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Story

2023_#15. 나의 한국현대사

하나모자란천사 2023. 2. 25. 11:40

다시 유시민 작가의 책입니다. 오래간만에 버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잠을 청하려 했지만 잠이 오질 않아서 가볍게 읽을 책을 찾았습니다. 리디북스 서재에서 책을 골랐는데, 이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것 같았는데 머리말을 읽을 때까지는 몰랐습니다. 도입부에 작가의 경주에서의 어린 시절과 대구에서의 중학교를 보낸 시절에 대한 얘기를 듣고서야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그래도 다시 시작했으니 끝까지 읽기로 하였습니다. 어차피 오래되어 제대로 기억나는 것도 없고, 최근 강만길 교수의 책을 읽으며 근대사에 대해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대학시절에 읽었던 조정래의 장편소설 '태백산맥'도 지금 읽으면 느낌이 다를 것 같아서 조만간 다시 읽어보려 합니다.

 

 

 

모든 역사는 '주관적 기록'이다.

 

역사가들이 일하는 방식도 언론인과 다르지 않다. 역사가도 각자 나름의 개성과 취향이 있고 서로 다른 욕망과 감정에 끌리며 저마다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과거의 사실 가운데 자신이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을 선택해 자신의 시각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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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태어난 1959년부터 작가가 55세가 되었던 2014년까지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작가의 시선에서 풀어냅니다.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한 때는 진보진영의 정치인으로 활동을 했던 작가이기 때문에 작가가 이야기하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도 진보적인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때문에 평소 유시민 작가를 잘 알고 있는 보수주의자는 이 책이 풀어내는 한국현대사가 불편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도 책에서 이 부분을 정확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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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을 읽을 때는 글쓴이가 어떤 사람인지 먼저 살피는 게 좋다.
그래서 자서전도 아닌 현대사 책을 쓰면서 먼저 개인사를 이야기한 것이다.

 

2023년 나는 50대의 삶의 살아가고 있다. 1973년부터 지금까지 나는 50년의 대한민국을 직접 경험했다. 현대사는 직접 몸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경험하고, 보였던 모든 내용들이 사실이라 생각하기 쉽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최근 읽은 몇 권의 책을 통해 예전과 다른 생각을 한다. 내가 보고 느꼈던 많은 것들이 어쩌면 처음부터 의도되고 편향된 정보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내가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내용들이 어쩌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책이 내게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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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을 가장 좋아하는 시민들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대상은 사실 그의 인격과 행위가 아니라 그 시대를 통과하면서 시민들 자신이 쏟았던 열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일 것이라 나는 추측한다.

 

사람들은 자신을 모르고 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향수로 인간 박정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암울하고 힘들었던 시대를, 그 역경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이 쏟았던 영정과 이루었던 성취, 자기 자신의 인생을 좋아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권력자들이 내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이고, 그들이 진정 나를 위하는 사람인지 제대로 깨달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