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촌놈입니다. 그래서 어머니로부터 얻는 게 많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자녀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 주시려 좀 쉬면서 사셔도 되건만 쉬어도 될 연세에 쉬지 않고 일을 하십니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기에 쉬는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가끔 집에 오셔서 하루라도 쉬는 날이면 당장 집으로 가려하십니다. 시골 일이 뭐가 그리 할 게 많은지? 조금도 쉬지 않고 일을 하십니다. 자식이 뭔지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 주셔야 본인의 마음이 편하다 하십니다. 매년 어머니께서 힘들게 마늘 농사를 짓습니다. 마늘은 아직도 기계로 파종을 하지 않고 손으로 하나씩 파종을 합니다. 이후 수확기까지는 그리 잔 손 가는 일이 없다가 수확기에 이르면 일이 많아집니다. 마늘 쫑대라는 순을 뽑아 주어야 뿌리에 영양분이 가서 뿌리가 굵어집니다. 예전에는 쫑대를 일부는 반찬으로 먹고 뽑아 버렸는데 요즘은 쫑대를 반찬으로 먹는 것이 알려져 대부분 판매가 되어 시골에서 수입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지요. 이후 수확을 하고도 마늘은 많은 손길을 요구합니다. 자르고 묶고 건조하고...
그렇게 힘들게 어머니께서 농사를 지은 마늘인데 몇 년 전 한 접을 가져와서 해가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인 베란다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어 먹었는데 여름이 지나갈 무렵 남은 마늘의 절반이 상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여름철 더위와 장마철 습기가 원인이었습니다. 돈으로 구입한 마늘이면 별로 마음 상하지 않고 넘길 수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직접 농사를 지은 마늘이라 마음이 상했습니다. 그때 이후 효과적인 마늘 관리 방법을 배웠습니다.
시골에서야 통풍이 잘 되고 그늘진 곳에 건조대를 만들어 마늘을 매달아서 보관을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보관을 하죠. 그러니 여름에도 마늘을 상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에 이런 건조대를 만들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은 아파트에서 마늘을 효과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워 보겠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미 많이 알려진 방법입니다. 이렇게 보관하는 도구들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별도의 도구 없이 집에 있는 것들로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갓 수확한 햇 마늘은 수분도 많고 마늘 향도 강합니다. 이 무렵의 마늘은 어지간한 고추보다 더 맵습니다. 이 상태로 오래 보관하면 좋은데 어렵습니다. 올해도 어머니 댁에서 마늘 한 접을 가져왔습니다. 이번에는 가져온 마늘을 바로 믹서의 분쇄 기능을 이용해서 마늘을 찧었습니다.
가능하면 마늘은 홍두깨로 두들겨서 찧는 게 가장 좋은데 일요일 낮이라 아파트에서 오랫동안 쿵쿵대면 아래층에 민폐가 될 것 같아서 믹서의 분쇄 기능을 이용했습니다. 너무 잘게 갈리지 않게 주의를 해야 합니다.
집에 지퍼 팩이 있으면 더 좋고 아니면 비닐팩을 이용해도 됩니다. 지퍼 팩이 없어서 그냥 비닐 팩을 이용했습니다. 비닐 팩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집에 있는 것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비닐 한 장을 뜯어서 손으로 뒤집어 펼치고 손을 비닐 속에 집어넣습니다. 이유는 다음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이제 비닐 위에 찧은 마늘을 적당량 올립니다. 이제 손으로 마늘을 감싸 쥐고 비닐을 뒤집습니다.
평평한 곳에 찧은 마늘을 담은 비닐을 내리고 평평하게 펼칩니다. 이때 너무 얇게 펼쳐지지 않도록 비닐을 적당한 수준에서 미리 접어 둡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이렇게 올해도 5장의 다진 마늘팩을 만들었습니다.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수분이 많아서 비닐이 힘이 없습니다. 때문에 냉동실 바닥 평탄한 곳에 보관할 장소가 없을 경우 아래 사진과 같이 적당한 오봉 위에 올려서 냉동실로 향합니다.
이 상태로 꽁꽁 얼려서 다진 마늘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조금씩 잘라서 요리에 사용을 해도 됩니다. 여기까지는 찧은 마늘 냉동 보관을 처음 이용할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사용하다 보니 조금 더 잔 꽤가 생겼습니다. 약 1시간 정도 냉동실에 두면 살짝 얼어 있는 상태가 됩니다.
그때 다시 꺼내어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자의 날카로운 모서리를 이용해서 마늘 비닐팩 위를 격자 모양으로 살짝 찍어 누릅니다. 냉동실에서 1시간 정도 살짝 얼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찧은 후 바로 할 경우 수분 때문에 힘이 없어서 모양을 내어도 금방 모양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지금은 살짝 얼어 있는 상태라 모양을 만들면 그대로 유지가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와 같이 격자 모양이 뚜렷하게 남아 있습니다. 이제 모든 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다시 냉동실에 넣어 두고 꽁꽁 얼리면 됩니다.
이제 다진 마늘이 필요한 요리를 할 때마다 비닐팩 하나를 꺼내어 모양대로 툭 잘라서 이용하시면 됩니다. 마늘을 찧어서 냉장 보관을 하더라도 오래되면 색깔이 변하는데 이렇게 냉동으로 보관하면 색상도 변하지 않고 해동 없이 곧바로 열기로 녹여내면 마늘향도 살아 있는 것 같아 좋습니다. 오늘은 다가올 더위와 장마철 습기에도 걱정 없이 마늘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주말 온 가족이 함께 1시간만 할애를 하세요. 별 것 아닌데 풍성한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