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0210 - 월간 사진예술 2018년 8월호

하나모자란천사 2018. 8. 22. 10:18

 2018년 책 100권 읽기 아흔다섯 번째 책입니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뭐 어쩌란 말인가? 나도 계절을 타면서 남자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일까? 최근 며칠 사이 수난을 겪고 있다. 자동차 열린 트렁크에 부딪혀 이마에 상처를 남기고, 어제는 공장에서 넘어서 엉치뼈에 충격이 받았다. 어제는 몰랐는데 하룻밤을 지내고 나니 앉고 일어서는 것조차 힘들다. 이런 것으로 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낄 필요는 없는데, 굳이 가을이 왔다는 것을 느끼고 남자란 것을 확인할 필요도 없는데 왜 가을을 타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일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내가 싫다. 책 읽는 것도 주춤해졌다. 그냥 쉽게 읽을 책이 필요했다. 나의 선택은 잡지다. 아직 읽지 않은 월간 사진예술 8월호를 선택했다.




고민이다. 컨디션 때문일까 월간 사진예술 8월호를 읽었지만 감흥이 없다. 이 잡지를 3개월째 읽고 있다. 잡지의 특성상 몰입하면서 읽을 내용이 아니지만 읽는 게 힘들지 않아야 하는데 힘들다. 이제 3개월째 이 잡지를 읽고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이 잡지에서 전혀 건질 것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나에게 유익이 되는 내용은 있다. 아직은 이르다. 최소한 1년은 읽어 보자. 



그냥 좋은 사진을 보는 것에 만족하자. 한 권의 책에서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것도 욕심이다. 가볍게 책을 읽자고 생각하니 사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풍경의 완성은 사람이다. 사람이 있는 풍경 사진과 사람이 없는 풍경 사진의 차이를 느끼는가. 이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 사진과 글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아득한 시절부터 본디 그랬을 것 같은 자연풍경과 그것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 인물의 배치는 은근한 끌림을 준다. 대자연 속에서 사람들은 숨은 그림처럼 잘 드러나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감 없이 존재한다.



시선을 붙드는 대조와 대비 사진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사진에 대해 조금 더 눈을 뜨게 된 것 같다. 위의 사진을 보면서 명암의 대비를 보았다.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까지 드리워진 그림자와 반대편의 햇볕이 그렇다. 피사체의 크기도 대비가 된다. 왼쪽은 사람 형상의 큰 동상과 오른쪽에 움츠린 듯한 사람의 모습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동상은 편안한 자세로 누워 있는 것에 비해 오른쪽 구석에 있는 사람은 뭔가 좀 불쌍해 보이는 느낌이 그렇다. 이런 구성 요소로 인해 사진을 오래 보게 된다. 한 장의 사진을 보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면 그것이 좋은 사진이 아닐까.



이 사진은 공간의 대비가 보인다. 왼쪽에는 공장, 중간에는 교회, 오른쪽에는 주택가들이 보인다. 집은 행복한 보금자리다. 직장은 그에 비하면 전쟁터와 같은 공간이다. 교회는 두 공간을 연결하는 연결점이라고 할까. 사진을 보면서 생각을 읽는다. 내 생각이다. 그래서 사진이 독서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위의 두 사진을 보자. 위쪽의 사진에서 명암의 대비와 사람의 앉은 자세와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대비를 보았다. 더 깊은 생각은 사진을 보는 이의 각자의 몫이다. 아래 사진에서는 행복해 보이는 그림과 뒤쪽에 어두운 모습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한 공간에 상반대는 모습을 통해 모두가 돋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보고 읽는 것에 만족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이 사진은 그냥 부럽다. 나도 이런 곳에서 여유를 만끽하면서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나에게도 이런 시간이 주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바로 이런 게 예술사진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보니 아직 영글지 않은 생명체를 보는 것다. 남자의 정자의 움직임을 보는 것 같다. 정자는 생명이다. 딸기의 씨앗도 생명이다. 붉은 딸기의 씨앗이 아니라 아직 익지 않은 딸기의 씨앗이다. 아직 영글지 않은 생명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을 보면서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엄청난 감흥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 차이는 배움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아직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월간 사진예술이라는 잡지를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다. 아직 눈에 띄는 것도 없고 이해를 못하는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내가 월간 사진예술이라는 잡지를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역시나 8월호에서도 건질 것이 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마지막 후반부에 가서야 만났다는 것이다. 대비 곧 콘트라스트와 관련된 내용이다. 지금까지 콘트라스트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사진으로 상황을 쉽게 설명했다. 포토샵으로 콘트라스트를 조정하는 방법도 함께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