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천시에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다. 사천바다케이블카가 2018년 대한민국 베스트 신상품 대상 선정되었고, 지난해 12월 「바다마실, 삼천포애(愛) 빠지다」 사업이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에 이어, 이번에는 사천시가 제출한 「바다로 열리는 문화마을, 대방 굴항」(주거지 지원형) 사업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새로 선정되었다. 올해 사천바다케이블카가 운영되면서 사천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바다케이블카 탑승 후 연계되는 관광 상품의 부재로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리가 많았는데, 삼천포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되면 바다케이블카가 있는 삼천포대교공원에서부터 군항숲, 대방굴항, 삼천포항까지 골목길과 해안로 정비, 골목길 아트, 깨끗한 마을환경 제작소 설치, 공공서비스 개선 등으로 다양한 문화공간, 휴식공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다로 열리는 문화마을, 큰 고을 대방' 도시재생사업은 대방진굴항부터 삼천포대교공원까지 구간이다. 이 구간은 삼천포에 나가면 산책을 자주 다니는 구간이다. 삼천포대교 아래에서 보는 야경이 좋고, 여름에는 군영숲이 쉼터를 제공한다. 무엇보다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적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숨겼다는 대방진굴항이 있다.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사실 이 주변은 삼천포의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비좁은 골목길을 따라 주변을 거닐다 보면 예전의 향수가 느껴진다. 가끔 나의 어린 시절을 떠 올려 본다. 지금에 비하면 가난했고, 물질적으로 누리는 것도 없었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웠다. 그 시절을 떠 올리면 행복하다.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이곳 골목을 거닐다 보면 기억을 더듬어 억지로 떠 올리지 않아도 그 시절 행복했던 추억들이 생각난다. 옛 냄새가 나는 골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도 있다. 삼천포대교에서 대방진굴항까지 해변을 따라 거닐고 싶으나 막힌 곳이 있다. 바로 이곳이다. 길을 열기 위해서는 이곳이 뚫려야 한다. 그러나 이곳 역시 삼천포의 역사이자 흔적이다. 그래서 쉽게 이곳을 밀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아직도 누군가에는 일터이기 때문이다. 일요일 이른 아침이었으나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말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나는 삼천포로 향한다. 지난 일요일도 아침 일찍 삼천포로 향했다. 삼천포대교공원에 주차 후 해안을 따라 사진을 찍으며 산책을 즐겼다. 이곳은 아침에도 좋지만 일몰 무렵이면 더 좋다. 삼천포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내가 삼천포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포인트가 두 곳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여기다.
삼천포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어린 시절 삼천포와 관련된 추억이 있다. 당시 삼천포는 큰 도시였다. 적어도 그 시절 나에게는 그랬다. 어쩌다 아버지를 따라 배를 타고 삼천포에 올 때가 있었는데, 새로 배를 모을 때나 고기를 많이 너무 많이 잡아 판매가 어려울 때 그랬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랬다.
삼천포에 두 건의 도시재생 사업이 선정되었다. 이를 기회로 삼천포가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도시재생이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취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을 기억했으면 한다. 옛것을 버리는 것에 중점을 두지 않고, 잘 살려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특히나 사천에는 책을 읽는 공간이 거의 없다. 사천에도 시립도서관 또는 지역 도서관 같은 것이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