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다. 다시 책을 읽는다. 오랜 시간 책을 멀리했다. 책이 멀어진 순간부터 꿈이 사라져 갔다. 다시 꿈을 꾸고 싶다. 그래서 책을 들었다. 어떤 책을 읽을까 고민이 되었다. 리디북스 서재에 쌓여 있는 책은 많았다. 그중에서 처음으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책이 유시민 작가의 '글쓰기 특강'이다. 이 책은 몇 년 전 읽었던 책이다. 블로그에서 흔적을 찾아본다. 2019년 2월의 기록이다. 당시에는 꾸준히 책을 읽고 있었다.
죽기 전에 일만 권의 책을 읽으면 내 인생이 달라질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 대한민국의 제조업에 종사는 샐러리맨이 책을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퇴근하면 피곤해서 씻고, 잠들기 일쑤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뭐가 그리 힘드냐고 말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럼에도 틈틈이 책을 읽었다. 나중에 깨닫게 된 사실은 책 읽기 쉽지 않다는 말은 핑계에 지나지 않았다.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일 년에 백 권 읽기 목표를 세우고 매년 실천을 했다. 30대 초반에 시작해서 40대 후반까지 십 년이 넘는 기간 그 목표만큼은 지키려 노력했다.
책을 읽기 전과 책을 읽고 난 후 내 삶은 크게 달라졌다. 무엇보다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노후에 대한 걱정과 대비도 시작했다. 회사와 집이 전부인 줄 알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가족이 있다는 사실도 깨우쳤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우선 내가 행복해야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나를 위해 조금씩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드론이라는 취미를 가졌다. 소소하게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도 했다. 다른 사람들과 달리 영상을 하다가 사진으로 넘어왔다. 카메라를 구입하고 사진을 찍으러 다녔다. 좋은 사진을 담고 싶어 철마다 좋은 곳을 찾아다녔다.
이 모든 게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들을 그냥 날려 버리기가 아쉬웠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블로그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처음 의도와 달리 돈을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냥 막 쓰는 글이 아니라 글을 예쁘게 잘 쓰고 싶었다. 그 목적으로 읽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몰랐다. 그냥 목적의식을 가지고 책을 읽어서 작가가 말하는 요령에 집중했었다. 이번에는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실천으로 옮기기로 했다. 오늘 책을 완독하고 내려놓았다. 짧게나마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기록하고 싶었다.
작가가 언급한 글쓰기 특강에서 이것만은 지키려 했다. 복문을 쓰지 말고, 짧은 단문으로 작성하자. '의', '것'을 사용하지 않고 구체적인 단어로 표현을 하자. 이 글은 일기처럼 기록한 나의 글이지만 블로그에 올려진 순간 나 만의 글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읽히는 글이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잘 쓰려고 애써지 말고 쉽게 말하는 그대로 쓰려고 노력했다.
다시 시작을 했다. 시작은 소중한다. 오늘 두 가지를 완성했다. 이대로 쭉 달려 나가 보련다.