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Weekend getaway

10월 마지막 가족산행 - 한반도의 지형을 닮은 바다 고성 당동만, 거류산 가을산행

하나모자란천사 2018. 11. 5. 11:52

사진 동호회 사이트에서 우연히 한반도의 지형을 닮은 바다가 있는 고성군 거류면 당동만의 바다를 보았다. 좋았다. 끌렸다. 직접 보고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 그곳이 당동만이라는 것을 알았고, 사진을 찍은 곳이 거류산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류산 산행코스를 검색했다. 엄홍길 전시관이 나왔다. 지난번 갈모몽 삼림욕장을 다녀왔을 때 팔각정에서 보았던 그곳이다. 가을이 지나기 전에 이곳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가을을 느끼기 위해 거류산 가을 산행을 다녀왔다.





목적지가 정해졌다. 언제 떠날 것인지 날짜를 정하면 된다. 그리고 산행 후 어떤 맛있는 음식을 먹을 것인지를 정하면 된다. 이번 산행은 당동만의 바다를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바닷가 인근 마을의 누른 들판을 직접 보고 싶었다. 서둘러야 했다. 그러나 중국 출장으로 인해 10월의 마지막 주말로 산행 일정을 조정해야 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10월 마지막 가족 산행이 시작되었다. 



이날 산행은 거류산 종주코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엄홍길 전시관에서 출발해서 휴게소, 거류산 정상을 찍고, 거북 바위를 지나 장의사 입구를 둘러오는 약 7.7 Km의 거리로 약 4.5 시간이 소요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라 5시간을 예상하고 일찍 집을 나섰다. 내비게이션으로 엄홍길 전시관을 찍고 출발 후 9시쯤 도착을 했다. 엄홍길 전시관을 둘러보고 9시 30분쯤 산행을 시작하면 대략 오후 2시 30분쯤이면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점심때가 조금 늦지만 산행에서 먹을 간식을 따로 챙겼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을 같았다.



잠시 시간을 내어 엄홍길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이곳에 엄홍길 전시관이 있는 것은 바로 엄홍길 대장의 고향이 이곳 고성이기 때문이다. 그는 초등학교까지 이곳에서 자랐다고 했다. 전시관은 아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아이들의 질문이 많았다. 전시관에는 고성 지역에 있는 10대 명산에 대한 정보가 있다. 소개된 곳 중에서는 연화산과 적석산 외 나머지 8개의 산은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다. 이날 오른 거류산을 제외하고 7개의 산이 더 있다. 하나씩 올라볼 생각을 했다. 전시관에서 준비된 영상물 본 후 산행을 위해 아이들과 밖으로 나왔다.



전시관 앞에는 엄홍길 대장과 함께 거류산 산행을 하는 행사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11월 24일 토요일 제8회 '거류산 등산축제'가 열린다. 축제기간에 엄홍길 대장과 거류산 등산을 함께 할 수 있다. 먹거리 장터를 운영한다. 아이들과 의미 있는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산행에 앞서 화장실에서 몸을 가볍게 했다. 화장실이 깔끔하다. 등산로 입구에는 해충 방지를 위한 약품을 뿌리는 장치가 있다. 모기와 진드기 등에 물리지 않기 위해 살짝 뿌린 후 산행을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는 전시관 아래 화장실 우측 편에 있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가벼운 발걸음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곧 데크 계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그렇게 길지 않다. 이 계단을 오르고 나면 산행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우리는 종주코스를 선택했다.



전체 산행 구간에서 제일 힘든 구간이다. 문안산까지 오르고 나면 문안산에서 거류산까지는 능선 구간이다. 날다람쥐라는 별명을 가진 둘째 녀석은 휑하니 혼자 앞서고 있고, 아내와 큰아이를 따라 마지막으로 내가 걸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걷다 보니 늦을 수밖에 없다.



문안산에 오르면서 당동만이 보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나의 관심사는 당동만이었다. 서서히 당동만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멈춰서 사진을 찍었다. 그럴 필요가 없다. 당동만의 모습은 거류산 정상에서 보는 것이 가장 좋고, 문안산에 오르면 당동만의 풍경이 막힘 없이 보인다. 첫 산행이라 그걸 모르고 처음부터 사진을 찍느라 걸음만 늦었다.



문안산에서 거류산까지의 능선 구간이 너무 좋다. 능선 위쪽으로는 고성의 넓은 들판이 보이고, 아래로는 한반도의 지형을 닮은 당동만이 보인다. 주변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천의 와룡산 민재봉에서 새섬봉에서 보는 풍경과 비슷하다. 이렇게 벌판과 바다를 함께 보며 거닐 수 있는 산이 그렇게 많지 않다.



사진을 찍은 후 문안산 정상에 도착하니 아내와 큰아이가 쉬고 있었다. 날다람쥐 둘째 녀석은 보이지 않는다. 물과 귤, 오이 등으로 목을 축이고 주변 경치를 감상했다. 구절산이 눈에 들어왔다. 조만간 구절산도 오르게 될 것 같다. 공선에 있는 10대 명산을 다 오를 것이다. 오늘은 특별히 이 가을 풍경에 어울리는 노래를 같이 들었다. 아이유가 리메이크 앨범이 이 분위기에 딱 어울렸다. 앞서간 둘째 아이가 걱정이 되어 오래 쉬고 있을 수 없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멀리 거북 바위가 눈에 들어왔다. 딱 보고 저곳이 거북 바위라고 생각했다.  



이제 거류산 정상까지 800 미터이다. 다시 오르막 구간이다. 힘을 내서 올라야 한다. 작은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중간에 만난 등산객에게 물어보니 벌서 정상에 도착했을 거라고 했다. 



큰아이와 아내가 늦어서 거류산성 앞에서 잠시 쉬었다. 이런 곳에 산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을 못했다. 이곳에서 거류산 정상까지 400 미터 남았다. 큰 아이와 아내를 앞 세우고 뒤를 따랐다.




거류산 정상에 다 다르자 당동만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사실 문안산에서는 당동만이 한반도의 형상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이곳 거류산에서 내려다보니 정말 한반도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당동만은 거류산 정상에서 봐야 제대로 보인다. 둘째 녀석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혼자만 먼저 가서 간식을 먹지도 못해 배가 고플 텐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붙임성 좋은 녀석은 다른 등산객들로부터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얻어먹고 있었다.



거류산(해발 571.7m) 정상에서 다 함께 가족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동만과 사량도, 고성읍 주변의 들판과 당항포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너무 오래 머물렀다. 이제 거북 바위를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넓적 바위에서 당동만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장의사 입구를 찍어 내려오는 길은 산의 거류산과 문안산의 허리를 둘러서 내려오는 길이라 가볍게 힘들지 않게 거닐 수 있었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돌아가는 길이 멀었다. 작은 아이와 앞서서 거닐면서 조금씩 물이 들고 있는 단풍을 보면서 가을을 만끽했다. 10월의 마지막 가족 산행은 즐거웠다. 하산 후 맛있게 먹을 점심을 기다리는 아이들... 이날 우리는 어디서 무엇을 먹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