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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9 - 사진 구도가 달라지는 아이디어 100, 문철진

하나모자란천사 2018. 10. 24. 09:50

 2018년 책 100권 읽기 백 열네 번째 책입니다.


좋은 사진, 좋은 구도를 만드는 포토북이다. 사진은 어렵다. 쉽지 않다. 사진의 시작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사진을 본격적으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하고, 깊이 있게 파고들수록 사진은 어렵다. 지금 내가 딱 그렇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재미있는 상황이나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봤을 때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을 때는 사진이 뭐 별거냐 그냥 셔터만 누르면 되는 것이지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같은 사진이 아니라 조금 다른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하고 나서는 사진이 어렵다. 어렵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다. 사진을 통해서 얻고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미 수차례 언급을 했지만 사진을 통해서 나를 발견하고 있고, 나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사진이 좋은 이유다.




지금까지 사진과 관련된 책을 제법 읽었다. 사진에 대해 정의하는 글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들이 많다. 오늘은 이 글귀가 생각난다. '사진은 수학과 같이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는 말이다. 공감한다. 이것이 정답이다라고 말하기 힘들고, 정확한 공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대로 찍어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없다. 



이 사진을 보면서 빼는 것의 중요함을 깨닫는다. 때로는 한 장의 사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담기보다는 간결함으로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책을 보고 있을 때는 이해를 하지만 막상 손에 카메라를 쥐고 있을 때는 더 담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한 번쯤은 들어봤거나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막상 사진을 찍을 때는 활용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초보 사진가의 눈높이에서 쉽게 설명하는 책이라는 작가의 프롤로그를 통해 나에게 필요한 책이라 생각했다.


사진 촬영은 테두리를 긋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프레이밍(framing)이다. 눈앞에 보이는 것들 중 찍고 싶은 부분만 네모난 틀 속에 집어넣는 행위다. 프레임 안은 생(生)이고 프레임 밖은 사(死)다.



책을 계속해서 읽으며 나름대로의 좋은 책에 대한 기준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책을 읽는 동안 독자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사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위 사진을 보면 그렇다. 사진 속 그림자를 보며 각자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프레임 밖의 세상도 고려하라. 사진가들은 사진가가 프레임 속에 잘라 넣은 이야기만 볼 수 있을 뿐 프레임 밖의 이야기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때로 프레임 밖의 이야기가 보이는 사진도 있다.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나름의 상상력으로 프레임 바깥의 이야기까지 읽어낼 수 있는 것이 사진이다. 물론 사진가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수록 좋은 사진이 될 확률은 높아진다. 



결국 사진도, 점들이 모여 선을 이루고, 선이 모여 면을 이루는 것이다. 사진에서 점은 위치를 나타낸다는 것을 생각하자.



선 하나로 편안함을 보여주거나 긴장감을 드러낼 수 있고 역동적인 운동감을 표현할 수도 있다. 선은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을 이끄는 역할도 한다. 프레임 속에 선이 있으면 사람들은 선을 따라가며 사진을 보게 된다. 선이 굵을수록 효과는 더욱 커진다. 길잡이 선이다. 풍경 사진에서 길이 그런 역할을 만든다.



사진은 기다림이다. 좋은 구도를 잡고 부족한 그 한 가지를 채우기 위해 때로는 오랜 시간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위 사진에서 작가가 기다린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사진가는 원하는 사진을 상상하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결정적인 순간을 노려라. 타이밍...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화각에 따라 구도가 달라진다. 그리고 사진도 달라진다.



때로는 많은 것을 담기보다 간결함이 주는 아름다움,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이 더 크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잘 아는 곳이다. 경남 사천이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죽방렴 앞 등대와 중간에 보이는 섬은 두응도이고, 뒤에 보이는 섬은 박도이다. 드론을 띄우러 자주 나가는 곳이다.



만약 위 사진에 왼편의 사람이 없었다면...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을까?




내 사진에 있어 아니 내가 사진을 찍는 데 있어 가장 부족한 것이 미적 감각이다. 보색을 통한 대비 효과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세상에는 단순함 속에서도 충분히 시선을 이끌 수 있는 사진의 소재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사진을 찍는 기술이 아닌 미적인 감각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이제 사진을 위해 미술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하는 것인가?



사진에는 수학적인 공식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책에서 보았던 말이지만 나도 공감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사진을 보면 사진에도 공식이 있는 것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음식 사진은 세로 구도가 좋다. 사람의 두 눈이 가로로 배치된 까닭에 세로보다는 가로 구도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세로보다는 가로 구도의 사진을 압도적으로 많이 찍는다. 하지만 음식 사진은 가로보다 세로 구도가 더 어울린다. 세로 구도는 가로 폭이 좁아 음식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다. 대각선 구도로 촬영하면 세련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아직 인물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특히나 인물 사진의 구도를 잡는 것이 어렵다.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다. 어렵고 두렵다고 피하면 평생 인물 사진을 찍지 못할 것이다. 좀 더 노력하자.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



이런 인물 사진을 보면 부럽다. 85mm F1.4 렌즈를 구입해야 하는 것인가? 고민을 한다. 심각한 고민이다. 삼성 NX1으로 사진을 배우고 있는 입장에서 오래된 렌즈를 그것도 카메라 사업을 철수한 마당에 추가로 렌즈를 들이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욕심을 버리자. 더 많은 책을 읽고 더 많이 사진을 찍어 보면서 나에게 필요한 것이 명확해지고 난 후에 질러도 늦지 않다.


사진과 관련해서 또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좋은 책이다. 문철진 작가의 책이라면 조금 더 읽어 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책도 구입을 했다. 10월에 접어들어서 주말에는 가족 산행을 시작해서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하다. 평일은 일이 많다. 이 시기부터 내년 초까지는 의례적으로 바쁘다. 이 생활을 정리하고 싶지만 아직은 그럴 수 없다. 준비가 부족하다. 힘들더라도 지금은 참고 버텨야 한다. 그렇다고 주저 앉을 수는 없다. 비록 느리더라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계속해서 책을 읽는 것도, 한 줄이라도 이렇게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도 사진과 영상을 배워 나가는 것도 다 미래를 위한 과정이다. 아직도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그것에 감사하고 행복을 느낀다. 아직 나의 정신은 청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