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love

산책하기 좋은 곳, 서택사랑테마공원

하나모자란천사 2018. 5. 1. 09:06

와룡산은 '구구연화봉'이라고 불려지기도 하는데 이는 봉우리가 99개에 달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리 높지 않지만 와룡산 줄기를 따라 많은 골짜기와 개천이 흐르고, 개천을 따라 곳곳에 큰 저수지들이 있다. 사천시는 저수지 외각에 둘레길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편히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공원을 조성한 곳이 있는데 오늘은 그중에서 서택지(서택사랑테마공원)를 소개하려고 한다. 서택지(서택사랑테마공원)를 아는 이들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위치 때문인 것 같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주거지에서 떨어져 있고, 서택지가 위치한 곳이 낮은 곳이라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택지를 찾아 조용히 산책을 즐기는 이들은 많다. 세간에 유행하는 말을 빌리자면 '한 번도 발걸음 하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발걸음 사람은 없다'라고 표현하면 될 것 같다. 위치는 위의 지도를 참고하면 된다. 요즘은 네비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찾아가는 방법을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위 사진은 지난겨울 서택지를 거닐면서 찍은 사진이다. 서택지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산책 구간이다. 가끔은 이렇게 친구들끼리 서택지를 거니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산책로가 저수지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이 되어 있고 주변에는 농지가 있어서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구간이다.



가끔은 부부나 연인들끼리 공원을 찾기도 한다. 연인이 또는 가족이 함께 산책을 거니는 모습을 보면 그냥 좋다. 아래 사진을 보라. 엄마와 아빠 사이에 귀여운 딸아이가 함께 하고 있다. 따뜻함이 묻어 난다. 간접적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어 좋다. 나도 자주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아야겠다. 저 가족처럼 즐거운 모습으로 산책을 즐기면 그 모습이 다른 누군가에게 행복으로 전달이 되지 않을까?



위 사진에서 눈의 띄는 건물은 선진유치원이다. 폐교되었던 선진초등학교 자리에 새롭게 유치원을 짓고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서택지의 산책로는 다양한 풍경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사진에서와 같이 수풀이 조성된 구간도 있고, 논을 옆에 끼고 거니는 구간도 있고, 대나무 숲을 끼고 거니는 구간도 있고,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부교를 거니는 구간도 있고, 물 위로 놓인 테크를 따라 거니는 구간도 있다.



여름이면 마을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곳이 정자다. 이곳은 때를 잘 맞추고 가면 이렇게 수면에 반영된 정자와 소나무를 볼 수 있다.



위 사진은 지난 1월에 서택지를 찾았을 때 남긴 사진이다. 계절에 따라 일몰의 위치가 조금씩 바뀌는데, 겨울철에는 서택지에서 보는 일몰도 아름답다.



가끔은 이렇게 낚시를 즐기는 분들을 만날 수 있다. 민물낚시를 즐기는 분들에게 서택지는 붕어 낚시로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저수지가 워낙 크고 넓고 곳곳에 수초가 형성된 곳이 많아서 그럴 것 같다. 문제는 서택지는 원래 낚시가 금지되었는데, 지금은 다시 풀려서 낚시가 가능하다고 한다.



계절이 바뀌고 봄이 되었다. 가끔은 혼자 조용히 거닐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날이면 조금 일찍 퇴근을 한다. 퇴근 후 가벼운 복장으로 옷을 갈아 입고 서택지로 향한다. 이제 봄을 지나 여름의 문턱에 접어들고 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산책 구간이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반기고 있다. 




이곳이 물 위로 놓인 데크 산책 구간이다. 서택지는 공원으로 조성을 하면서 주차장을 갖추고 있고, 입구에는 깨끗한 화장실도 있다. 산책로를 따라 2곳의 팔각정이 놓여 있고, 산책로가 꽤 길어서 곳곳에 쉬어 갈 수 있도록 벤치도 놓여 있다.



겨울과 다른 서택지의 일몰 풍경이다. 일몰의 위치가 바뀌어 수면으로 반사되는 일몰의 풍경을 여름에는 볼 수 없다. 그래도 정자에서 건너편 언덕 너머로 떨어지는 일몰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답다.



부교와 정자를 뒤로 하고 이제는 서택지의 뚝방길을 따라 거닌다.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 나타난다. 언덕 위의 집이다. 일몰에 실루엣으로 비친 언덕 위의 집이 아름답다.



가까운 곳에서 보면 이런 풍경이다.



누가 살고 있을까? 동화 속에 나오는 그림과 같은 집이다.



기대가 된다. 여름에는 이런 풍경이다. 작년에는 늦게 이곳을 찾아서 마지막 남은 연꽃을 볼 수 있었다. 올해는 연꽃이 만발할 때에 이곳을 찾을 것이다.



조용히 서택지를 따라 산책을 즐기는 동안 어둠이 살포시 내려앉았다. 산책로에는 가로등이 하나 둘 켜지기 시작했다.



살짝 눈을 감고 풍경을 상상한다. 이런 느낌이다. 가끔은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제 서택지를 한 바퀴 돌아 처음 발걸음을 시작했던 곳으로 돌아간다. 멀리 내가 살고 있는 언덕 위의 집에도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서택지는 봄·여름·가을·겨울 계절을 가리지 않고 늘 편안하게 찾는 이를 반겨준다. 낮에도 그러하고, 밤에도 그러하다. 서택지가 내가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