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다 그렇다. 어디 인생만 그러하랴. 저 물총새의 삶도 그렇다. 그것도 매일 반복적이다. 주말 아침 산책을 나섰다. 썰물 때 갯벌에서 먹이를 찾아 이곳에 머물렀을 녀석들이다. 그런데 밀물이 시작되었고, 이제 만조에 가깝다. 먹이를 구할 갯벌은 바다가 다 삼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녀석들은 아직도 그 자리를 맴돌고 있다. 바다를 떠나 뭍으로 나와 쉬어도 되련만 나오지 않는다. 다시 썰물이 되기까지는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선택이 필요한 순간이다. 녀석들은 여전히 지나간 시간에 미련을 두고 있다. 조금이라도 갯벌에 가까이 남고 싶은 모양이다. 이제 저들에게서도 자리싸움이 시작되었다. 먼저 자리를 차지고 있는 녀석들이 승리자다. 오늘의 기회 포착은 백로들 무리다. 그나마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편하게 쉼을 얻고 있는 반면, 물총새로 보이는 저 작은 새들은 끊임없이 바다 위를 날고 있다. 저들을 통해 인생을 바라본다. 나는 사진을 배우는 것인가? 아님 인생을 배우는 것인가?
먼저 날아오른 한 무리의 백로는 좁지만 발을 둘 곳을 찾아 저렇게 쉼을 얻었다. 우리의 인생도 선택의 연속이다. 한 장의 사진도 선택이다. 기회가 포착되면 신속하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삶은 무엇일까? 저 백로 무리의 삶일까? 아니면 저 물총새의 삶일까?
- 2018년 9월 10일, 일요일, 오전 8:40분 경
- 사천시 용현면 금문리 해변
- 어머니와 함께 산책을 즐기며 사진을 남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