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이용해서 한 권의 책을 읽었다. 심리학 분야의 책은 여전히 어렵다. 이번에는 좀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책이 이 책이다.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이다. 분량이 가벼워서 가볍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절대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이 아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책은 작가와 손녀가 이야기하듯 풀어낸다. 작가는 책을 통해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점을 전달한다. 어릴 적 공산주의에 대한 사상교육을 받은 게 내 나이 또래가 마지막 세대일 거라 추정된다. 그 때문일까 공산주의는 무조건적으로 악이요 자본주의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본주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50대 기억력에는 한계가 있다. 책을 읽고 바로 독서노트를 작성해야 하는데, 아직까지도 책을 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책을 읽은 후 독서노트를 정리하는 일은 어렵다. 그래서 자꾸 미루게 된다. 지금처럼 미루면 더 힘든데 그래도 미룬다. 나쁜 습관인데 잘 고쳐지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이다. 전자책으로 읽은 책들은 책을 읽으며 남긴 밑줄이나 메모 등을 쉽게 검색할 수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신자유주의를 추앙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한다.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자본주의에 대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인식하게 했다. 새천년이 시작된 이후 인류는 역사상 처음으로 물자의 풍족함을 누리고 있다. 지구에는 부가 넘치고 있다. 사용 가능한 물자의 양이 인류에게 꼭 필요한 만큼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을까?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작가는 그 원인으로 자본주의를 지목하고 있다. 불평등의 문제다. 욕심을 버릴 수 있다면, 모두가 적어도 굶주림으로 인해 죽어가는 이들은 없을 텐데 그렇지 못하다.
시간을 두고 다시 이 책을 읽으려 한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두 아이들에게도 이 책을 읽어 보라고 하겠다. 신자유주의를 추앙하는 이들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 수 졸업을 앞두고 있는 시기에 IMF를 겪었다. 그 시절 철이 너무 없었다. 세상으로 나오고 나서 세상을 공부하면서 책을 통해 IMF 시절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어쩌면 그 위기가 신자유주의를 추앙하는 세력들에 의해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위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 사실을 모른 채 위기 극복을 위해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그런 와중에도 국내의 신자유주의 추종세력들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다. 그리고 그들을 따르는 소수가 여전히 이 나라를 아니 전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깨우침이 필요하다. 깨우침을 통해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자신이 뭔가를 바꾸는 것에 두려움을 가진다. 나 역시 그렇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 나는 다시 한 권의 책을 읽기로 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싶었다. 다음 읽을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이다. 10여 년 전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읽었던 책이다. 지금 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