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힘들고 지친다. 그래도 다행이다. 바쁘고 힘들면 적어도 하나는 한다. 그게 독서다. 아이러니하게도 여유가 있을 때는 책을 읽지 못하는데, 바쁘면 책이라도 읽는다. 지금까지 쭉 그랬던 것 같다. 그나마 책이라도 읽었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위안 삼는다. 대신 고민이 있다. 읽어야 할 책을 선정하는 일이다. 이번에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이번에 읽어야 할 책은 ⌜창작과 비평⌟ 창간 50주면 기념 '공부의 시대'에 강사로 참여한 5명의 강연 내용을 정리하여 만든 책이다. 그 첫 번째는 '진중권의 테크노 인문학의 구상'이다.
진중권 그에 대해서 잘 몰랐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가 TV에서 자주 보였다. 입담이 좋았다. 생각해 보니 오래되었다. MB 정권 시절의 이야기니 벌써 15년 정도 지났다. 그때 그를 처음으로 알았다. 광우병 소고기 사건에 대해 거침없이 내뱉는 그의 입담이 좋았다. 정권에 길들여지지 않고 눈치를 보지도 않았다. 이후로 TV에서 그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기회가 되면 그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의 책을 구입하고 읽지 못했다. 아니 읽기 싫어졌다. 편견을 버리고 그냥 읽어 보자고 생각했다.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다.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인문학이 아니다. 지금과 같은 다원주의 시대에 전통적 방식의 인문학적 접근은 올바른 방식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통을 고집한다면 인문학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읽어줄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때문에 오늘날 인문학은 위기에 처했다고 말하고 있다. 정보를 전달하는 플랫폼이 바뀌었기 때문에 인문학을 공부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책을 읽었지만 내용을 정리하기 어렵다. 아직 인문학에 대해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은 구절을 통해 깨우침을 주는 구절이 많았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