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느라 새벽 3시를 넘긴 후 잠이 들었습니다. 일요일 아침인데 평소 습관 때문일까요? 새벽 6시에 설정된 라디오 알람에 맞춰서 잠이 깨었습니다. 좀 더 자고 싶은데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책을 좀 더 읽을까 했는데 머리가 멍해서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깨지 않았습니다.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어머니댁에 다녀온다고 합니다. 다 함께 산행을 가려고 했는데 계획이 어긋났습니다. 그래서 조금 일찍 채비를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후 카메라와 드론 가방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계획했던 삼천포 각산을 혼자 오르기로 했습니다.
삼천포 각산 정상
각산 봉수대에서 내려다본 삼천포대교
집에서 7시 30분쯤에 나섰고, 대방사 아래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등산을 시작한 시간이 8시쯤입니다. 드론 가방에 보조 배터리 3개, 마실 물, 사과를 챙겨 넣으니 가방이 꽤 무겁습니다. 게다가 혼자 산에 오르다 보니 아무런 생각 없이 걷기만 했습니다. 원래는 약수터 쪽으로 오르려 했는데 그냥 삼천포 대교와 바다를 구경하면서 오르고 싶어서 각산산성 방향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대방사 석불을 지나고 나면 바로 첫 번째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약수터를 따라가는 코스와 각산산성을 따라 오르는 코스가 있습니다. 바다를 더 잘 보려고 각산산성을 따라 오르는 코스를 선택합니다.
잠시 후 또 이정표를 만납니다. 탕건바위는 원래 계획에 없었기에 바로 각산산성 방향으로 향합니다.
잠시 후 갈림길이 나타납니다. 자세히 보면 이정표가 보입니다. 그런데 잘 보이지 않습니다. 오른쪽이 등산로입니다.
갈림길 중앙을 자세히 보면 등산로라는 이정표가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아직 산에 오르는 다른 이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아내에게 산행을 시작했다고 알리려고 전화기를 꺼 내었는데 낮은 온도로 인해 아이폰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가 급 방전되어 전화를 걸 수 없었습니다. 가방에 있는 보조 배터리를 연결할까 생각하다가 배터리보다는 온도의 문제라 그냥 전화기를 집어넣고 조용히 올랐습니다.
잠시 후 대방사 능선에 올랐습니다. 실안 방향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가 됩니다. 쉬어 갈 수 있도록 밴치가 있었지만 그냥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이정표를 보니 이곳에서 각산산성까지 400 미터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각산산성에 올라서 드론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을 생각으로 계속 걸었습니다. 힘들었습니다. 일단 이 코스가 처음이라서 언제 어디쯤 쉬어 가는 것이 좋을지 모르기에 계속 걷기만 해서 힘들었습니다.
조금 거닐 다 보니 이제 삼천포대교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잠시 몸을 돌려 삼천포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걸었습니다. 대방사에서 출발해서 대충 30분 정도 거닐었습니다. 드디어 각산산성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각산에 산성이 있었다는 것은 어제 각산의 다른 등산로를 검색하다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각산산성은 크지 않습니다. 역사적인 유래는 아래 사진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각산산성은 백제 무왕 시대에 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합니다. 꽤 오래되었습니다.
드론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쉬면서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리고 드론을 준비하고 출격을 시켰습니다. 문제는 온도가 낮아서 바로 드론을 띄울 수 없었고, 한참을 호버링을 한 후에 온도가 20℃를 넘기는 것을 확인하고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산성에서 그냥 내려다보면 앞에 숲이 있어서 삼천포대교의 풍경을 온전히 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드론을 띄워서 보니 삼천포대교와 인근의 아름다운 풍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이곳에 사천 바다 케이블카가 완공되고 내년 3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되면 누구라도 아름다운 풍경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은 따로 정리해서 공유하거나 나중에 따로 링크를 걸어 놓겠습니다.
각산산성과 삼천포대교 주변을 촬영 후 다시 드론을 챙겨 넣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드론으로 바다 케이블카의 공사 현장을 살펴보았기에 여기서 각산까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각산 산성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대방 정류장에서 시작한 케이블카가 각산 능선을 지나게 됩니다. 이곳에는 바다 케이블카의 4번 지주 철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공사로 인해 기존 등산로를 우회하여 올라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삼천포대교가 좀 더 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철탑을 지날 무렵부터 각산 정류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제 각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곳을 지나면 삼천포대교뿐 아니라 실안의 바다 풍경까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미 사천의 섬을 통해 소개를 했던 마도, 저도, 신섬 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 정상을 향해 바라보면 이제는 각산 봉수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초양 정류장에서 출발한 케이블카가 대방 정류장을 지나 최종 도착지인 각산 정류장에 이르게 됩니다. 각산 봉수대 왼편으로 각산 정류장의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요일 이른 아침이고 꽤 추운 날씨였는데 막바지 공사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 인부들이 쉼도 없이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각산 봉수대 근처까지 왔을 때 봉수대 주변에도 공사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바다 케이블카 공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산 봉수대 주변에도 뭔가 다른 공사를 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각산 봉수대에 올랐습니다. 이곳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각산산성에서 드론을 띄우지 않고 곧장 올랐다면 1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드론을 띄우기 전에 공사 현장을 먼저 살폈습니다. 각산 정류장에서 봉수대까지 데크로 산책로가 거의 다 완성이 되어 있습니다. 드론 가방을 내려놓고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사과를 먹은 후 카메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각산 봉수대에서는 해의 위치에 따라 한려수도의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단 삼천포대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언제 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이죠. 그래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에 선정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사천의 섬을 소개할 때 제일 먼저 소개한 마도와 신섬, 저도 등이 있습니다.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죠.
각산에서는 멀리 사천만과 사천대교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와룡산 새섬봉도 보입니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역광으로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신수도, 사량도 등도 삼천포 각산에서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원래 계획대로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고 혼자 오른 산행이었지만 좋았습니다. 지금은 각산 봉수대 인근에 사천 바다 케이블카의 막바지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라 좀 어수슨합니다. 빨리 공사가 마무리되고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대로 복원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 대방사에서 삼천포 각산에 오르는 산행 후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