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6

와룡산 종주하기

나는 산을 좋아한다.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뭔가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때, 힘든 고비를 넘어서야 할 때가 되면 산을 찾는다. 그럴 때마다 산은 나에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그런 상황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 줬다. 그래서 나는 산을 찾는다. 최근 한동안 뜸했던 산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산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라면 가까운 산을 오른다. 집 근처에 있는 안점산이다. 안점산은 그냥 산이 생각날 때면 나들이 삼아서 오르는 곳이다. 최근 나에게 닥친 상황은 가벼운 산행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거의 10년 만에 준비도 없이 오른 산행이었다. 좋았다. 아직..

4000love 2019.05.11

10년만에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다

2019년 3월 18일 월요일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거의 10년 만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작년부터 두 아이들과 함께 천왕봉에 오르려고 생각했으나 기회가 되지 않았다. 작년 가을쯤에 둘째 아이와 천왕봉에 오르기 위해 이곳을 찾았으나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계곡이 넘쳐서 입산이 통제되어 입구에서 되돌아 갔었다. 다시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리산 천왕봉을 종종 올랐다. 북한을 제외한 내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도 하고, 천왕봉 표지석 뒤의 글귀 때문이기도 하다. 천왕봉 표지석의 뒤에는 '한국인의 기상이 여기서 발원되다'라고 표기되어 있다. 실제로 지리산의 민족의 한이 서려 있는 곳이다.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면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을 얻는 것 같다. 이번 ..

Daily Life 2019.03.29

와룡산 새섬봉 겨울산행

해가 저물고 있다. 2018년이 저물고 있다. 2018년 남은 시간을 잘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세상 모든 일이 내가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답답할 때면 혼자 산을 오른다. 산에 오르면 호연지기를 느낀다. 이 작은 손바닥으로 가려지는 저 작은 곳에서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순간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답답함을 풀고 싶어 산행을 나섰다. 어쩌면 2018년 마지막 산행이 될 것 같다. 이른 아침 가볍게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와룡산 새섬봉이다. 오늘 코스는 남양동 저수지에서 도암재를 거쳐 새섬봉까지 오르는 코스다. 내가 즐기는 코스다. 약불암 입구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와룡산은 등산 동호인들에게 꽤 유명한 산이다. 전국 100대 명산에 당당히 그 이름을 올리..

4000love 2019.01.04

10월 첫 가족산행은 고성 갈모봉 산림욕장

10월의 첫 일요일 고성 갈모봉 산림욕장으로 가족산행을 다녀왔다. 이번 산행은 온전한 가족이 아니다. 원래는 둘째 아이와 둘이서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오려 했었다. 그러나 태풍 쿵레이의 영향으로 계곡이 물이 넘쳐 입산 통제로 지리산을 오를 수 없었다. 서운해하는 둘째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라도 다른 곳을 선택해야 했다. 그렇게 정해진 목적지가 고성 갈모봉 산림욕장인 편백 휴양림이다. 중산리를 빠져나와 단성 IC에 차를 올리면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리산을 못 가게 되었다는 내용을 전하고 갈모봉에 함께 가자고 했다. 큰 아이는 감기가 심해서 아직 일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이번 산행은 큰 아이 없이 셋이서 산행을 시작했다. 2018/10/13 - [Daily Life/Weekend getaway] - 불발로..

불발로 끝난 지리산 천왕봉 가을 산행

2018년 10월 6일 요란했던 태풍 쿵레이는 무사히 지나갔다. 토요일 태풍이 지나기까지 비상근무를 했다. 오후가 시작될 쯤부터 먼 하늘부터 맑아 오더니 일몰 무렵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파란 하늘을 보여주었다. 그나마 바람은 뒤끝이 있어서 태풍이 지나고 난 후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태풍으로 인해 이번 일요일은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에 가족과 함께 의령 한우산으로 가을 산행을 나설 때 보았던 지리산 천왕봉의 풍경이 떠 올랐다. 그래 내일은 지리산으로 가자. 그렇게 생각하고 바로 준비로 이어졌다. 이번 산행은 아내와 큰 아이는 빠지고 나와 둘째 녀석이 함께 하기로 했다. 산책 후 집으로 들어가면서 도시락(김밥), 초코바, 생수를 구입했다. 아침 일찍 출발할 예정이어서 나가면서 구입하는..

와룡산의 가을 풍경 - 민재봉과 새섬봉 중 와룡산의 정상은 어디일까?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뭘 해도 좋은 계절이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어 추석 연휴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을 하고 있다.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베란다로 나가서 창문을 열어젖혔다. 새벽 공기가 싸늘하게 살을 파고들었다. 미명의 새벽을 뚫고 밝음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틈새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어쩌면 오늘은 삼천포대교에서 해무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후 다른 생각은 없었다. 급히 산책하기에 편안한 등산복으로 갈아 입고, 드론 가방과 카메라를 챙겨 들고 밖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삼천포대교다. 그렇게 삼천포대교를 목적지로 정하고 나선 발걸음이었지만 사천 시청을 지나고, 사천대교를 지날 즈음에 차를 돌려야 했다. 크게 눈을 뜨고 실안과..

4000love 201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