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백 서른다섯 번째 책입니다
그의 책은 믿고 읽는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힘든 시기다. 굴곡 없는 인생이 있으랴. 살다 보면 누구나 다 굴곡을 겪는다. 지금 내가 그 시기를 지나고 있다. 나름 인생의 좌우명이라고 여기는 탈무드의 글을 생각한다. '이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 It shall also come to pass!' 지금의 상황도 언젠가는 지나갈 상황이다. 지혜롭게 이겨내자. 이럴 때 자기 계발서가 필요하다. 어떤 책을 누구의 책을 읽을까? 잠시 고민했다.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책도 나쁘지 않다. 리디북스 구매 목록에서 책을 검색했다. 박웅현 그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여덟 단어'라는 제목의 책이다. 부제가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라고 되어 있다. 딱 보고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그의 책은 믿고 읽을 수 있다.
그의 책은 빠짐없이 구입하고 읽는다. 박웅현을 알게 된 책은 '책은 도끼다'라는 책이다.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책은 도끼다를 읽었다. 당시에는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인문학이라는 이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었다. 그의 책은 인문학에 대한 입문서였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책은 도끼다를 읽은 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읽고, 김훈의 '칼의 노래'와 같은 소설을 읽었다. 이후로는 소설을 종종 읽는다. 어쩌면 그의 '책은 도끼다'가 자기 계발서 위주의 편협했던 나의 독서 편향에 대한 치료제였다.
'여덟 단어'는 어떤 내용의 책일까?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와 관련된 여덟 단어는 무엇일까? 그것은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다. 그 첫 번째는 '자존'이다. 작년에 고민했던 내용이다. 작년에 이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었다. 책도 이와 관련된 내용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런데 다시 그 키워드다. 뭐 어떠랴 필요하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작년 한 해 자존과 관련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나를 찾기 위해, 나를 발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다. 올해는 사진으로 관심사를 돌렸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사진 또한 나를 발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독서 후기에 가능한 책의 내용을 옮겨 적기보다는 내 생각을 정리해서 단 몇 줄이라도 적으려 한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돈, 명예, 권력 등이 행복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이런 조건이 행복한 삶을 위한 조건이라면 이런 것을 가지고도 삶을 포기하는 이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가난한 삶을 살면서도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물질적으로 풍족할 때 행복했는가? 아니다. 내가 하는 일에 만족할 때 행복했다. 결국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존이 있는 사람은 풀빵을 구워도 행복하고, 자존이 없는 사람은 백억을 벌어도 자살할 수 있다.
아모르파티(Amor fati)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기억하자. 라틴어로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와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결국 자신의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고, 삶을 대하는 자세가 죽음을 생각한다면...
피카소의 추상화된 소 그림이 생각난다. 본질을 간파하고 있다면 다 버려도 된다. 반대로 말하면 본질을 간파하지 못하고 있다면 다른 모든 것을 가지고 있어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경험상 돈을 따라가면 재미도 없고 재미를 따라가면 돈도 따라오더군요. 그런 경험에 따를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돈은 본질이 아닙니다. 돈을 따라가지 말고 내가 뭘 원하고 싶은지 내 실력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그것을 따라가세요.
고전의 사전적 의미는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온 세상을 품을 것 같았던 사랑도 지워지고, 아름답던 얼굴도 시들고,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던 치욕의 순간도 흐려지고, 날아오를 듯한 환희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진다. 처음 언급했던 탈무드의 지혜와 같은 맥락이다. 대부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잊히는데 고전은 시간과 싸워 이겨낸다. 내가 작가의 '책은 도끼다'를 읽고, 읽었던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가 그렇다. 작가는 고전을 '견고한 영원의 성(城)'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의 눈을 갖고 싶다. 작가는 시인의 눈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시인을 일반인이 보지 않았던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느낌을 글로 표현했다. 천천히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것들이다. 그러나 삶을 급하게 살다 보면 절대 본질을 볼 수 없다. 연습이 필요하다. 가끔은 멈춰 서야 한다. 그래야 볼 수 있다. 나도 시인의 눈을 갖고 싶다. 2019년에는 시집을 많이 읽으려 한다.
현재의 충실하자. 작가의 글이 기억에 남는다.
"개처럼 삽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부연 설명을 부탁해서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들 자면서 내일의 꼬리 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죠.
그의 책을 읽으면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다. 유튜브로 그가 언급한 음악을 듣고, 그가 언급한 다른 책을 검색하고, 그가 이야기한 영화를 보게 된다.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 그리고 한 편의 영화를 보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킹덤 오브 헤븐>이라는 영화다. 추천한다. 절대 3시간이 아깝지 않다.
"... 전 대장장이입니다."
소통에 대한 이야기다. 나름 카운슬링을 가끔 한다. 팀원들이 일 또는 개인사로 힘들어하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소통의 시작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그가 추천한 책이 있다. '오래된 연장통'이란 책이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리디북스에서 책을 검색했다. 그리고 카트에 담았다.
소통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나와 다른 상대를 배려하는 게 필요합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같은 말이라도 공간이 다르면 다르게 이해가 됩니다. 그러니 다른 공간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배려가 필요하죠.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이다. 인생에 공짜는 없다. 하지만 어떤 인생이든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기회는 찾아온다. 내가 가진 것을 잘 들여다보고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어야 한다. 준비가 필요하다. 적어도 나만 가질 수 있는 무기 하나쯤은 마련해 놓아야 한다. 인생의 승부는 그 순간에 결정이 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행복은 풀과 같습니다. 풀은 사방천지에 다 있어요. 행복도 그렇고요. 풀은 생명력이 무척 강합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죠. 긍정적인 풀의 생명력 덕분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듯 어떤 조건에서도 행복을 찾아낸다면 살아가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