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Weekend getaway

고성 공룡박물관, 상족암, 병풍바위에서 즐거운 추억을 더하다

하나모자란천사 2017. 10. 21. 14:26

 2017년 10월 8일 일요일 - 고성 공룡박물관, 상족암, 병풍바위(주상절리)



10월이 지나가기 전 가 볼만한 곳을 추천합니다. 10월 8일 일요일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뭐 남들은 9일(한글날)까지 쉰다지만 우리는 6일과 9일을 바꾸어 쉬었기 때문에 9일부터 정상 출근이다. 나쁘지 않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6일 연속으로 쉬어 본 것이 처음이다. 그만큼 바쁘게 살아왔다. 너무 오래 쉬는 것도 힘들다. 그냥 편안하게 집에서 쉬는 것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까운 고성으로 다시 당일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고성 입암 마을 병풍바위(주상절리)는 2주 전 두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그런데 조금 늦게 출발을 해서 다 구경을 못했고 아내는 아직 고성 공룡박물관을 한 번도 구경하지 못해서 이곳으로 정했다. 아이들도 공룡박물관에 간다고 하니 좋아했다. 오늘은 온전히 혼자서 김밥을 준비했다. 재료 구입부터 밥, 재료 준비, 김밥을 마는 것까지 모두 혼자의 힘으로 했다.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김밥을 준비한 것은 처음이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하다.



여행의 끝에 남는 것은 사진과 추억뿐이다. 아니 이제는 사진과 함께 영상도 함께 남는다. 이번 가족 여행에도 드론을 함께 한다. 드론이라는 취미는 정말 잘 선택한 것 같다. 일단 내가 즐겁다. 드론을 날리는 것도 즐겁고, 드론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는 것도 즐겁고, 여행 후 영상을 편집하는 행위도 즐겁다. 아이들과 아내도 좋아한다. 이유는 드론을 날리려면 집에서 떠나야 한다. 내가 사는 집은 사천 공항의 관제권(공항에서 9.3 Km 이내)이어서 드론을 날리지 못한다. 좋은 영상을 담고,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곳을 찾아 떠나야 한다. 늘 같은 곳이 아닌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나기 때문에 아내와 아이들도 좋아한다. 드론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다만 운영하는데 높은 초기 비용과 추락과 사고의 위험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



준비를 끝내고 집을 나섰다. 동강아뜨리에 아파트에서 고성 공룡박물관으로 향하는 가장 가까운 코스는 진분계를 넘어가는 코스다. 길도 나쁘지 않다. 지난번에 가 봤기 때문에 대략 30분 정도 소요된다는 것도 알고 있다. 10시쯤 도착을 했는데 연휴 기간 중이라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우선 공룡박물관 주차장을 이용하기로 하고 입장권 발매하고 주차 후 박물관으로 향했다. 달라진 것이 있다. 몇 해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입구에서 주차료를 내고 입장하고 박물관 입구에서 다시 사람에 대한 입장료를 냈는데 이제는 주차장 입구에서 일괄 결재가 진행된다.



공룡박물관을 둘러보았다. 아이들은 수차례 이곳을 방문했다. 나는 두 번째 방문이다. 아내는 처음이라 그런지 신기하게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그런데 사람이 많아서 인기가 많은 곳은 많이 기다려야 한다. 우리는 박물관 건물에서 나와 공원 주변을 거닐었다. 공룡박물관은 건물 내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 외에도 해안을 끼고 있는 언덕에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아이들과 거닐기도 함께 체험하기도 좋은 것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분수대와 미로 숲이다. 아이들이 곧장 그쪽으로 향했다. 지난여름 그곳에서 즐거운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 거닐고 뛰어서 그런지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했다. 산행을 위해 준비했던 쵸코바(자유시간)를 하나씩 먹고 공룡 발자국이 있는 상족암으로 향했다. 



상족암은 공룡박물관의 끝에서 바로 연결이 되어 있다. 물론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 방향에서도 상족암을 구경할 수 있다. 사실 공룡박물관은 굳이 주차료와 입장료를 내고 구경할 필요가 없다. 오늘 우리 가족도 거의 박물관에서 즐기고 논 것은 별로 없었다. 다만 아내가 처음이라서 이곳으로 입장을 했다. 처음부터 상족암을 구경하고, 병풍바위나 해변을 거니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청소년 수련장 주차장을 이용해서 주차료와 입장료 없이 충분히 즐길 수도 있다.



우리는 공룡 발자국의 끝자락에 있는 출구를 이용해서 상족암으로 내려갔다. 참고로 나중에 다시 이곳을 통해서 박물관으로 입장해야 하므로 처음 주차장에서 발권했던 입장료 티켓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입장할 때 없으면 사람에 대한 입장료를 다시 내어야 할 수 있다. 



상족암으로 내려가는 길과 주변의 해안은 사람들이 거닐기 좋게 데크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은 물만 보면 좋아한다.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벌써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 시작한다. 아내가 투덜 투덜이다. 그 마음을 이해는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도 이해를 한다.



상족암에서 공룡발자국을 확인하고 아이들과 사진도 남긴다. 그리고 파도가 만들어낸 동굴도 구경을 한다. 아이들이 즐거워했다. 이렇게 놀고 즐기는 동안 시계는 오전 12시를 넘기고 있었다. 나오기 참 잘 한 것 같다. 이날은 10월이 맞는지 의심스러웠다. 무더웠다. 그래서 그늘을 찾았다. 상족암을 돌아 경상남도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돌아가면 아주 작은 몽돌... 아니 조약돌로 구성된 해변이 있다. 해는 서쪽으로 넘어가고 있어서 이곳은 그닐이다.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다 같다. 이곳에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쉬고 있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쉬면서 준비해 간 도시락과 간식을 먹었다. 돗자리를 가지고 갔더라면 자리를 펴고 눕고 싶었다. 물때가 밀물에서 썰물로 바뀌고 있었고 점점 물이 빠지고 있었다. 아이들이 아예 신발을 벗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아내도 이제는 마음을 접은 것 같다. 나도 드론을 꺼내어 사진과 영상을 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드론을 보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사실 드론을 구입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아이들이 드론을 보고 달려들어 모니터를 통해 보려고 하는 통에 조종기에서 시선을 놓쳐서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을 한 경험이 있다. 그때를 생각하면 마음이 쓰리다. 꽤 많은 수리비가 들었다. 그래서 드론 동호회 회원들끼리는 항상 '안전 비행하세요'가 인사말이다. 




드론이 추락해서 수리비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사람이 많은 곳에 추락해서 사람이 다치는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 그래서 드론을 멀리 병풍바위(주상절리)가 있는 곳을 보냈다. 이제 사람들의 시야에서 드론이 보이지 않고 사라지니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조용히 이곳저곳을 누비며 좋은 사진과 영상을 담았다. 배터리 2개를 소진하고 하나는 병풍바위로 이동해서 날리려고 남겨 두었다.



잠시 후 썰물이 되어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 물이 빠지면서 암석 사이로 물웅덩이가 있는 곳곳에 있었는데, 작은 아이가 주변에서 놀더니 아빠 새우가 있고, 물고기가 있다고 했다. 아이들이 잡으려고 했지만 아이들에게 쉽게 잡힐 녀석들이 아니다. 겨우 게 고동(고동 껍질에 들어가는 사는 게가 있다) 몇 마리 잡아 와서는 신기해하며 호들갑이다. 



더 재미있는 것을 보여 주었다. 참 나도 촌놈이다. 내가 자란 마을도 바닷가를 끼고 있다. 그래서 바닷가에서 어떻게 놀고 즐기는지를 잘 안다. 아이들이 잡아 온 게 고동을 뒤집어 놓았다. 녀석들 무서워서 다리를 고동 깊숙이 넣었다가 주변 눈치를 보며 살짝 빠져나와서 몸을 뒤집고 도망을 가려고 한다. 아내도 아이들도 그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한다.



그래 이런 작은 것에 즐거워했던 어린 시절인데... 어른이 되면서 쉽게 즐거움을 찾지 못하고 웃을 일도 별로 없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나니 아이들을 더 즐겁게 해주고 싶었다. 바로 새우와 물고기 사냥에 들어갔다. 금방 물고기와 새우 몇 마리를 잡으니 아이들이 더 잡아 달라고 난리다. 김밥을 싸간 락앤락 투명 도시락에 자갈을 깔고 바닷물을 채우고 잡은 새우와 물고기를 넣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 작은 아이가 게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집게가 무서워 잡지 못하고 나를 불렀다. 정작 게가 아이들 더 무서워하고 바위틈에 숨어서 꼼작을 않고 있다. 막대기 하나로 살짝 끄집어내어 엄지와 검지로 등을 잡아서 낚아 올렸다. 게가 집게발로 나를 물려고 하지만 절대 나를 물을 수 없다. 그것은 고양이 목덜미를 낚아 올렸을 때 고양이가 나를 할퀼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촌놈만이 체험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제법 많이 잡았는데 아이들이 집에 가지고 가서 보고 싶다고 한다. 헐... 내일이면 다 죽을 텐데. 물고기는 물을 떠나면 살 수 없는데 집에는 산소 발생기도 없는데,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줘도 소용이 없다.



그래 그것도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녀석들 자고 일어나서 제일 먼저 신기하게 살펴보겠지만 그때쯤이면 전부 아님 일부라도 녀석들은 죽어서 물 위에 떠 올라 있는 모습을 발견하겠지! 그리고 내가 어릴 적 느낀 그런 감정을 느끼겠지! 그래 그것도 교육일 거야. 그래서 락앤락 통을 작은 수족관을 삼아 가지고 왔다.



이제 입암 마을 병풍바위로 가기 위해 차를 가지고 청소년 수련장 쪽을 따라 제전마을 상족암 야영장(캠핑장) 쪽으로 향했다. 캠핑장 입구에 편의점이 하나 있어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오후 3시쯤인데 완전히 여름 날씨였다. 제전마을 앞에는 고운 모래가 있는 백사장이 있는데 이날 더위 때문에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며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도 차를 주차하고 내려가 보았다. 잠시 더웠는지 아이들이 옷을 입은 채로 그냥 물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아내도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긴다. 헐 나중에 집에 돌아갈 때 내 차는 어떻게 하려고 저러나? 수건도 여벌의 옷도 준비해 오지 않았는데...



나는 마지막 남은 배터리로 드론을 날렸다. 어느듯 해 는서산으로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었다. 좋은 추억을 담고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내년 여름에는 멀리가지 말고 이곳으로 놀러 오자는 다짐과 함께 즐거운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