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백 스물한 번째 책입니다
또 한 권의 문철진 작가의 책을 읽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DSLR 카메라가 궁금하면 펼쳐봐! 먼진 사진 레시피 69'이다. 이로써 그의 책 3권을 읽었다. 그의 책은 막 사진에 입문한 초보자의 입장에서 읽기에 편안한 책이다. 카메라를 세팅하는 방법에서부터 구도까지 한 장의 사진을 찍기 위해 필요한 전반적인 요소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하면서 배울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다.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아직 초보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고, 지금까지 읽었던 사진과 관련된 책을 통해서 이론적인 내용은 개념 정립이 되었으나 정작 사진을 찍을 때는 습관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몸에 익숙해지지 않고 습관화되지 않은 머리에 담겨 있는 지식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잊힌다. 때문에 몸에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익혀야 한다. 남들은 제목만 다를 뿐 똑같은 내용의 책을 왜 계속해서 읽느냐고 궁금해 할 수 있다. 남들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책의 구성은 위 그림과 같은 한 장의 사진을 먼저 보이고, 그 사진을 찍은 상황을 설명한다. 사진을 찍은 구도와 빛의 방향 카메라 설정 조건 등을 설명한다. 그리고 어떤 구도에서 사진을 찍었고, 사진을 찍을 때 주의사항과 초보자의 입장에서 궁금해 할 수 있는 내용까지 Q&A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비슷한 상황에서 응용할 수 있는 예시를 제공하고 있다.
책에서 소개된 그의 사진을 보면서 연출에 대한 부분을 생각했다. 사진이 절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연출에 대한 부분이다. 주위에 있는 소품을 이용하여 작가의 기획에 따라 의도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사진을 업으로 하고 있는 상업적인 작가라면 꼭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런 사진이 좋다. 파란 하늘과, 노란 유채꽃, 그리고 빨간색의 교각이 전부다. 이곳이 삼천포대교라는 것을 모른다면 저 빨간 부분이 교각이라는 것을 모를 수 있다. 몰라도 상관없다. 그냥 색의 대비를 통해서 눈에 띄는 사진이다. 이런 시선을 갖게 된다면 사진을 찍는 장소가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유명한 출사지를 몰려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행위 없이 혼자 어디를 떠나더라도 자신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눈을 갖고 싶다.
내가 찍고자 하는 대상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 같다. 대상이 명확하면 그 대상을 강조하기 위해 단순한 배경을 찾게 될 것이고, 대상이 단순할 때는 그 단순한 대상을 위해 배경은 좀 더 단조로운 것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작가의 책을 읽는 동안은 뭐 별거 아니네, 나도 이런 구도와 이런 설정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내가 카메라를 들고 필드에 나갔을 때 응용할 수 있느냐이다.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한 곳에서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양한 위치, 앵글로 시간대에 따라 서로 다른 빛의 질감을 이용해서 사진을 찍는 연습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주말 하루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위 세 장의 예시를 통해서 노출의 측거점에 대한 중요성을 생각해 보았다. 작가의 사진을 보면서 노출과 초점을 분리해서 찍은 사진들이 많다는 것을 보았다. AEL 기능을 이용하여 노출을 고정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이를 이용하면 노출과 초점을 분리해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에 어떠한 곳에 노출을 맞추는 것인가의 문제이다. 노출의 정확성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대부분의 책이 그렇게 설명한다. 작가의 상황이나 기분이 반영된 것이 노출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노출을 찾는 연습은 필요할 것 같다.
사람의 눈으로 보이게 좋은 것과 렌즈를 통해 보았을 때 좋은 것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코스모스를 피사체로 찍은 사진이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하나 둘 듬성듬성 핀 코스모스는 별로 예쁘지 않다. 코스모스 꽃 자체가 화려한 꽃이 아니기 때문에 코스모스는 한 두 송이만 핀 것 보다 군락으로 있을 때가 아름답다. 눈으로 보기에 코스모스 군락이 아름답기에 그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내가 그랬다. 문제는 내 눈으로 보았을 때는 좋았으나 사진에 담긴 코스모스 군락은 별로 예쁘지 않다는 것이다. 작가의 사진을 보면서 생각했다. 사진에서처럼 아웃포커스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주 피사체와 보조 피사체의 거리가 있어야 한다. 코스모스가 너무 많으면 꽃과 꽃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서 아웃포커스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제 나도 비슷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을 것 같다.
빛과 노출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특히나 최근에는 빛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한다. 활동을 하기에는 낮 시간이 좋다. 그러나 사진을 찍기에는 이른 아침과 일몰 직전이 좋다. 그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활 리듬을 바꾸어야 한다. 리듬을 바꾸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러나 목적이 뚜렷하고 얻고자 하는 것이 확실하다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생활 리듬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나도 RAW 포맷으로 사진을 찍고 조금씩 리터칭을 하고 있다. 후보정에 대한 테크닉이 전혀 없기에 대부분 밝기나 채도에 대한 부분을 수정한다. 라이트룸 최신 버전의 경우 Auto 기능으로도 명부와 암부를 적당히 잘 살려준다. 내가 수동으로 보정하는 것보다 오토로 보정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많다. 문제는 채도인데 지금까지는 채도를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이 사진을 보면서 채도를 낮추는 것이 더 감성적인 사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사진 찍는 것 외에 사진 보정과 관련된 책을 읽어야 하는데 아직 제대로 찍지도 못하면서 벌써 보정부터 배우느냐는 생각이 스스로를 구속하고 있어 보정과 관련된 책을 읽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금씩 그 생각이 바뀌고 있다. 어차피 모든 디지털 사진 자체가 보정된 결과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위 내용은 개인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일반 가정집에서 미니 스튜디오 효과를 내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가끔 제품에 대한 사용기를 올리 때 책의 내용을 토대로 사진을 찍으면 제법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음식 사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모든 사진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나 음식 사진의 경우 구도가 중요한 것 같다. 음식 사진은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분명하다. 때문에 음식을 강조하기 위한 구도가 필요하다. 음식은 맛있어 보여야 하고, 봤을 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때문에 색감도 중요하고 소품을 이용하여 적당한 분위기도 연출해야 한다. 블로그를 통해 맛집 탐방 코너를 만들고 음식 사진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내 사진은 전혀 그런 요소가 없었다.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해 보았다. 책을 통해서 배웠으니 조금 달라져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