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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다 - 삼천포마리나리조트의 가을 풍경

하나모자란천사 2018. 10. 10. 08:47

바다 하면 여름을 먼저 떠 올린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기에 바다만큼 좋은 곳이 없기 때문이다. 여름이 아니면 겨울을 떠 올린다. 겨울 바다는 쓸쓸함이 있다. 가끔 TV 드라마에서도 겨울 바다를 홀로 거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처의 아픔을 표현하는데 혼자 거니는 겨울 바다가 제격이다. 그런데 바다는 꼭 여름과 겨울에만 찾아야 하는 것일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가을 바다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하면 직접 느껴 보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 가을 바다 구경을 나섰다. 멀리 갈 필요가 없었다. 가까운 삼천포 마리나 리조트로 나가 보았다. 때는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오후 일몰 무렵이었다.




삼천포마리나리조트는 사천시 송포동에 위치하고 있다. 



여름이면 삼천포마리나리조트 앞바다에서 동호인들이 요트와 윈드서핑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천포마리나리조트는 사천만 안쪽의 광포만 바다에 자리를 잡고 있어 풍경이 아름답고 바다이지만 파도가 잔잔해서 수상 레저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요트, 수상스키, 윈드서핑, 바나나 보트, 플라이피시, 땅콩 보트, 웨이크 보트, 제트 스키 등 각종 레저 장비와 전문 강사진이 상주하고 있다.



수상 레저를 당일 코스로 즐기기에는 아쉽다. 때문에 숙식과 샤워 등의 편의 시설이 필요하다. 이곳 삼천포마리나리조트는 콘도형 펜션, 커피숍, 매점 등 휴게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 요트학교 등 각종 해양레저스포츠학교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후 해양스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여름 피서를 어디로 가는지 고민한다면 맑은 바다와 푸른 산, 아름다운 섬,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명품 일몰 등 멋진 풍광과 함께 수상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는 테마 여행지로 이곳 삼천포마리나리조트를 추천한다.



삼천포마리나리조트는 사천 IC에서 국도 3호선을 타고 삼천포 방향으로 가다가 모충공원에서 내려 좌회전 후 실안 방향으로 3백 미터쯤 가다 보면 보인다. 요트와 다양한 배들이 정박해 있어서 바로 알 수 있다. 바다 건너 오른쪽 사천 방향으로 사천대교, 서포 비토섬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하동 금오산이 우뚝 솟아 있으며, 날씨가 맑은 날이면 남해대교와 최근에 개통한 노량대교도 훤히 보인다.



여름에는 삼천포마리나리조트가 좋은 줄 알았다. 그런데 가을에는 수상 레저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왜 이곳이 좋을까? 그런 관점에서 이곳을 거닐어 보았다. 과연 뭐가 좋을까? 여행에는 먹거리, 볼거리, 놀거리가 있어야 한다.



인근에는 씨멘스라는 선상 카페가 있다. 일몰 사진과 관련해서 유명한 출사지라서 남해대교 방면으로 해가 떨어지는 4월과 10월의 주말에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일찍 자리를 잡지 않으면 자리를 확보하기 힘들 정도다. 그만큼 이곳의 일몰은 아름답다. 혹, 연인과 함께라면 인근의 모충공원을 거닐어 보는 것도 좋다. 작은 공원이지만 바다 내음을 맡으며 일몰을 즐기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삼천포마리나리조트에서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던 장군과는 조금 다름 모습이다. 색다른 장군의 모습을 보며 추억의 사진을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수상 레저를 즐길 수 없다면 무엇을 즐길 수 있을까? 해안을 따라 산책을 거니는 것 외에 삼천포마리나리조트의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은 먹거리다. 차를 타고 모충공원 방향으로 진입하다 보면 포도 농원이 보인다. 여름 내내 따뜻한 햇살과 바다 바람의 먹고 자란 포도가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곳 포도는 수령이 오래되지 않았고, 당도가 높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일이 포도인데 이곳에서 박스 단위로 구입해서 먹고 있다. 그리고 인근에는 새우 요리를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새우는 늦은 여름과 가을이 제철이다. 지금이 아니면 싱싱한 새우를 먹기도 힘들다. 그래서 주말이면 이곳에서 저렴하게 새우를 먹기 위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추석 연휴의 마지막인 이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새우를 먹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산책도 즐기고 일몰도 보고, 새우로 허기도 채웠다면 주변에 많은 카페들이 있다. 어두움이 밀려드는 바다의 풍경을 경치를 감상하며 여행의 하루를 마감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을 바다 그 나름대로 충분히 운치가 있었다. 특히나 10월에는 광포만과 사천만에서 바라다보는 일몰이 장관이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매일 해질 무렵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붉게 물든 바다를 바라다보면 황홀감에 빠져든다. 이날도 일몰이 좋았으나 다른 약속으로 인해 붉게 물든 사천만을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