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첫 주 일요일 6월 말까지는 나의 팬텀4 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오늘은 오래간만에 드론을 날리려 나가려 했는데 아쉽게도 아직도 드론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DJI의 A/S 문제가 생각보다 많이 심각하네요. 아쉬움을 청소로 달랬습니다. 오늘도 깨끗한 집을 유지하기 위해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 청소를 했습니다. 아이들 방의 커튼을 오랜만에 때어 내고 또 내 방의 이불도 욕조에 넣고 샤워를 하면서 푹푹 발로 밟아서 빨았습니다. 이불보다 아이들 방의 커튼에서 나오는 구정물이 장난이 아니네요. 커튼 빨래를 자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오를 막 넘어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토스트가 생각이 나네요. 샌드위치가 아닌 학교 앞에 파는 토스트... 아시죠? 대학원 시절 실험실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아침에 정문 앞에 내려와 생과일 주스 한잔과 양배추 송송 썰어서 계란으로 붙여내어 속을 풍성히 채운 그 토스트가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요즘 남편 노릇을 제법 하나 봅니다. 말이 떨어는 순간 아내가 있는 재료를 이용해서 아이와 함께 토스트를 만들어 주네요.
다행스럽게도 제일 중요한 양배추는 집에 있었나 봅니다. 계란은 매달 어머니 댁에서 키우는 녀석들의 수고로 정말 신선한 계란을 먹고 있습니다. 몰랐는데 정말 신선하다는 것을 마트에서 구입한 것과 어머니 댁에서 가져온 것을 같이 깨뜨려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니 댁에서 가져온 계란은 노란색의 선명하고 프라이팬에 깨뜨렸을 때 노른자가 동글동글하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흰자도 퍼지는 게 아니라 서로 둥글게 뭉치려고 합니다. 모든 음식에는 기본적으로 재료가 한몫을 합니다. 신선한 재료 때문인지 계란의 색깔이 먹음직스럽습니다.
학교 앞에 파는 토스트만큼 풍성하지는 않았지만 아내와 아이의 사랑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역시 요리는 정성과 사랑이 손 맛보다 앞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둘째 녀석이 옆에서 엄마를 거들어 주고 있네요.
이제 아이들이 제법 자라서 가사에 자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은 1주일 동안 모인 쓰레기를 분리 수고하는 일입니다. 아직까지는 군소리 없이 꼬박꼬박 잘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아내를 도와서 세탁물도 건조대에 같이 걸었네요.
구워낸 식빵에 어머니 댁에서 공수한 딸기잼과 양배추를 넣은 계란 패드를 올려서 학교 앞에서 파는 토스트를 비슷하게 흉내를 내었습니다. 모양도 좀 떨어지고 재료도 빈약하지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앞서 했던 사랑과 정성의 얘기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그럼 뭘까요? 정답은 타이밍입니다.
늦은 밤 TV를 보다가 먹방을 할 때면 왜 그렇게 그 음식이 먹고 싶은지? 나중에 방송에서 봤던 그 음식이 생각이 나서 먹었는데 실망을 합니다. 바로 그 순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내표 토스트가 맛있었던 이유는 바로 내가 말을 꺼내는 그 순간 바로 토스트를 만들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식빵의 가장자리는 버터와 벌꿀을 섞어서 구웠습니다. 이게 오늘은 특별식이네요. 자꾸만 내 손길이 이 녀석에게로 갑니다. 오늘은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할 것 같네요. 글을 정리하면서 학교 앞에서 토스트로 아침을 대신하던 옛 추어을 떠 올리니 좋네요.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옛 추억이지만 추억은 그대로 회상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고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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