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쉰다섯 번째 책입니다.
월간사진에 이어 사진과 관련된 잡지를 한 권 더 구독했다. 이번에는 '사진예술'이란 잡지다. 잡지를 통해서 많은 것을 얻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사진을 바라보는 내 시야를 넓힐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진이 사진으로만 남을 때보다 작가의 생각이 글로 더해질 때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물론 좋은 사진은 사진 자체로도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지만, 아무나 그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남들과 달리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대가들만 가능하고, 그런 사진은 보고 해석하는 것도 별도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월간사진 또는 사진예술에 실린 사진을 보면 가끔 그런 사진들이 보인다. 부럽다. 멍하니 사진을 오랫동안 바라본다. 아직은 사진의 설명을 읽고도 그 사진을 해석하지 못하는 것들이 더 많다. 어찌하랴. 그것이 지금의 내 수준인 걸. 인정하고 계속 이런 사진들을 보면서 눈을 뜨면 되는 것이다. 그게 이 잡지를 보는 이유이다. 잡지를 통해 작가의 생각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예술 분야의 사진에 있어서는 이제 더 이상 후보정을 나쁘게 바라보지 않는 것 같다. 통상적으로 예술 앞에 창작을 많이 붙이니, 창작 활동이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활동이니 그 수단이나 방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사진예술 5월호에서 가장 오랫동안 바라본 사진이 이 사진이다. 눈 내린 한 겨울에 말라 있는 감나무에 주홍빛 감이 달려 있는 사진이다. 어떻게 이 사진을 찍었을까? 이런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 이 사진의 뒤에는 어떠한 것들이 숨어 있을까? 궁금하다. 설명이 없었다면 전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다음 사진은 사과나무를 찍은 사진이다. 이 사진의 설명을 통해서 이런 종류의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한 장의 예술사진을 얻기 위한 작가의 노력을 알 수 있다. 누구나 보기에 특별하다고 생각되는 한 장의 사진이 그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작가의 구상과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에 의해 얻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들과 다른 사진 한 장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수고한 시간과 노력이 특별한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한 권의 책에서 내가 얻는 것이 많지 않지만 좋다. 아직은 낯설고 어려운 내용이 많지만 앞으로 이 잡지도 계속 구독할 것이다.
이번에는 보도사진 분야에 대한 글이다. 포토저널리즘으로 불리는 분야이다. 대단하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사회에 대해 던지는 메시지가 강하다. 남다른 사명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물론 사진에 대한 스킬도 있어야 한다. 보도 분야의 사진은 사실성과 함축성이 생명이 아닐까?
아이러니하다. 그래도 얼마 전 읽었던 '사진작가 길승우'라는 소설로 인해 사진에 대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 한 줄이나마 내 생각을 글로 적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음식에 대한 사진도 내가 알고 있던 것과 전혀 달랐다. 대부분 마케팅을 위한 음식 사진은 먹을 수 없는 음식이라고 한다. 엔진오일과 글리세린 등을 사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위 사진은 사찰 음식을 찍은 사진이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그대로 담았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런 사진이 뭐 대단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다. 요즘 사진을 통해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다행이다. 이제는 내가 정체되어 있다는 느낌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