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15일 일요일 - 고성 상족암 군립공원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토요일 밤에 이번 일요일은 어디로 떠날 것인가 고민 끝에 아내에게 고성 상족암 군립공원 해변에서 물놀이 어떠냐고 물었다. 이곳은 우리 가족이 아주 가끔씩 들리는 곳이다. 근처에 고성 공룡박물관도 있고, 청소년 수련원도 있고, 주상절리인 병풍바위도 있고, 맥전포항까지 산책로도 잘 조성이 되어 있어 가족 나들이를 하기에 좋은 곳이다. 아내도 좋다고 했다.
일요일 평소처럼 9시쯤에 아침을 먹고, 밀린 빨래와 집안 청소를 끝내고 11시쯤에 집을 나섰다. 해변에서 계속 물놀이를 해야 하기에 점심을 따로 챙겨야 한다. 주변에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다. 미리 점심을 준비하지 않았기에 집을 나설 때 버너와 코펠을 챙겼고, 마트에서 라면과 김치, 물을 구입했다. 물놀이 후에 먹는 라면은 김치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번에도 삼천포를 둘러가지 않고 사남면에서 진분계 고개를 지나 고성으로 들어갔다. 여름은 여름이다. 우천계곡, 능화숲, 용소계곡을 지날 때 보니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했다. 다른 곳에 눈을 돌리지 않고 우리는 고성으로 달렸다. 이 코스를 선택하면 집에서 대략 50분 정도 소요된다. 12시쯤에 청소원 수련원 앞에 도착을 했다. 작년에는 청소년 수련원으로 일반인의 차량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차단기가 내려져 있었다. 공룡박물관을 이용해도 되지만 공룡박물관은 아이들과 수 차례 방문을 했기에 굳이 이곳을 이용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상족암 군립공원으로 차를 돌렸다.
작년에 이곳을 찾았을 때에도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상족암 군립공원은 지금도 여전히 공사 중이다. 빨리 공사가 끝나야 할 텐데 아쉽다. 아직 한 여름이 아니라서 주차할 공간은 충분했다. 주변에 주차를 하고 짐을 챙겨서 데크 산책로를 따라 청소년 수련원 앞 해변으로 돌아갔다. 작년 가을 그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그곳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니다. 조금 이른 시간 때문인지 아니면 계절의 차이 때문인지 청소년 수련원 앞 해변은 아직 그늘이 없었다. 그곳에 그늘이 질려면 오후 3시는 지나야 할 것 같았다. 다른 가족이 자리를 잡고 있는 주변에 그늘이 있는 공간이 있어서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내와 아이들은 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나는 바닷물에 발만 담갔다.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주변 사진과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사진을 담았다. 그리고 매빅 에어를 출격시켰다. 큰 맘을 먹고 팬텀 4 프로와 매빅 에어를 같이 챙겨 왔지만 이번에도 팬텀 4 프로는 띄우지 못했다. 요즘은 거의 매빅 에어만 띄운다. 역시나 휴대성이 중요하다.
즐겁게 노는 동안 시간은 점심때가 지나고 있었다. 코펠에 물을 올리고 라면을 끓였다. 바다에 왔으니 해물라면 정도는 먹어야 하지 않겠나 싶었다. 썰물이라 바위틈 사이로 물 웅덩이가 있는 곳이 많았는데 그곳에서 작은 새우 몇 마리를 잡아서 국물에 넣었다. 새우 몇 마리로 국물이 다르지 않겠지만 기분 탓인지 라면 국물이 더 시원했다.
그렇게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다시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기고 아내와 나는 그늘진 곳에 자리를 펴고 누웠다. 바람까지 불어서 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오후 4시쯤 되어서 두 아이들도 물놀이를 실컷 즐겼는지 피곤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원래 계획은 삼천포대교 공원에 들러 일몰을 지켜보면서 바닥분수에서 아이들이 바닷물을 씻겨 낼 생각이었다.
차를 타고 오는 동안 피곤했는지 아이들이 이내 잠이 들었다. 오늘 아이들에게 충무김밥을 사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사실 아내가 충무김밥이 먹고 싶다고 했는데, 고성에서 돌아오는 길에 충무김밥 집에 들렀다. 두 아이가 깊이 잠들어 있어서 삼천포대교공원에 들리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과 샤워 후 충무김밥으로 이른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나도 피곤해서 그대로 누웠다.
저녁 8시쯤 깨어서 아내와 주말연속극을 보고 난 후 오늘 여행 기록을 간략하게 정리하고 다시 자리에 누웠다. 오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마지막 경기인 결승전이 있다. 맘은 보고 싶지만 보고 자면 출근이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자리에 누웠다. 이번 주말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