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천재 2

와룡산 종주하기

나는 산을 좋아한다.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한다. 운동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뭔가 풀리지 않는 일이 있을 때, 힘든 고비를 넘어서야 할 때가 되면 산을 찾는다. 그럴 때마다 산은 나에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그런 상황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 줬다. 그래서 나는 산을 찾는다. 최근 한동안 뜸했던 산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산을 찾아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라면 가까운 산을 오른다. 집 근처에 있는 안점산이다. 안점산은 그냥 산이 생각날 때면 나들이 삼아서 오르는 곳이다. 최근 나에게 닥친 상황은 가벼운 산행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거의 10년 만에 준비도 없이 오른 산행이었다. 좋았다. 아직..

4000love 2019.05.11

와룡산의 가을 풍경 - 민재봉과 새섬봉 중 와룡산의 정상은 어디일까?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뭘 해도 좋은 계절이다. 이른 새벽에 잠에서 깨어 추석 연휴의 마지막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을 하고 있다. 다행히 날씨는 좋았다. 베란다로 나가서 창문을 열어젖혔다. 새벽 공기가 싸늘하게 살을 파고들었다. 미명의 새벽을 뚫고 밝음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그 틈새로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다. 순간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어쩌면 오늘은 삼천포대교에서 해무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후 다른 생각은 없었다. 급히 산책하기에 편안한 등산복으로 갈아 입고, 드론 가방과 카메라를 챙겨 들고 밖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삼천포대교다. 그렇게 삼천포대교를 목적지로 정하고 나선 발걸음이었지만 사천 시청을 지나고, 사천대교를 지날 즈음에 차를 돌려야 했다. 크게 눈을 뜨고 실안과..

4000love 201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