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Weekend getaway

11월 첫 가족 산행 - 고성과 통영을 품고 있는 벽방산 가을 산행

하나모자란천사 2018. 11. 10. 12:44

11월 4일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은 둘째 아이의 생일이다. 아내가 수고한 날이다. 아내는 지금 휴식이 필요하고, 둘째 아이는 생일이라 이벤트가 필요하다.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계획이 필요하다. 하나 더 있다. 나는 산행이 필요하다. 운동을 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계획은 내가 세워야 한다. 10월 마지막 가족 산행을 고성에 있는 거류산으로 다녀왔다. 엄홍길전시관에서 고성군 10대 명산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사천과 이웃하고 있는 곳이지만 고성에 있는 산 중에서는 갈모봉과 연화산, 적석산 외에는 몰랐다. 지난 거류산 산행까지 고성의 10대 명산 중 적석산, 연화산, 거류산은 올랐다. 욕심이 생겼다. 나머지 산들도 오르고 싶다. 어렵지 않은 욕심이다. 실행에 옮기면 그만이다. 11월 가족 산행을 실행에 옮겼다. 이번에는 벽방산이다. 벽방산은 고성과 통영을 모두 품고 있다.






아무리 낮은 산을 오르더라도 사전에 충분히 산행 계획을 수립한다. 산의 고도와 걷는 거리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물과 음식을 준비한다. 



벽방산은 해발 652 미터이다. 벽방산 산행은 안정사 주차장에서 주차 후 안정사를 지나 의상암을 찍고 벽방산 정상에 오르고, 하산은 안정재를 거쳐 은봉암을 찍고 다시 안정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산행 거리는 4.8 Km이고 시간은 3시간 정도 예상을 했다. 집에서 9시 정도 출발, 안정사 주차장에 10시쯤 도착 후 바로 산행을 시작하면 오후 1시쯤 하산을 할 수 있다. 점심은 하산 후 미리 검색해 둔 '안정보리밥'에서 먹기로 했다. 점심 식사 후 아이들 생일에 맞춰 통영에서 루지를 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계획에 맞춰 집에서 9시쯤 두 아이를 데리고 산행에 나섰다. 안정사까지 가는 길은 지난번 거류산을 가는 곳을 지나쳐 가기 때문에 길은 익숙했다. 예상대로 10시를 조금 넘기고 안정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면 앞에 보이는 안정사 슈퍼에서 주차요금을 받으러 나온다. 주차요금은 2,000원이다. 주차장 입구에 있는 화장실에서 몸을 가볍게 하고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는 찾기 쉽다. 산불예방 초소 옆에 등산 안내도가 있다. 등산 안내도를 옆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이정표에서처럼 가섭암과 의상암을 지나 벽방산 정상까지는 약 2.3 Km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남쪽 지역이라 아직 단풍이 절정은 아니지만 곳곳에서 붉고 노랗게 물든 가을 단풍을 볼 수 있었다. 



조금 거닐어 오르면 안정사 승려들의 사리를 모시고 있는 사리 부도가 보인다. 근처에 안정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찰은 들리지 않고 바로 벽방산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는 임도를 따라 시작하지만 조금 더 거닐어 올라가면 임도를 가로질러 오를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 위 사진과 같이 쉽게 등산로를 찾을 수 있다.



가끔씩 임도와 등산로가 교차한다. 역시나 날다람쥐라는 별명을 가진 둘째 녀석이 앞서기 시작했다. 나는 천천히 풍경을 감상하며 아이들 뒤를 따라 올랐다.



임도를 따라 조금 거닐다 보면 가섭암이 보인다. 그냥 패쑤~ 가섭암을 돌아 오른쪽에 등산로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숲 길을 거닐게 된다.



빼곡한 숲을 따라 거닐다 보면 곳곳에서 단풍을 만나게 된다. 천천히 즐기면서 산을 오르고 싶은데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가끔은 혼자 하는 산행이 그립다. 



이곳에서 코스를 잘 선택해야 한다. 임도를 따라 벽방산을 오를 것인지 아니면 의상암을 지나 벽방산에 오를 것인지를 잘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의상암을 지나는 코스를 선택했다. 이 코스를 추천한다.



의상암으로 코스를 잡고 산 길을 거닐다 보면 장승이 우리를 반긴다. 장승에는 '벽방산 기운 받거니 어서 오시게'라고 쓰여 있다.



의상암 방향으로 잠시 임도를 따라 오른다. 앞서 갔던 둘째 녀석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벽방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단풍이 점점 짙어지고 있었다. 이곳은 11월 중순쯤 단풍이 절정일 것 같다. 



의상암이다. 암자는 남향으로 따뜻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알록달록 예쁜 꽃들이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을 반기고 있었다.



의상암의 이정표에는 벽방산을 벽발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자세히 보면 의상암의 안내문에도 벽방산을 벽발산을 표기하고 있다. 실수인지 아니면 벽발산에서 벽방산으로 이름이 바뀐 어떤 유래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름이 바뀌었다면 그 유래에 대한 내용도 설명이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내용은 없다. 실수라면 지금까지 아무도 오기를 지적하지 않고 있었을 것 같지 않다. 괜히 궁금하다. 이곳이 마지막 해우소(화장실)이다. 몸이 무거우면 이곳에서 비우고 가야 한다.



의상암을 지나 숲길을 따라 계속 올랐다.



곱게 물들어가고 있는 단풍을 보니 아내가 생각났다. 함께 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인데...



안부 갈림길 능선에 오르면 쉬어 갈 수 있도록 평상이 놓여 있다. 고성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가 있는데 지금은 이용할 수 없다고 한다. 이제 능선을 따라 약 700 미터만 오르면 벽방산 정상이다. 지금까지도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이곳에서 목도 축이며 잠시 쉬었다.



해발 500 미터를 넘기면서 단풍이 절정이었다.



벽방산 정상은 암벽으로 되어 있다. 마지막 산행 코스는 암벽 구간이다. 아이들과 함께 산행을 한다면 주의를 시켜야 한다. 난관에 안전하게 나무를 세워 놓았지만 튼튼해 보이지 않았다. 특히나 기대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뒤를 돌아보면 지난번에 올랐는 거류산이 내려다 보인다. 거류산 보다는 벽방산이 조금 더 높다.




벽방산 정상에 도착했다. 사진이 찍힌 시간을 보니 11:30분쯤이다. 10시를 조금 넘기고 산행을 시작했으니 안정사 주차장에서 이곳까지 1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삼각대를 세우고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려 했는데 다른 등산객들이 몰려서 자리를 내어 주었다. 그 사이 아이들은 간식으로 초코바를 먹고 나는 드론을 꺼내어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위 사진들은 모두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들이다. 위에서부터 고성의 넓은 벌판과 당동만의 바다, 안정국가산업단지, 그리고 벽방산의 암벽구간이다.



하산은 올랐던 코스로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 안정재를 지나 은봉암을 찍고 안정사로 내려가는 코스를 선택했다. 앞에서 의상암을 코스로 선택하지 않았던 등산객들이 이곳으로 오르고 있었다.




하산하는 길의 풍광도 아름답다. 대숲이 꽤 넓게 조성되어 있다.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거닐어 내려가면 임도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우리는 은봉암으로 가는 임도길을 선택했다.



은봉암을 찍고 이제 출발했던 안정사로 다시 방향을 잡았다. 이곳에서부터 1 Km 정도의 거리다.  



은봉암에서 안정사로 내려가는 숲길은 지그재그로 되어 있다. 낙엽이 수북이 쌓인 산길을 걷다 보면 사각사각 낙엽 밟히는 소리가 들려온다. 천천히 이 소리를 즐기며 산길을 걸어 내려갔다.



안정사를 지나 다시 산행을 시작했던 안정사 주차장에 도착을 했다. 시간이 1시 20분쯤 되었다. 3시간이 조금 넘는 산행이었다. 드론도 날리고 사진도 찍느라 보낸 시간을 제외하면 3시간이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코스다. 시간도 적당하고 코스가 힘들지 않아서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도 부담이 없다. 무엇보다 남으로는 통영의 바다와 북으로는 고성의 벌판을 볼 수 있어 좋다. 아내가 함께 하지 못했지만 11월의 첫 가족 산행도 즐거운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