래에 링크를 걸어 두었다.


그리고, 어제 아내와 보다가 잠든 영화를 다시 보았다. '특별시민'이다. 집에 대형 TV는 없다. TV 셋톱박스는 컴퓨터 모니터와 연결이 되어 있다. TV는 내 작업실에서만 볼 수 있다. 그것도 올해 8월 말까지만이다. 3년 약정이 풀리는 순간 TV를 집에서 완전히 제거할 계획이다. TV를 없애더라도 최소한 문화생활을 누리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제는 아이들도 자라서 아이들을 두고 아내와 단 둘이 극장에도 갈 수 있게 되었다.


9시쯤 영화를 다 보고 아침을 먹었다. 일요일이지만 아내가 진수성찬을 준비해 주었다. 고맙고 감사하다. 평일에 아이들과 함께 밥 먹을 시간이 없는 것에 대한 보상이다. 아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집안 청소는 내가 하기로 했다. 이제부터가 미니멀 라이프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그동안 평면이 되는 공간에 물건을 두는 것을 줄였다. 잠자리에 일어나서는 방바닥에 이부자리부터 정리를 하고 있고 옷들은 세탁함으로 이동하거나 옷장 옷걸이에 걸어 두는 것이 습관화가 되었다. 거실에도 책꽂이를 줄이고 불필요한 책상이나 테이블들은 이미 다 제거를 한 상태다. 


그래서 청소기를 돌리는데 걸리는 게 거의 없다. 바닥에 아무것도 놓인 게 없다면 사실 청소기를 돌리는 것은 일도 아니다. 청소기를 돌려 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청소기 돌리는 것보다 이부자리 정리하고 테이블이나 의자를 옮기고 하는 것들이 더 힘들다는 것을...


청소기를 돌린 후 걸레질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식탁과 거실 테이블을 포함해서 테이블 위에 놓인 물건이 없기에 청소기를 돌리면서 날린 먼지를 닦아 주는데 어려울 게 없다. 가볍게 테이블과 선반 등을 물걸레질을 하고 나서 바닥은 찍찍이로 된 대걸레를 이용해서 쓱싹 한 번 닦아 준다. 


비우기 이후에 우리 집 바닥 청소 중 가장 손이 가는 부분은 소파 아래와 식탁 의자 정도뿐이다. 기회가 되면 소파만 바닥 청소가 쉬운 것으로 바꿀 생각은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그리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아내는 설거지를 끝내고 나는 청소를 끝내고 나니 집이 아늑하니 좋다. 이제 장소를 주방의 식탁으로 옮겼다. 미니멀 라이프 이후 집에 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원목 식탁인데 테이블 보를 올리고 그 위에 두꺼운 유리까지 올려 두다 보니 이곳은 누가 보더라도 식탁이었다. 식탁이라는 이미지가 고정되어 있다 보니 그곳에는 물주전자와 수저통 그리고 간식거리 등이 항상 올려져 있었다. 밥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이용하지 않았던 공간이다.



그런데 미니멀 라이프 이후 테이블 보도 걷어 내고 유리도 걷어 내고 원목 그대로 사용한다. 식욕을 돋우는 황색 계열의 백열등 조명 때문일까 테이블을 깨끗이 비우고 나면 웬만한 카페보다 더 분위기 있어 보인다. 그래서 굳이 카페로 발걸음 하지 않고도 이곳에서 일을 보면 집중도가 높다. 이곳에 앉아서 오늘 아침에 본 영상앨범 산과 관련된 주제로 포스팅을 하나 올렸다. 



오늘은 꼭 이 책을 다 읽고 독서노트를 정리하고 싶은데 생각보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아침에 내리 비 때문인지 청소하면서 흘린 땀 때문인지 찝찝함이 느껴져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다. 졸립다. 그래서 낮잠을 청했다. 두 시간 넘게 푹 잔 것 같다. 배가 고파 왔다. 아내가 잠든 사이 어머니 댁에서 직접 공수한 햇감자를 삶아 놓았다. 감자로 허기를 충분히 달랠 수 있었다. 감자나 고무마 같은 뿌리채소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내 몸이 원하기 때문일까? 요즘은 맛있게 잘 먹는 편이다.



잠깐 시간을 내어서 아내의 도움 요청에 응했다. 오늘의 미션은 어머니 댁에서 가져온 마늘을 까고 다진 후 팩으로 만들어서 냉동 보관하는 것이다. 생활의 지혜다. 예전에 어머니께서 애써 농사를 짓고 수확한 마늘을 가져와서 베란다에 보관을 했는데 여름 장마 때문인지 아니면 고온 때문인지 절반 이상을 썩어서 버렸다. 이후로는 갓 수확한 마늘을 수분이 충분할 때 바로 까서 찧은 후 팩으로 만들어 냉동 보관했다. 이제는 요리할 때 비닐 팩 하나를 꺼낸 후 냉동 상태로 칼로 4 등분하고 요리할 때 조금씩 손으로 잘라 넣으면 끝이다. 색깔도 변하지 않고 마늘향도 유지되고 좋다.



오후 3시쯤 지나니 배고 고파왔다. 아이들도 배가 고프다고 조르기 시작했다. 오늘은 가볍게 국수를 먹기로 했다. 면은 내가 삶고 아내는 양념장을 만들었다.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열무김치도 있어서 열무 비빔국수를 만들어 먹었다. 아이들도 내 식성을 닮아서 인지 국수를 좋아한다. 간단하게 준비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잠깐 휴식 후 아이들의 숙제를 같이 봐준다. 스스로 알아서 하면 좋으련만...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이해가 되지 않고 이해를 할 수도 없다. 내가 적응을 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은데 그게 힘들다. 아이들 숙제를 끝내고 밖으로 내어 보냈다. 저 또래의 아이들과 뛰어노는 것도 좋은 학습이라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내 시간이다. 좀 편안하게 침대에 엎드려 책을 읽고 있다가 오늘 하루를 생각해 보니 예전과 많이 바뀐 것 같아서 글로 내용을 남기고 있는 중이다. 프래신 제이의 책에 미니멀 라이프를 위한 알짜 팁들이 잘 정리해서 소개를 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 이제 습관화가 되어 유지하고 있는 것들이다. 2개월이란 짧은 시간에 꽤 빨리 미니멀 라이프에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다행이다. 이렇게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책 때문이다. 그간 읽었던 책들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아내의 동참이 큰 힘이 되었다. 어쩌면 나보다 아내가 더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책에서 소개된 팁 중에서 제자리 만들어주기, 한도 정하기, 공간 제한하기,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를 내 보내기, 파레토 법칙을 이용한 정리하기, 가족의 수에 맞추기 등은 이미 잘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제 막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 아래에 내가 읽었던 다양한 책 보다 한 권의 이 책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추천을 한다면 아래 66번의 책 '단순하게 사는 즐거움'과 지금 읽고 있는 프래신 제이의 '단순함의 즐거움' 이렇게 읽으면 책에 대한 부담도 줄이면서 미니멀 라이프에 빠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권 더 있다. 올해 읽지 않아서 독서 노트에 기록은 없지만 나에게 미니멀 라이프를 알게 해 준 책이다. 바로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이다. 한 번 도전해 보라. 분명 당신의 생활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