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ife

휴가 3일차 사천의 명산 와룡산 민재봉과 새섬봉에 오르다

하나모자란천사 2017. 8. 4. 00:51

휴가 3일 차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오롯이 나를 위해 하루를 보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가볍게 허기를 달래고 드론 가방을 둘러메고 와룡산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백천재 구간으로 민재봉에 오른 후 새섬봉 능선 구간까지 다녀오기로 맘을 먹었습니다. 한낮의 더위를 피하고자 아침 일찍 출발을 했는데 산 입구에서부터 안개가 자욱해서 주변 외에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정상에 도착할 무렵에는 어느 정도 안개가 걷힐 것이라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출발했습니다.




처음 백천재까지는 그리 힘들지 않게 올랐으나 백천재에서 민재봉까지 오르는 가장 힘든 구간이 남았습니다. 오늘 산행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흘리는 땀 냄새를 맡고 주변에서 웽웽거리면서 달라드는 날파리 때였습니다. 그런데 해발 700m 고지에 올라서는 나를 귀찮게 굴던 날파리 때가 없어서 몸은 힘들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었습니다.


오늘 산행코스는 백천사를 지나 감시초소 앞에 차를 두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아침 6시경 나섰는데 아래 사진의 정보를 보니 초소 앞에서 6시 10분경에 도착을 해서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AM 06:10 감시 초소에서 출발


돌무더기 있기 구간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하기 시작했으나 산행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백천재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계곡 물소리는 이 여름에 혼자 듣기 너무 아까운 아름다운 소리였습니다.


AM 06:25 돌 무더기 구간 지남


백천재까지는 엉덩이를 붙이고 쉬지 않고 잠깐 선채로 휴식을 취하고 계속 올랐습니다. 사실 잠깐이라도 자리에 앉으면 쉼 없이 날아드는 쇠파리 때문에 걷는 게 더 편했습니다.


AM 06:37 백천재 도착


백천재에서 엉덩이를 붙이고 잠깐 휴식을 취하고 물 한 모금으로 갈증을 해소하고 다시 걷기 시작했습니다. 백천재에서 민재봉으로 오르는 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입니다. 그나마 가장 경사진 구간을 올라 해발 700m 고지에 올랐을 때는 끊이없이 따라다니며 나를 괴롭혔던 쇠파리 때들이 사라져서 좋았습니다. 진분계 갈림길에 올랐을 때 안개가 너무 작욱해서 10m 앞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AM 07:15 진분계 갈림길 도착


진분계 갈림길에서 민재봉에 이르는 능선 구간은 항상 땅이 질퍽한 구간인데 그 사이 질퍽한 곳에 자리(멍석과 같은 형상) 깔아서 이제 편하게 산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수고로 인해 느끼는 편안함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보았습니다.


AM 07:35 민재봉 도착


감시 초소에서 민재봉까지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되어 도착했습니다. 체력이 많이 약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이 코스를 1시간 만에 올랐는데, 얼굴에서도 힘들다는 것이 확 느껴집니다. 다시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드론을 꺼내서 날리려 했으나 안개 때문에 사진과 영상을 얻을 수 없는 상황이라 새섬봉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민재봉에서 새섬봉까지는 능선을 타는 코스로 약 1.6Km입니다.



혹시나 새섬봉으로 이동하는 동안에 안개가 조금이라고 걷힐까 기대를 했는데 여전히 안개가 자욱합니다. 


AM 08:30 새섬봉 도착



여기까지 드론을 메고 올라온 것이 아쉬워서 장비를 챙기고 드론을 띄워 보았습니다.



불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님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요? 안개를 제외하고는 드론을 날리기에 다른 사항은 모두 퍼펙트 합니다. 일단 보이는 구간에서 시계 비행을 하면서 낮은 고도에서만 약간의 사진과 영상을 담아 봅니다.



다시 민재봉으로 향해서 드론을 띄웠으나 안개가 너무 심해서 조금 비행하기 드론 카메라에 습기가 달라붙기 시작하고 기체의 센서에도 물방울이 맺혀서 오작동을 하는지라 민재봉에서의 촬영은 포기하고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하산 후 계곡에서 흐르는 물에 세수를 하고 머리를 적시고 나서 하늘을 쳐다보니 그제야 해가 보이기 시작을 하네요. 참 무심하기도 하네요. 더위를 피해 아침 일찍 산행을 해야 지하는 나의 잘못된 선택이 부른 결과였습니다. 와룡산은 맑은 날 다시 한번 올라야 할 것 같습니다.



백천사 앞에서 드론을 띄우고 사진과 영상을 담은 후 잠깐을 휴식을 취했더니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네요. 날도 더운데 매콤한 것으로 속을 시원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부자손짜장이 남양동으로 옮기고 오픈하고 나서 더 자주 찾게 되네요. 최근에는 삼천포 쪽으로 다녀올 일이 있으면 이곳에 들러서 짬뽕을 먹는 것 같습니다.


평일 점심인데 휴가 기간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고 있네요. 다행히 저는 점심시간이 이르기 전에 도착해서 기다림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매콤한 짬뽕을 한 그릇하고 나니 얼른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낮잠을 청하고 싶어 졌습니다.



오늘 산행은 즐거웠지만 원래 목표로 했던 와룡산에서 드론을 띄워 좋은 사진과 영상을 얻고자 했던 것을 이루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와룡산은 가을에 다시 만나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휴가 기간 중 오롯이 나를 위해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