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243 -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나태주

하나모자란천사 2018. 11. 28. 12:38

 2018년 책 100권 읽기 백 스물일곱 번째 책입니다


기분이 꿀꿀하다. 위로를 받고 싶은 하루다. 뭘 해도 일이 손에 잡힐 것 같지 않다. 주말부터 이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주말에 좋아하는 드론을 날리면 기분이 좀 풀릴까 했는데 배터리 한 팩만 날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책 읽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 잡지를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골방에서 영화를 두 편 보았다. 영화를 보는 그 순간은 좋았지만 영화가 끝이 나고 나면 다시 원점으로 복귀했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다시 책이다. 지친 삶에 위로가 될 것 같은 책을 골랐다. 바로 나태주 시인이 시집이다. 그의 시집 '풀꽃'은 읽은 직후 이 책을 구입했다.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이다.




나는 시를 잘 모른다. 지금까지 읽은 시집도 손으로 꼽을 수 있다. 사진을 배우기 시작하면 이후로 가끔씩 시집을 읽고 있다. 시를 읽는 동안은 마음이 편하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는 동안 그런 생각을 한다. '세상을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갈 필요가 있을까' 그래 다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살아 보자고, 그러나 현실로 돌아가면 그 생각 다 잊고 다시 아등바등 바쁜 하루를 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 제목이 좋다. 제목을 보고 가장 궁금한 것은 '너'가 누구일까였다.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임에는 틀림없다. 과연 누구일까? 작가는 누구를 생각하면서 이 시집을 내었을까?




정답은 딸이다. 자신의 딸을 보면서 지은 시들이 많다. 그러나 시인은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이 시를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냥 좋다. 나는 이 시집을 읽으며, 아내를 먼저 생각했고, 비록 딸은 없지만 두 아이를 생각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어떤 존재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생각들은 행복한 상상이다. 상상을 하는 동안 행복을 느낀다. 인생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하면서 돈을 좇아 살고 있는데 정작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다른데 있다. 나의 생각과 상상에 달렸다는 것인가? 물론 이것도 의식주라는 기본적인 것이 해결되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기본만 해결이 되면 더 큰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시를 읽는 동안 잠시나마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처음에는 4장으로 구성된 시집의 내용을 소개하려고 했는데, 다 지웠다. 그런 말들은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시집을 통해서 내가 무엇을 느꼈는가이다. 앞으로 더 많은 시집을 읽어 보려고 한다. 마음이 평안하고, 순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느낌을 자주 받으면 그게 행복을 찾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시집은 다른 책들과 달리 한 번 읽으면 끝이 아닌 것 같다. 곁에 두고 다시 꺼 내어 읽고 또 읽게 되는 책인 것 같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란 시가 나는 좋다. 그 시를 가끔 생각날 때마다 다시 읽는다. 지금쯤이면 외워질 수도 있으련만 나도 늙었나 보다. 뭐 외우지 못하면 어떠랴 그냥 시를 읊고 좋은 느낌을 받으면 그것으로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