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nd stage of Life

학벌 사회를 이겨내는 방법

하나모자란천사 2017. 7. 16. 05:08

어린 시절, 고향에서는 대개 집집마다 한 명씩 고등교육을 받았다. 논밭이 많은 부잣집에서야 자식이 몇이 되었든 모두 서울로 유학시키고 고등교육을 시킬 수 있었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대개 한 명 또는 두 명의 자식이 고등교육을 받았다. 물론 장남이 고등교육을 받을 확률이 가장 높았다. 장남이 고등교육, 즉 대학 교육을 받으면 온 식구가 그 장남에게 의지한다. 대학 교육이야말로 '좋은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보증수표였기 때문이다.




10명 중 1~2명이 대학에 진학하던 시절에 대학 교육은 상류사회로의 진입을 어느 정도 보장해주었다. 경제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던 시절이라 일자리를 급속하게 늘어나는데 그에 걸맞게 교육받고 훈련된 인력은 많지 않았으니 당연히 졸업 후 즉시 취업이 되었다. 법대나 상대에 입학한 아들을 둔 부모는 동네에서 잔치를 벌여야 할 정도였다. 법대에 입학한 아들은 당연히 사업시험을 통해 법조계로 진출하는 코스를 통해 권력과 명예, 부를 쥘 수 있기도 했다. 상대에 진학한 아들도 당연히 돈을 잘 벌 것이라 기대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일단 경제성장이 예전처럼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이제는 질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점이다. 과거와 같은 10%에 가까운 성장은 불가능하다.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지식 경영을 통한 효율성 제고, 고부가가치형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일자리가 급속하게 늘어나는 경제구조는 더 이상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고학력 인력의 공급은 급속하게 늘어났다. 요즘은 10명 중 6명 이상이 대학에 진학한다. 그런데 졸업하고도 일자리가 없다. 


대학 교육은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평준화로 인해 학생들의 학업의 질은 떨어졌다는 비판도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 패턴이나 세계 경제의 흐름 등은 고부가가치형 인재, 핵심 인재를 요구하는데 실제 인력 공급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즉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대학이 배출하는 인재 사이에는 큰 격차가 존재한다. 특히 지식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는 세계적인 업체들은 한국의 대학 졸업생을 채용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한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명문대라고 손꼽히는 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과거와 같이 기업으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느냐 하면 아니라는 것이다. 어느 대학을 졸업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인재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의 인식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교육 현장도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그러니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학 입시에서 대학 교육까지 모두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금과 같은 일자리 부족 상황에서는 이과의 우수한 학생은 의대로 진학학고, 문과의 우수한 학생은 법대로 가는 것을 탓할 수 없다. 우수한 인재가 기업에 가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굳이 우수한 한색이 아니라도 마찬가지도 모든 대학생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최고의 목표로 삼는다. 자신의 적성이 무엇인지 고려하지 않고 대학에 들어갔듯이 적성과는 상관없이 취업을 한다. 전국의 대학생 대부분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현상이 바로 그에 대한 증명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다만 몇 가지 얘기할 수 있는 포인트는 있다. 창의적인 인재로 키워주는 교육 시스템이 아니라면 개인적으로라도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부모들도 자녀를 명문 대학에 입학시키는 것만을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가 되도록 어릴 때부터 관심을 쏟고 교육 방향도 그렇게 맞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