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책 100권 읽기 서른아홉 번째 책입니다.
시인 윤동주 하면 학창 시절 배웠던 '서시'가 생각난다. 학창 시절 그의 시를 교과서를 통해 배웠다. 그때는 몰랐다. 그저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그의 시를 암기하는 것이 중요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그의 시를 읽었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 없이 느낌이 가는 대로 읽었다. 그의 모든 시에서 뭔가 방향성을 가지고 흐르는 것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드리워진 그림자 그것은 바로 '죽음'이다. 그의 모든 시에서 임박한 죽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저 내 추측일 뿐이다. 그래서 시인 윤동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싶었다. 그래야 온전히 그의 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밤 혼자 영화 '동주'를 보았다.
난 그의 모든 시에서 마치 죽음을 염두하고 있는 이가 남긴 시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를 보고 알게 된 것은 그의 시의 대부분이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절에 쓴 것이다. 그런데, 왜 그때부터 그의 시에서 어두움이 느껴지는 것일까? 어쩌면 그는 그의 운명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영화에서와 변절자로의 삶을 거부한다면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이런 시를 남겼던 것일까?
윤동주의 시를 말하면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 '서시'와 '별 헤는 밤'을 먼저 떠 올린다. 그런데 시집을 읽고, 영화 '동주'를 보고 나서는 이 시에 더 끌린다. 바로 '쉽게 씌어진 시'이다. '쉽게 씌어진 시'는 영화 '동주'에서도 소개가 된다.
시인에게 한 줄의 시를 쓰는 게 정말 쉬운 일일까?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그는 '쉽게 씌어진 시'라는 제목으로 시를 남겼을까? 그냥 이 시를 읽었으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영화 '동주'를 보기 잘했다. 이제 이 시가 자꾸만 내 눈에 아른거린다. 적어도 내 방식대로 이해가 된다. 아직 부끄럽기에 내 생각을 글을 표현하지 못하겠다. 자꾸만 이 시를 읽고 싶어 진다.
그의 삶에 끼어들어 본다. 죽음이 임박한 사람이 가장 많이 떠 올리는 것이 무엇일까?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상이 아닐까? 그런데 스물다섯의 인생에서는 어떤 것을 회상할까? 회상할 것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는 않다. 가장 간절한 것이 무엇일까? 누가 뭐래도 처음은 어머니가 아닐까? 그래서 그의 시에서는 북간도에 계시는 어머니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이 있다.
왜 자신이 이렇게 죽어야 할까? 내 조국은, 내 고향은, 내는 왜 힘없는 이 나라에서 태어났을까? 죽음이 임박했을 때 회한이 없었을까? 그럼에도 내 조국, 내 고향이기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묻어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그의 시를 읽어 보고 짧게 나마 느낌을 남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