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뭘 해도 좋은 계절 가을이다. 욕심이 많은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다. 선택이 필요하다. 욕심만 가지고 전부 다 하려고 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우선순위에 둔다. 가을에는 산행이다. 최소한의 운동을 즐기면서 가족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다. 주중에 아이들과 대화할 시간이 거의 없는데 산행을 통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산행 후 현지에 있는 맛집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10월의 마지막 산행으로 고성의 거류산을 다녀왔다. 산행 계획을 세울 때는 항상 주변의 맛집을 함께 검색한다.
고성 그것도 거류면에 맛집이 있을까? 산행을 마치고 사천으로 돌아와서 검증된 곳을 가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믿고 먹을 수 있는 맛집을 찾았다. 아내와 아이들도 좋아할 것 같았다. 그곳은 바로 고성군 거류면에 있는 '쭈꾸미달인'이란 곳이다.
'쭈꾸미달인'은 프랜차이즈 음식점이다. 방송에서도 소개가 된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통상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길목에 음식점을 차리는데 고성읍도 아니고 거류면에 '쭈꾸미달인' 고성점이 있다. 어디에 음식점이 있는 것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음식은 맛있으면 그만이다. 인터넷에 검색하면 어렵게 않게 '쭈꾸미달인' 고성점과 관련된 글을 만날 수 있다. 이 정도의 추천이면 일단 발걸음 해 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산행을 마치고 내비게이션에 고성 쭈구미달인을 검색하고 거류면으로 방향을 잡았다. 산행을 시작한 엄홍길전시관에서 '쭈꾸미달인' 고성점까지는 차량으로 5분 정도의 거리다. 거류면을 가로지르는 길가에 위치하고 있다. 거류초등학교를 지나 바로 왼쪽을 보면 쭈꾸미달인 간판이 보인다. 내비게이션에 상호가 등록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식당 뒤편에 주차 후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우리 가족이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점심때를 넘기고 오후 3시를 넘기고 있었다.
우리가 식당에 도착했을 때 가족 단위로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표정이 만족스러웠다. 믿고 들어가도 될 것 같았다. 식당은 생각보다 그리 넓지는 않았다. 한바탕 손님을 치른 모양이었다. 테이블 정리가 아직 되지 않았었다. 자리를 잡고 바로 테이블 정리가 시작되었다.
인터넷으로 사전 정보를 파악하고 왔기에 메뉴를 선택하는데 고민은 없었다. 아이들이 매운 것을 잘 먹을 수 있을지 걱정되어 일단 모듬쭈꾸미 2인분을 시키고, 눈꽃치즈와 날치알볶음밥 3인분을 추가로 시키기로 했다. 위 접시에 놓인 것이 무엇일까?
식당 내부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곳이 많아서 사진에 담기는 좀 그랬다. 참고로 주문을 하면 매운맛의 단계를 묻는다. 1단계가 가장 덜 매운맛으로 신라면 수준이라고 했다. 아이들 때문에 우리는 1단계로 주문을 했다. 나는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 위에 보이는 것은 인삼우유다. 매운맛을 중화시키고, 사전에 위벽을 보호하기 위해 음식이 나오기 전 인삼우유가 먼저 나온다.
그 외 기본적으로 나오는 상차림이다. 이 외에도 묵사발, 쌈무, 장아찌 등의 반찬이 추가로 나오는데 먹느라 정신이 없어서 사진 찍는 것을 깜빡했다. 참고로 반찬과 인삼우유는 식당 한쪽에 마련된 곳에서 셀프로 더 가져다 먹을 수 있다.
이제 인삼 우유도 먹었고, 매운 음식을 먹을 준비가 되었다.
잠시 후 불판이 놓이고, 쭈꾸미양념과 함께 삼겹살, 새우가 추가된 모듬쭈꾸미가 나왔다. 사진 오른쪽에는 보이는 것은 콘치즈이다.
계란찜도 나온다. 양념쭈꾸미 위에 양파 외에 콩나물과 당면 등도 추가로 나오는데 이날 배가 많이 고팠나 보다. 사진을 거의 찍지를 못했다. 아내와 아이들이 어찌나 잘 먹던지 나도 덩달아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잠시 후 눈꽃치즈를 추가하는 것을 깜빡하고 눈꽃치즈를 모듬쭈꾸미에 추가했다. 눈꽃치즈는 추가로 시키면 된다. 절반은 모듬쭈꾸미 위에 올려서 먹고 절반은 남겼다가 날치알볶음밥 위에 올려서 먹으면 된다. 치즈를 좋아하면 추가로 더 시켜도 된다. 눈꽃치즈는 한 접시에 4,000원이다.
1단계는 생각보다 맵지 않았다. 때문에 아이들도 생각보다 잘 먹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계란찜과 콘치즈가 있어서 가족이 함께 먹기에도 부담이 없었다. 마지막은 날치알볶음밥이다.
나중에 볶음밥을 추가해서 먹을 생각이면 쭈꾸미를 과하게 시킬 필요가 없다. 아이들이 있는 4인 가족 기준으로는 모듬쭈꾸미 2인분에 날치알볶음밥 2인분이면 충분할 것 같다. 이날 우리는 산행 후라서 날치알볶음밥 3인분을 시켰다. 2인분을 시켰으면 부족했을 것 같다. 아이들이 날치알볶음밥을 먹으며 식감이 좋다고 했다. 배스킨라빈스의 슈팅스타를 먹는 느낌이란다. 이날은 산행도 좋았고, 산행 후 선택한 맛집도 좋았다. 거류산은 산이 좋아서 매년 찾을 것 같고, 거류산에 들릴 때마다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거류산이 아니더라도 당동면 바닷가를 산책하고 싶다. 해안이 아름다운 바닷가 마을이다.
내가 인터넷으로 당동만을 본 것은 가을 추수가 끝나기 전 황금들녘일 때였다. 그 바다가 너무 좋아 바로 검색에 들어갔고, 한반도 형상을 닮은 당동만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그곳이 내가 살고 있는 사천과 인접한 곳이었다. 이렇게 우연히 알게 된 이곳을 이제는 자주 찾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